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04년 9월 12일(일요일) 11:50분 - 16시
산행코스: 판교 운중동 정신문화연구원 위측-국사봉-이수봉-망경대-원점회기
산행자: 똘배 홀로 비맞으며
아침 종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로 어영부영 늦장을 피우니 집사람 과 애들이 모두 나가고 혼자 떵그러니 남는다.
헐! 창밖에는 아직도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고 집에 있어야 낮잠만 잘 것 같고 해서 배낭에 물만 끓여 귤세알과
양갱이 두개를 넣고 짧은산행 예정이라 김밥은 사지 않고 나선다.
관악산으로 향하다가 아무래도 바윗길이 미끄러울 것 같아 판교 정신문화연구원 옛길로 가본다.
판교 안양간 도로가 새로 뚫린 이후에 이도로는 한적하다.
지난번 백운봉에서의 접질린 오른쪽 발목이 아직도 조심스럽다.
하늘을 덮은 길 양쪽의 가로수가 운치있어 보인다. 아마 단풍이 들면 꽤나 멋질 것 같다.
▲정신문화 연구원 도로..
연구원을 지나 좌측의 운중농원가든을 지나 좌로 휘어진 도로우측에 차가 몇 대 서있다.
산불감시초소도 보인다. 아마 산님들이 올라가는 입구로 생각된다.
비가 제법 온다. 자켓을 입고 배낭커버를 씌우고 사진을 찍기 위해 우산을 받쳐 든다.
길 옆엔 물봉선과 닭의장풀 군락이 보인다.
11시 50분에 쫄쫄 물이 흐르는 희미한 계곡길을 따라 오른다.
그늘지고 습기가 많은 등로엔 이름 모를 들꽃과 하얀 큰 버섯이 많이 보인다.
꿩의다리와 모싯대..
▲희미한 등로..
위/ 싸리버섯과 ??
위/ 며느리밥풀꽃과 물봉선..
어렸을때 흔했던 조그마한 노란 싸리버섯도 보인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비가 오지만 땀이 나서 자켓을 벗어 배낭에 넣고 들꽃을 찾아 이리저리 둘러보며 집에 있는 것 보다는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올라가니 수풀이 우거져 길이 없어진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능선방향을 보고 낑낑대며 조금 올라 가니 다시 등로가 보인다.
사진을 몇컷 찍고 12시 30분에 암릉을 올라서니 날씨 탓에 조망은 별로 없지만 날이 좋으면 조망하기에
좋은 곳인 것 같다. 서울외곽순환도로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광교산 서남쪽으로 평촌과 수리산방향이 뿌였케 보인다.
▲바위의 질감이 좀 특이함(조개바위?)
▲남측의 바라산방향과 광교산?
▲평촌신도시와 수리산과 왼쪽의 백운저수지..
▲어느덧 가을이 오고 ▲이수봉 정상석(정상은 군시설차지)
바람이 거세어 우산이 두 번이나 뒤짚어 진다. 국사봉에 오른다.
몇 분의 산님을 처음 마주친다.
어느 산님이 사양을 해도 주시는 포도 한알을 받아 먹고 비는 오는데 그만 내려갈까? 하다가
아무래도 허무(?)한 것 같아 이수봉 까지 가서 막걸리 한사발이라도 먹고 내려가려고 다시 출발한다.
13시 15분에 이수봉에 도착하지만 비가 와서 그런지 막걸리장사는 보이지 않고 얼음과자 장사만 있다.
이런!! 밥도 가져오지 않아 막걸리를 일용할 양식(?)으로 생각했는데 낭패다.
앞에 가는 젊은 남녀의 대화를 들어 보니
女:“막걸리 파는 데가 없네” 男: “묵묵부답” 다시 女:“아이스케키도 비비빅 밖에 없네“
男:그래도 “묵묵부답”.. 여자 분이 비비빅이라도 먹고 싶은 눈치인 데 아무말 없이 그냥 가는 남자가 나도
무뚝뚝하지만 한술 더 뜨는 사람인 것 같다.
오늘은 비가 와서 산님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많이 보인다.
나 같은 사람이 많다는 생각을 하니 동질감을 느끼며 마음이 좀 푸근해지는 것 같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그렇게 시장기도 없는 터라 조망은 별로지만 망경대까지 갔다가 돌아오기로 한다.
조금 내려가니 절고개에 막걸리 장사가 보인다.
야호!! 반가운 마음에 이천원을 주고 노오란색의 막걸리를 한사발 들이키니 마음이 느긋해진다.
한사발 더 먹으려다가 돌아 올때 먹기로 한다.
헬기장을 지나고 또 다른 망경대 아래의 넓은 안부에 도착하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망경대(이곳에서 과천방향으로 하산함)
▲강풍에 모자를 누르고..
▲과천과 서울대공원 위쪽 저수지..
▲석기봉 암릉으로 하산 하는 산님..
우산은 피지도 못하고 다른 산님들은 모자까지 손으로 누르며 진행한다.
13시 50분에 망경대에 올라 사방을 조망해 보지만 운무로 인해 시야는 짧다.
사진을 몇장 찍고 바람 때문에 이내 다시 내려온다.
안부에서 50대의 여성 산님 두 분이 어디로 가느냐며 매봉 가는 길을 묻는다.
▲운치있는 쉼터..
능선을 일러주고 좀 미끄러운 곳이니 조심하시라고 당부하고 다시 절고개로 오른다.
시간은 14시32분...
▲우측사진/망경대 유래 (조견선생의 견은 뜻이굳을 견자로 개명을 하고 자를 從犬<따르는 개>로 고쳤으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막걸리 한잔을 더 먹으려고 했더니만 벌써 철수해 버렸다.
할 수없이 조금 더 진행하다가 자리를 잡고 자켓을 걸치고 커피를 한잔 타서 양갱이 하나를 먹고 헬기장에
이르니 여성 산님 두 분이 우산을 받쳐 들고 식사를 하는 모습이 제법 운치 있게 보인다.
아마 산에 잘 다니지 않는 분들이 보면 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할 것 같다.
▲비를 맞고 무얼 맛나게 드시는지 쩝!!
산님들도 이제 별로 보이지 않는다.
약간은 을씨년스러운 운무로 쌓인 등로를 혼자 터벅터벅 걷는다.
다시 이수봉에 도착하고 무심코 걷다가 보니 군통신대가 나와 5분간의 알바를 하고 빽하여 정상등로로
복귀하여 15시 14분에 국사봉에 도착한다.
▲운무로 희미한 등로..
▲國思峰 정상석
짚신나물?
표시판을 보니 방향이 좀 헷갈리는데 운중동 능선으로 향한다.
아까 올라오던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가 좌측의 편한 등로를 따라 진행한다.
하얀 빵같이 생긴 버섯이 많이 보인다. <배가 고파서인가?>
위의 산님들이 많은 능선 보다는 들꽃도 보이고 자연이 복원되는 느낌이 든다.
등로 앞쪽 나무에 청설모가 재롱을 피운다.
▲청설모(하도 바쁘게 다녀 사진이 흔들림)
15시 40분에 잦나무 조림지역과 평탄한 임도가 보이고 차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거의 다 내려온 것 같다.
임도에는 두더지가 땅속을 다닌 흔적도 보인다. 오랜만에 보는 정겨운 모습이다.
▲서울 외곽순환도로(청계광교 구간을 절단 냄)
▲두더지의 흔적과 우거진 잡풀..
구불구불한 임도가 끝나고 도로가 보인다.
철문을 해놓은 것으로 보아서 사유지인 것 같다.
5분정도 정도 올라가 차있는 곳 또랑에서 신발과 바짓가랭이 흙좀 털어 내고 차에 오른다.
비오는날 내가 왜 이러는 지 몰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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