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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청계산..

청계산 / 일요일 아침 왜 산에 가는 지..

by 山梨 똘배 2005. 9. 16.

 

똘배혼자/ 청계산 옛골-이수봉-망경대-혈읍재-옛골로 소나기 한번 맞고서 


일요일 아침 5시30분 알람소리에 벌떡 일어 난다.

어제 산행지를 정하지 못하고 안내산악회중 설악산의 십이선녀탕코스와 가평 석룡산코스의 가이드 연락처만

메모해 두고 늦은 시간이라 전화를 못하고 새벽에 전화해서 복정이나 양재역으로 나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막상 새벽에 통화가 되지 않는다.

너무 쉽게만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렇다고 산에 안갈 수도 없고 낭패가 아닌가?

  

꾸려놓은 배낭에 얼린 물2리터와 캔맥주. 백도를 넣고 김밥두줄을 사서 가보지 못한

용문산으로 출발하다가 운전중에 갑자기 휴가철이라는 생각이 든다.

용문산에 평소 1시간 남짓의 거리지만 휴가철이라면 왕복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를 일이다.

하는 수 없이 봄에 마눌하고 간 후 가보지 않은 청계산으로 향한다.

  

20여분 후 7시30분에 옛골에 당도한다.

주로 원터골에서 올랐는데 오늘은 반대방향으로 올라볼 요량이다.

여름이 거의 다 지난 며칠전 산 샌달과 등산화를 가져왔는데 테스트겸 등산양말에 샌달만 신고 오른다.

등로 가까운 데는 벌써 주차공간이 없다.

등산 안내판 사진을 찍고 오른다.

  

 날씨가 예보에는 맑다고 했는 데 어째 찌뿌둥한 것 같다.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니 이수봉이 옅은 운무로 감겨있다.

  

등로 좌측으로는 설명과 함께 야생화를 많이 심어 놓았다. 다만 아직 꽃은 피어있지

않았다. 이른 시간인 데 벌써 물이 조금밖에 없는 계곡은 간간히 피서 나온 분들이 차지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내 가파른 등로가 나오고 조금 걸으니 땀이 나면서 거친숨을 몰아쉬기 시작한다.

모든 산님들이 비슷하겠지만 초반엔 대부분 힘들기 때문에 그러려니 생각한다.

  

이수봉 까지는 1시간 5분의 소요시간 표지가 보인다. 우측에 토란이 보인다.

경기도 지방에서는 유독 추석에 토란국을 끓여 먹는 데 다른 지방은 아니라고 들었다.

    

중간에 50대 여성분이 캔버스2개를 들고 오르는데 그림을 그리러 가는 것 같다.

뚝뚝 떨어지는 땀을 훔쳐내고 힘이 들 무렵 벤치가 있는 쉼터가 보인다.

배낭을 내리고 물 한모금을 먹고 쉬니 박새로 보이는 두 마리의 새가 주변을 서성인다.

아마 음식 부스러기를 찾는 듯 하다. 그들 나름대로의 생존방법인 듯...

 

다시 출발한다. 이곳 부터는 완만하다.

조금오르니 군부대 철조만이 나타나고 좌우측길이 있는데 어느 쪽으로 가든 지 이수봉 방향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우측으로 가는 데 철조망 안에 커다란 백구 두 마리가 보인다.

등산객을 자주 보아선 지 짖어대지도 않는다.

이수봉에 도착하니 여러 산님들이 많이 보인다.

가벼운 산보차림도 몇분 보이고 애들도 더러 있다.

  

바로 근처에 막걸리와 얼음과자를 파는데 아직 식사 전이라 조금 더가서 식사할 요량으로 그냥 지나친다.

올라올 때 본 한가족이 얼음과자 하나씩 입에 물고 되돌아 내려간다.

꼬마녀석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보인다.

 

조금 더 가니 혼자 앉아 식사할 좋은 장소가 보인다.

날씨는 아직도 흐려 있다. 얼음물과 김밥 한줄을 먹고서 일어난다.

길지 않은 코스라 느긋하게 걷는다.

  

헬기장이 지나고 망경대쪽으로 오르다 암릉 쪽을 쳐다 보니 길 흔적이 있어 그쪽으로 오른다.

샌달에 적응이 안되어 조금은 조심스럽다.

 

바위사이를 기어 올라가다 고개를 드니 위쪽에서 30대로 보이는 여성산님이 내려온다.

서로 깜짝 놀란다. 별로 다니는 통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머쓱하게 있는데 내려가는 길 있냐고 물어 조심하라고 이르는 데 이분이 이거 보통 산꾼이 아니것 같다.

배낭도 없이 물한통만 가지고 쉽지 않은 암릉을 다람쥐처럼 재빠르게 내려 가는 것 아닌가?

그가 내려온 곳을 쳐다 보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여기에 보따리를 푼다. 이름하여 “망경대” 바로 밑이니 날씨가 흐려서 그렇지 조망이 끝내주는 자리다.

  

 올라온 이수봉과 국사봉 헬기장 그리고 과천과 서울대공원이 그리고 뒤로는 남한산성

검단산까지 보이는 곳이다.

윗도리를 벗어 바위에 말리고 얼음 캔맥주를 꺼내어 마신다.

요새 같은 장소에서 시원한 바람과 하는 맛이 쥑인다.^^

  

중간에 두 번이나 동해로 휴가 간 친구 녀석들에게 전화가온다.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휴가 갔으면 재미있게 놀일이지 뭐하러 전화는 하는지...

산에 다니지 않을 때는 일요일에 친구들과 술자리를 많이 했는데 요즘은 좀 뜸한 것 같다.

같이 산에 다니자고 회유해도 작년에 친구들과 첫 지리산행에 질리게 만들은 후로는 산예기만 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니.

거의 한시간을 쉬다가 일어선다.

 

바위로는 못 오르고 다시 내려서서 정상등로로 오르다가 망경대에서 사진 몇장을 찍고

구경을 하고 있으니 세분의 오십대 여성 산님과 잠깐 예기를 나눈다.

산에 자주 다니시는데 샌달 신을 것을 보고 �찬냐고 묻는다.

짧은 산행은 그만할 것 같다고 답하고 통신시설이 있는 청계산을 좌측으로 우회하여 좀 험한 등로로 내려간다.

갑자기 흐렸던 날씨가 후두둑 굵은 장대비가 떨어진다. 예보엔 맑다고 했는데 나원참!!

  

배낭 카바를 씌우고 판쵸우의를 입는다. 이곳 부터는 사진도 찍지 못한다.

조금 걷다가 급경사 진흙길에서 미끄러져 오른쪽 무릎과 팔을 바위에 부디쳐 약간 피가 흐른다.

흐르는 빗물로 대충 닦고 간다.

구급약은 있지만 공간이 서서 치료할 장소도 되지 않는다. 반바지에 샌달차림!

기어코 조금 까졌지만 일을 낸 것 아닌가? 산에 다니면서 다친 분들을 여럿 보았다.

골절상을 입은 분도 보고 머리가 �어진 분도 보고 조금만 방심하면 사고가 나는 게  산인 것 같다.

  

다른 산님 보기 민망해 빗물로 피를 닦으면서 내려온다.

피까지 보니 빨리 하산하고 싶어진다.

원래 매봉을 들러 옥녀봉으로 해서 화물터미날 까진 가려 했지만 비도 많이 오고 하니 그냥 옛골로 방향을 잡는다.

비가 조금 그쳐 샘터에서 우의를 벗고 머리에 물을 뿌리니 땀냄새가 좀 수그러든다.

양말도 젖어 질척하고 몰골이 우스운 것 같다.

거의 다 내려왔다. 식당에서 직접 만든 순두부를 맛나게 먹고 집에 오니 오후 1시...

집에와서 샤워하고 쉬고 있으니 마눌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한다.

"지금 어느산에 있어요?" 한다.

지방산에 간다고 아침 자고 있을 때 나왔으니. 그래도 걱정은 되는지.  


참 내가 생각해도 우습다. 지난 주에는 관악산에서 막걸리 두잔먹고 자다가 밤에 내려 오기까지 하고 산에 다닌 지

오래 되지 않았는 데 도 일요일만 되면 산에 가지 않으면 어떻게라도 되는양 하니 이상스럽지 않은가?

내가 생각하기에 그래도 산하가족 중에는 아직 경미한 증상인 것 같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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