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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청계산..

<청계산> 새벽에 오른 겨울 청계산..

by 山梨 똘배 2005. 12. 11.

산행일시 : 2005년 12월 11일 / 07:10분-11: 40분

산행장소 : 청계산 <원터마을-매봉-망경대-석기봉-이수봉-상적동-옛골>

산행자 : 똘배 홀로

 

 

산행글 :

 

한 열흘전에 걸린 기침감기가 많이 호전됬지만 끈질기게 붙어있다.

2-3년간은 감기에 걸리지 않았는 데 쇠약해진 탓인 지..

일요일 산악카페의 산행이 있지만 오후에 처가집 친척의 회갑잔치가 있어 참석치 못한다.

그래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주 일요일은 산으로 향했는 데 일요일 낮시간에 집에

있는다고 생각하니 갑갑한 생각이 든다.

 

토요일 저녁때 배낭을 꺼내어 기침을 콜록거리며 겨울 산행 준비를 하고 있으니 마눌예기가

"하라고 시키면 안할사람이 또 산에가냐"고 한소리한다.

이냉치냉이라고 열흘이상 낫지 않은 감기 누가 이기나 한번 간다고 하니 할말이 없는 듯..

 

아침6시에 혼자 일어나 계란후라이로 요기를하고 커피물과 간식만 챙겨 청계산으로 향한다.

찬바람이 불어 흑두건으로 얼굴까지 싸메고 오른다.

평상시 빽빽하던 주차장이 한산하지만 몇몇의 산님들이 보이고 몇시에 올랐는 지 벌써

하산하는 분들도 보인다.

 

초입의 등로는 요즘의 날씨가 차가워선 지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다.

조금 오르다가 일출시간도 모르지만 매봉으로 조금 빨리 갈 수 있는 좌측길로 접어든다.

매봉까지 67분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위/ 구름때문에 어영부영한 일출..

 

위/ 맨뒤 희미하게 보이는 용문산..

 

위/ 돌문바위..

 

위/ 해는 구름에 가려..

 

 

오름길이라 아이젠은 하지 않고 지리한 계단길을 오른다.

몇분의 산님을 추월하고 혼자 오른다.

한참 계단길을 오르자 본래의 우측 계단길과 합류가 되고 조금 더 오르니 동쪽하늘이 붉다.

일출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구름에 가려 주변만 붉은 기운이 돈다.

얼핏 뒤를 보니 용문산과 백운봉이 보인다. 시야가 제법 괜찮은 것 같다.

 

매바위에서 조망을 보며 사진 몇컷을 찍고 매봉에 오르니 08시 6분이다.

단체 산행객들이 몸풀기를 하고 있다. 양갱이와 떡들을 나누어 주는 모습들..

배낭을 매지 않은 분들이 많은걸로 보아 누가 한꺼번에 짊어지고 온듯하다.

언제 부턴가 배낭없이 산에 오르는 분들을 보면 초보티가 난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겨울 산행에 뜨거운 물이나 여벌옷등은 필수인 데 말이다.

 

바로 망경대 방향으로 향한다.

우회해고 될것을 명색이 망경대라고 하니 미끄러운 암릉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간신히 올라

잠시 조망을 본다.

발아래 서울대공원이 보이고 건너 평소 자주 가던 관악산이 선명히 보인다.

남쪽으로는 광교산.. 서쪽으로는 산본의 수리산이 조망된다.

그리고 북쪽으로 북한산의 인수봉까지 확연하게 보인다.

 

위/ 매바위 표지석..

 

위/ 노송사이로 해가..

 

위/ 매봉의 산님들..

 

 

내려가는 길이 상당히 미끄러워 아이젠을 끼고 네발로 엉금엉금 조심스럽다.

철조망을 우회하여 석기봉 아래에서 잠시 쉬고 있는 데 해는 구름에 가려 중천에 올랐는 데

해옆에 무지개는 아니지만 반사되어 영롱한 빛이 보인다. 조금 특이하다.

관악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넓은 공터를 지나 두번째 공터에 바람없는 양지 바른 곳에 앉아

커피와 간식을 먹고 따사로워지는 햇살을 쪼인다.

 

반대편에서 오는 산님들이 직진의 망경대와 우측의 옛골로 갈라진다.

조금 오르자 막초 파는 곳이 있는 데 이른 시간이라 준비중이다.

항상 한잔씩 먹고 갔는 데 날씨가 추우니 생각이 없어 지나친다.

 

이수봉을 지나서 좌측의 군시설을 끼고 좌측으로 향한다.

우측방향으로 직진을 하면 국사봉을 거쳐 도로를 횡단해 바라. 광교산으로 이어진다.

청계. 광교 종주 코스로 이어지는 길인 데 아직 해보지는 못했다. 

 

 

위/ 과천과 관악산..

 

위/ 과천 경마장과..

 

위/ 망경대의 하늘..

 

위/ 광교산 방향..

 

위/ 북한산 인수봉이 또렷하고..

 

위/ 망경대에서 본 매봉과 서울 시내..

 

위/ 석기봉과 조망을 하는 산님..

 

위/ 자세히 보면 중간 우측에 영롱한 오색빛이..

 

위/ 뒤돌아 본 석기봉..

 

위/ 추운 날씨로 인해 지난주에 온 눈이 아직도..

 

위/ 이수봉 정상석 / 이곳서 좌측은 옛골.. 우측은 국사봉 거쳐 광교산까지 연결..

 

 

조그만 세갈래 갈림길이 나오고 몇분의 산님이 올라 오다가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우측이 주등산로인데 좌측을 보니 인적은 없지만 눈위로 내림길이 확연히 보여 그리로 향한다.

낙옆과 눈이 싸여 있는 길을 천천히 내려간다.

한참후에 군시설물이 나온다.

아까 커피먹은 공터 눈밭에서 내려 오면 이길로 만나는 곳이다.

군 교통호가 있고 누군가 등산로라고 표시를 해놓았는 데..

 

갑자기 푸드득하는 소리와 함께 긴꼬리의 커다란 장끼 한마리가 날아 오른다.

카메라는 집어 넣은 상태라 좀 아쉽다.

도망간 물고기가 더 커 보인다고 정말 멋진 놈이었는데..

흙길이 나와 아이젠을 벗고 걷는 데 내림길에 미끄덩~ 넘어질 위기를 모면하고..

 

잠시 후 개간한 밭들이 있는 조금은 어수선한 농촌 풍경이 보인다.

추워서 그런 지 조금은 삭막한 겨울 분위기를 느끼며 걷는 데 개울 건너 등산로엔 지금 오르기

시작하는 산님들이 보이고 밭두렁을 따라 걷다가 다락논에 어름이 있는 풍경을 보니 예전

어릴적 생각이 나서 얼음위에서 잠시 미끄럼을 탄다.

 

어려서 살던 집 옆에 제법 큰 개울이 있었다.

그때는 누빈 솜바지와 누비잠바를 입었는 데 직접 만든 썰매를 가지고 개울가로 나가 친구들과

하루 종일 놀곤 했는 데 발이 물에 빠지면 발을 말리려고 불을 피우다가 날리는 불똥이 옷에 튀어

구멍나기가 일쑤고  양말도 구멍을 많이 내서 어머니한테 혼나곤 했던 기억이 난다.

 

 

위/ 하산등로..

 

위/ 가녀린 어린 소나무..

 

위/ 개간을 한 밭들..

 

위/ 묵은 논엔 얼음이..

 

위/ 귀가길에 본 청계산/ 좌측이 정상이고 우측은 매봉..

 

 

상적동 식당가에는 산행을 마친 분들인 지 이른 시간인 데도 제법 북적거린다.

혼자 자리를 잡고 앉아 뚝배기에 그득 담겨 나오는 따끈한 순두부를 가져간 포도주 두어잔과

먹고 버스를 타고 차량을 회수하여 집으로 향한다.

 

아직까지도 내가 산엘 왜 다니는 지 분명한 이유는 없다.

산행을 잘 하지 않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지나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일요일만 되면

덥거나 춥거나 근교나 지방의 산으로 향한다.

혼자건 여럿이건 산에 있는 자체가 그냥 좋다.

다만 어렴풋이 생각하건 데 중독성이 있는것은 틀림없는 듯.. 

이런 상태가 얼마나 이어질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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