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6년 8월 20일(일) / 06:35~11:53분(5시간18분)
산행코스 : 관악산 / 과천 종합청사-산불초소-육봉-국기봉-헬기장-철탑능선-문원약수터-종합청사
산 행 자 : 홀로
산행글 :
오후에 친구들 부부동반 모임이 있어 관악산으로 새벽 일찍 출발한다.
전날 눈이 시릴 정도의 파란 하늘과 불타는듯한 노을을 보아서 날씨가 좋을줄 알았는 데
구름이 많이 낀 날씨다. 대충 배낭을 꾸리고 편의점에서 켄맥주 하나를 사서 배낭에 넣고
06시 35분에 오르기 시작한다.
지난번 공무원 교육원 담장에 장미와 애기똥풀이 지천이었던 들머리 초입은 달맞이 꽃만 피어 있다.
바위 산이라 그런지 유난히 들꽃들이 없는 관악산이지만 오늘은 무슨꽃이 있을까 생각하며 오른다.
산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예전에 무관심하던 들꽃과 곤충들에게 눈이 가기 시작했다.
우측 문원폭포 계곡방향으로 오르지를 않고 백운암입구에서 능선으로 오른다.
어느때 부터인가 한적하던 계곡길이 요즘엔 인파가 부쩍 늘어서이다.
구름이 많이 끼어 등로가 어둡다. 호랑나비가 앞에 앉아 후레쉬를 터트려 한컷 찍는다.
앞에 오른이들이 없었는 지 거미줄을 얼굴에 붙어 나뭇가지를 하나 주워 휘졌고 간다.
용운암 마애승용군이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다섯분의 스님상이 바위에 조각되어 있는 데 표정들이 정감이 가는게 친근한 모습이다.
고려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단다.
봄까지만 해도 안내산악을 따라 부지런히 다녔는 데 근 세달가까이 다니지 못했고 여러가지
대소사로 산오르는 것도 요즘은 약간 생경한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무릎도 뻐근하고 하여튼 컨디션이 별로다.
흔한 꽃이지만 며느리밥풀꽃이 많이 보인다.
며느리밥풀꽃. 며느리밑씻개등 며느리가 들어간 꽃이름에는 슬픈 사연이 있다고 한다.
요즘이야 엣날 예기가 된듯하지만 그만큼 예전의 며느리들 삶이 힘들었음을 듯하는 것 같다.
동쪽 청계산 뒤쪽으로는 산에 운무가 걸쳐있다.
어째 맑아지기는 커녕 점점 흐려지는 느낌이다.
이길은 육봉 남쪽능선인 데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없다. 육봉의 중간부로 바로 오르는 곳이다.
처음 이암릉을 오를때는 제법 서늘한 느낌이 들었는 데 제법 익숙해진 느낌이다.
위에서 간편복 차림의 세사람이 내려 온다. 어두울때 올랐는 지 물병만 하나씩들 가지고 있다.
7시가 되자 주변 군부대의 기상나팔소리가 들린다. 오랫만에 듣는 추억의 소리다.
우리땐 6시에 기상이었는 데..
잠시후 점호를 하는 지 구령소리가 크게 들린다.
바위를 엉금엉금 기어 오르기 시작한다.
시장기가 돌아 조망이 제법 보이는 곳에 주저 앉아 토마토 한개와 양갱이로 아침을 떼운다.
전날 탄천의 노을은 이리도 좋았는 데..
호랑나비..
정감있게 보이는 용운암 마애승용군/龍雲庵 磨崖僧容郡..
종합청사와 뒤로 청계산..
며느리밥풀꽃..
육봉능선과 뒤로 정상부..
저앞의 광교산..
안양과 뒤로 평촌시내.. 그뒤로 서해 바닷가도 보인다.
이른시간인 데 내려가는 산님들..
올라야 할 고래등 같은 암릉길..
과천의 그린밸트..
청계산 아래의 서울랜드..
가는 빗방울이 떨어져 잠시 갈등이다.
항상 넣어 다니던 우의가 없어 비가 많이 온다면 암릉길이라 올라온 곳으로 내려 가기도
망설여 진다. 배낭커버를 씌우고 자켓을 입고 조금 오르니 비도 그치고 자켓때문에 엄청 더워
다시 벗는다. 육봉능선에 도착하고 잠시 조망을 보다가 국기봉으로 향한다.
다른때 보다 적은 인파지만 육봉에서 오르고 안양에서 올라오는 이들과 정상부에서 내려오는 합류점이라 좋지 않은 날씨에도 산님들이 제법있다.
날씨가 흐려서 그렇지 시야는 제법 좋은 편이다.
혹시 양평의 백운봉이 보이나? 하고 둘어 보지만 그쪽은 구름이 더 많다.
다만 서쪽으로는 바닷가 까지 어렵지 않게 볼수 있다.
다시 날씨가 어두어지더니 또 비가 떨어진다.
좌측 아래로 불성사가 보인다. 사방이 비구름에 회색빛 일색이다.
그냥 걸어도 될 양의 비이지만 카메라 때문에 자켓을 걸친다.
컨디션이 별로이고 뱃속도 비어 있어 자주 오는 곳인데도 힘에 부친다.
앞에 막초장사하는 곳이 나타난다.
배낭에 켄맥주가 하나 있어 잠시 망설이지만 왠지 막초한사발이 당긴다.
아마 시골에서 일하는 분들이 새참으로 식사 대신 막초를 잡숫는 이유와 비슷한걸까?
한바가지 들이키고 나니 갈증과 시장기가 제법 해소된다.
실상 산속에서 영업을 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산행중 한잔의 시원한 막걸리의 유혹을 지나치기는
쉽지가 않은 것 같다.
뱃속이 든든하니 제법 걸을 만 해진다.
줌으로 당긴 서해 바다 쪽..
양재방향 / 동쪽은 운무에 휩싸여 있고..
안양에서 올라오는 능선길..
과천과 청계산..
회색빛의 정상부..
좌측 팔봉과 우측의 삼성산도 비구름이..
비맞은 원추리..
서쪽 부터 다시 개인다..
삼성산..
다시 바닷가..
암릉을 타고 쉬엄쉬엄 진행을 한다.
우회길로만 가는이들.. 또 암릉으로만 가는 이들..
나는 암릉과 우회를 병행한다.
헬기장 가기 전 봉우리 호젓한 곳에서 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한다.
다시 가지고 가기가 아까워 켄맥주 하나를 마져 마시니 약간 취기가 돈다.
한참을 휴식을 취한후 헬기장을 지나 우측 능선으로 내려 간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날씨 때문인지 정상부에도 적은 인파만이 보인다.
사당으로 내려가는 능선 사이로 구름에 싸인 북한산이 눈에 들어 온다.
북한산을 보니 얼마전에 가끔 참석하던 카페의 운영자가 세상을 하직한 생각이 더오른다.
자주 참석하지는 못햇지만 산행도 많이하고 꼭 산을 닮은 듯한 그분..
좋은곳으로 가셨으리라 믿는다.
그분의 발인 날 친구가 세상을 등졌다.
입원 5일만에.. 문병을 간 지 이틀만의 일이다.
그래서 요즘은 좀 우울하다.
오십도 되지 않은 나이에 그렇게 서둘러 갈일이 무엇이 있다고..
두꺼비 바위를 지나 내려 가다가 철탑있는 곳에서 계곡길로 향한다.
장마철 이후 비가 오지 않아 물기 조차 보이지 않는다.
문원폭포 마당바위에는 올라 오는 산님들로 북적인다.
물이 고인 곳은 약간 지저분해 보이고 올라 오는 단체 산님들도 꽤나 보인다.
한갖지던 이곳도 사람들로 북적이니 어디 새로운 코스를 개발을 해야 될라나 보다.
등로 주변엔 밤송이가 제법 커져 있다.
장마도 끝나고 아침저녁으로 바람도 제법 시원해졌다.
조금 더 있으면 푸르른 신록이 또 붉게 물들 것이다.
12시가 거의 다 되어 날머리에 내려선다.
주변에 청계산. 검단산 등이 있지만 관악산을 자주 찾는다.
바위가 많아 여름엔 후끈한 열기에 쉽지 않지만 바위와 소나무가 어울러진 모습이 좋아서이다.
산이란 내게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된것 같다.
기분이 좋을때나 우울할때 말없이 나를 받아주고 보듬어 주는 산..
인간사 회자정리라고 만나면 헤어지게 되는 것이니..
하지만 산은 계절이 바뀌면 또 다시 같은 모습으로 내게 다가오니..
집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 한숨을 붙힌 후 2달만의 모임에 나간다.
가물치 바위..
연주대와 뒤로 북한산이..
한산한 연주암..
북한산을 당겨서..
두꺼비 바위..
연주대 정상의 산님들과 응진전..
철탑능선..
뒤 돌아 본..
육봉능선..
시원한 숲길..
닭의장풀..
마른 계곡..
가을이 보이고..
날머리의 목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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