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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청계산..

<청계산> 우중산행..

by 山梨 똘배 2005. 9. 18.

◈산행일시: 2005년 7월 3일(일) 11:40분-15:20분<3시간 40분 소요/휴식포함>

◈산행장소: 청계산<운중동 산불감시초소-운중동능선-국사봉-이수봉-석기봉

                          하단부-원점회귀>

◈산행자: 山梨(똘배) 혼자


 

☞ 산행전:

 

장마철이다..

가고 싶은 산은 많지만 게을러 졌는지 장마를 핑계로 일요일 하루 집에서 쉬기로 한다.

어제는 며칠후에 장모님 생신날이라 처가집 식구들이 모여 식당에서

식사와 술을 몇잔하고 일요일은 뭐를 하나 머리만 굴리다가 잠이 든다.

 

생체시계가 작동을 했는지 평일은 늦는 데 매주일 산엘 가서 그런지 05시 30분에

눈이떠지고 잠이 안와 컴에서 잠깐 앉아 있다가 아침을 먹고 티비를 본다.

바깥에는 계속 비가오고..

 

벨이 울려 마눌이 전화를 받더니 처가집 식구들이 온다고 한다.

무료하던 차에 "난 산에나 갈란다" 하니 마눌 정색을 하면서

"비오는날 뭔 산엘 가냐"고 한다.

"비온다고 밥 안먹냐?" 하니 뭔 말이냐고 한다.

산에 다니는 사람은 날씨 관계 없이 산으로 향한다고 하니 할 수 없이

조심해서 다녀 오란다.

내가 있어봐야 처형.처제들 불편하기만 할게 뻔한일..

 

부지런히 보온병에 물을 끓여 넣고 양갱이와 초코바 토마토 한개를 넣고

비닐 좀 준비하고 청계산으로 향한다.

작년 가을에 비왔을 때 간 코스..

운중동 정신문화연구원 구길 산불감시초소 들머리로 간다.

<지금은 한국학연구소로 표시가 바뀐것 같다.>

 


위/ 산행들머리 운중동 산불 감시초소..

 

 

☞ 산행기:

 

들머리에 도착하니 주차된 차도 없고 등로쪽을 쳐다보니 좀 음산한게 썩 내키는

기분은 아니지만 발목에 비닐을 차고 반바지 차림으로 자켓을 입고 우산을 쓰고

11시 40분에 오르기 시작한다.

비는 많이 오지는 않지만 인적이 드문 코스라 등로에 수풀이 무성해 다리를 스친다.

 

작년엔 들꽃을 찾아 보려고 길없는 곳으로 올랐었는 데 이번엔 정상등로로 오른다.

운무와 비로 인해 주변은 좀 음산하기도 하고..

등로에 개망초와 큰까치수영. 범꼬리가 보인다.

 

등에 땀이 나서 자켓을 벗으니 시원하다.

15분 후에 운중동 능선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서울외곽순환도로가 나오고 청계광교 종주코스로 이어진다.

우측으로 향한다. 

 


위/ 등로의 모습..

 


위/ 수풀로 무성한 등로..

 


위/ 큰까치수영..

 


위/ 범꼬리..

 


위/ 등산화로 물이 안들어 감..

 


 


 

 

인적은 보이지 않고 비와 운무로 희미한 등로를 따라 오른다.

처음엔 비오는 날에 내가 뭔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니 이내 잘왔다는 생각이 든다.

운무로 뿌연 등로를 보니 마치 나무들이 뿜어내는 기분 좋은 공기처럼 생각도 들고..

12시 10분에 조망을 기대하고 국사봉에 도착한다.

기대와는 달리 오리무중이다.

國思峰!! 해발 540미터.. 한자를 보니 요즘의 정치생각이 잠시 스치고..

 

지체 없이 바로 이수봉 방향으로 향한다.

빗방울이 굵어 지고 등로는 마치 밤이라도 되는 양 시커메진다.

잠시 후 희미한 시야 사이로 털중나리꽃 두 송이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회색빛 사이에 진한 주황색.. 자주 보지만 볼때마다 참 멋지게 보인다.

 

 


 


위/ 국사봉 정상석..

 


위/ 운무로 가득찬..

 


위/ 비맞은 털중나리..

 

뿌리가 다 들어난 나무들도 안스럽게 보이고 5-6명의 산님과 조우한다.

인사를 건냈더니 돌아오는 말은 "귀신 나와요!" 내참 웃고 말지만 할말이 그리 없을까?

배낭커버를 씌웠는 데 물이 흘러 반바지 뒤가 다 젖었다.

판쵸우의가 있지만 젖은 상태에서 입어 보았자 헛일.. 그냥 진행한다.

비를 맞고 금새 이름 모를 버섯들도 솟아나있고..

 

12시 37분 이수봉 정상석에 도착한다. 들머리 출발 약 1시간 소요되었다.

두팀이 비를 맞고 간식을 먹고 있는 모습..

 


위/ 뿌리 모양이 안스럽기도 하고 음산한 모습도..

 


 


위/ 이수봉 정상석..

 

조금더 가면 막초파는 곳이 있는 데 부실한 아침을 먹고 와선 지 시장기가 돈다.

배낭에 기껏 커피와 간식뿐인 데..

비가와서 막초장수가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좀더 진행하니 고맙게도 나와 있다.

누런 막초 한사발을 세모금에 들이키고 진행하다가 단체 산님들 뒤를 따르는 데

날씨관계로 옛골로 바로 하산 한다고 한다.

 

대화를 들으니 산에서 파는 막초에는 뭐를 섞는다나?

빠른 숙성을 위해카바이트를 사용한다는 말과 함께.. 먹으면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쩝!~ 먹은사람 뒤에 가는 데 별예기를 다하는 군~

여태껏 산에서 많이 먹어봤지만 맛만 좋더구먼..

 

배도 든든하겄다 마음이 느긋해진다.

평평한 안부에 도착하니 비바람이 쎄져서 다시 자켓을 꺼내입고 오른다.

반대에서 내려 오시는 연세드신 산님이 등산화는 손에 들고 맨발로 내려오신다.

비오는 날 맨발!!

미끄러우니 조심하세요~ 인사를 나누고 진행한다. 

 

 


위/ 비바람으로 옛골로 하산하는 산님들..

 


위/ 뿌리 얕은 나무의 비애..

 


위/ 우중에 맨발로..

 


위/ 조금은 음산한..

 

 

 

 


 

 

바람이 강해져 우산이 날아갈 듯하고 석기봉 암릉 밑에 도착하니 간식 먹기에

기가 막힌 장소가 있다.

비도 안들어오고 바람도 없는 곳이다.

일단 주변을 보니 지저분(?)한 것은 없다.

간혹 후미진 곳에 볼일 본 것이 있기 때문에 ㅎㅎ

 

배낭을 내리고 커피를 타서 양갱이와 토마토를 하나 먹고 조망을 보려고 하지만

기대하기는 글른터..

더 진행하면 청계산정상인 데 이곳에서 발길을 돌리기로 한다.

바위에 있는 돌양지 사진을 찍으려다 무릎을 긁힌다.

13시 30분에 걸어온 길로 다시 걷는다.

걷다보니 약간의 상처난 무릎에 빗물과 피가 섞여 흐른다.

손수건으로 누가 볼꺼 닦아내고..

작년 가을 비오는 날도 반바지 차림으로 청계산으로 향하다 무릎을 긁혔는 데

이곳만 오면 아니! 반바지만 입으면 무릎을 다치는 것 같다.ㅎㅎ  

 

바람은 심해지고 비도 더 오는 것 같다. 역시 장마철!! 

 


 


위/ 비바람 막아주는 요새?..

 


위/ 단촐한 간식..

 

 

 

 


위/ 석기봉의 암릉..

 


위/ 요새(?)로 떨어지는 낙수..

 


위/ 바위의 생명..

 

 


위/ 큰까치수영 군락..

 


위/ 돌아오는 길의 헬기장과 떨어지는 비..

 

 

부지런히 걸어 돌아 오는데 국사봉 아래에서 젊은 여성 두분이 양손에

스틱을 쥐고 부지런히 걷는다.

국사봉에 도착하니 한 산님이 정상석 사진을 찍고 있다.

"산행기 쓰십니까?" 하고 물으니 그렀다고 한다.

산행기를 쓰지 않는 다음에야 비오는 날 정상석 사진을 찍을리 없기 때문이다.

대화를 하다가 같은 산악카페 회원임을 알게된다.

 

안양쪽에 사시고 오늘은 인덕원에서 올랐는 데 비가 와서 도시락을 잡숫지 못해

허기가 진다고 한다.

어떻게 가냐고 했더니 운중동에 안양가는 좌석 버스가 있다고 하여 운중동 날머리까지

같이 가자고 한다.

그때 부부산님이 올라오시고 안양산님이 그분들 사진을 찍어준다.

 

같이 내려오다가 한참을 걷고 있는데 시계를 보니 북쪽을 가리키고 있다.

"이상하다"하고 등로를 보니 아까 나리꽃이 또 보인다.

다시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국사봉에서 본 부부산님을 다시 만나고.. 이런 황당할때가...

 

국사봉에서 남쪽방향을 타야되었는 데 무심코 등로만 따라 온것이 이리된것이다. 나원참..

안양산님이 허기가 져서 힘이 드신지 뒤로 쳐진다.

다시 국사봉!! 오늘 짧은 산행이지만 국사봉만 세번째.ㅎㅎ

두분의 다른 산님이 비를 맞고 식사를 하고 있다.

산에 다니는 사람이니 이런 광경을 이해하지 일반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할른지

속으로 웃음이 나온다.

 

잠시 기다리니 허기가져서 식사를 하고 천천히 내려간다고 먼저 가라고 한다.

잘들어 가셨지요?

 

인사를 하고 방향을 잘 보고 운중동 능선으로 향해 날머리에 도착하니 15시 20분..

카메라 렌즈가 습기에 젖어 뿌연상태가 되었다.

계곡물에 다리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신발을 헹군후 차에 오른다.

비닐을 씌운 덕에 신발속은 아직도 젖지 않은 상태다.

 

집 도착 5분전 마눌에게 전화를 걸어 라면을 끓여 놓으라고 한다..

 


위/ 다시 날머리로 내려가는 수풀 우거진 길..

 

 


위/ 오랜만에 보는 계곡의 왕 두꺼비.. 

 

 


위/ 운중동 가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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