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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전라도의 산..

덕유산 중봉에서의 한순간은 감격스러워..

by 山梨 똘배 2006. 1. 9.

<200602>

 

산행일시: 2006년 1월 8일(일) <11:10 - 18:48분>

산행장소: 덕유산 / 빼재-백암봉-중봉-오수자굴-삼공리<도상거리/약 22km>

산행자: 똘배 안내산악 따라서

 

 

위/ 중봉에서 바라본 덕유능선과 맨뒤로 지리산 주능선이 확연하게 보이는..

 

 

산행글:

 

2주전 덕유산 산행시 10미터 앞도 보이지 않는 눈보라 속에서 눈은 질리게 밟고 왔지만

끝없이 펼처진 조망을 보고파서 다시 덕유산으로 향한다.

다른 분들은 1박이나 당일로 덕유종주를 한다지만 아직 그러지를 못하고 가끔 구간별로

찾아 본 덕유산.. 백두대간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번 신풍령에서 대덕산을 지나 덕산재

산행을 한적이 있어 이번에는 반대로 신풍령에서 백암봉. 향적봉을 거쳐 삼공리로 떨어지는

구간을 선택한 것이다. 안내산악에서 많이 택하는 안성-삼공리 방향은 몇번을 갔었고 또

지금은 산행인파가 많을것 같아 일부러 피하는 것이다.

 

버스안에서 비몽사몽 잠깐씩 눈을 붙히고 눈을 뜨니 스키장 주변에서 잠깐 정체가 된다.

조금 늦은 11시에야 버스는 신풍령 빼재에 도착한다.

준비를 하고 11시 10분에 들머리를 출발하여 능선으로 달라 붙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아직은 날씨도 좋고 바람도 적어 산행하기엔 좋은날이다.

 

산악대장 설명에 18시에 삼공리에서 버스는 출발예정이고 중간에 늦는 사람은 탈출시킨다고

하니 처음부터 앞쪽에 붙어 부지런히 걷는다.

초입등로는 2주전 폭설이 내렸지만 햇빛으로 인해 많이 얇아진 느낌이다.

그러나 조금씩 오르면서 고도와 비례해 눈의 두께도 두꺼워 진다.

등로주변의 조망이 괜찮지만 나무가지가 무성해 사진은 별로 찍지 않는다.

 

덕유산 자락인데도 아직 이곳에서는 향적봉은 보이지가 않는다.

뒷쪽으로 지난번 흐린 날씨에 보이지 않았던 삼봉과 삼도봉 대덕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시야에 들어온다.

아마 대간을 타는 분들이 이기분에 타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능선을 계속 이어간다는 것.. 지나온 능선 또 가야할 능선..

그리고 아득하게 보이던 곳도 한걸음씩 진행하면서 어느덧 그곳에 도착하고 또

지나온 곳을 보면 뿌듯한 마음.. 그것이 아닐까 한다.

 

꾸준히 고도를 높혀가는 데 미끄러운 등로를 걷자니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느낌이다.

시장끼가 돌지만 올라야할 능선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산행대장의 18시에 버스가 출발한다는

엄명을 받았으니 길은 멀고 마음은 조급하다.

 

 

위/ 秀嶺 안내석..뼈재라고도 한다.

 

위/ 초입의 등로.. 눈이 많이 녹아있다.

 

위/ 거창의 한 마을 개명리..

 

위/ 폭설의 흔적..

 

위/ 폭설현장.. 빼재에서 1km지점..

 

위/ 파란하늘이 기분 좋게 만든다.

 

위/ 고도를 높힐수록 눈이 많아지고..

 

위/ 나무사이로 보이는 대덕산.. 그옆에 삼도봉도 있다.

 

위/ 12:15분 드디어 덕유의 주봉 향적봉이 보이고..

 

 

 

 

12시 15분 출발 한시간만에 향적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세히 보니 남쪽으로는 희미하지만 엉덩이 모양의 반야봉과 좌측으로 지리산 천왕봉까지

조망된다. 다른 분이 개인사진을 부탁해 향적봉을 배경으로 한장 찍어주고 유일하게 나도

한장 찍는다.오를수록 눈은 많아지고 눈에 햇빛이 반사되어 카메라 모니터가 제대로 보이질

않아서 썬그라스를 껴보지만 김이 서려 불편하니 자꾸 벗게 된다.

 

12시 40분 대봉에 도착한다. 향적봉이 손에 잡힐 듯이 지척에 있으나 대간길은 좌측으로 휘어

졌다가 다시 우측으로 백암봉을 향해 치솟는 형상을 보니 결코 짧은 시간에 오르기는 힘들 것

같다. 이곳의 조망도 상당히 좋다.

사방이 탁트인 가운 데 흰눈을 이고 있는 중봉 향적봉..

그리고 지리 주능선이 더욱 잘 보이고 걸어온 방향 대석산 뒤로 가야산 우두봉이 멋지게

눈에 들어온다.

 

지난 가을에 성삼재 중산리 짧은 종주를 다녀 왔는 데 아득히 바라다 보이는 지리 주능선을 보고

있으니 다시 지리산으로 향하고 싶어지는 마음이다.

앉아서 토마토 하나를 게눈 감추듯 먹고 사진 몇컷을 찍고 바로 출발한다.

 

식사를 하고 싶지만 뒤도 안돌아 보고 가는 일행들이 계속 걷고 또 아직 백암봉까지 가려면

온 것 보다도 더가야되는 데 혹시 식사를 하고 몸이 무거워 쳐지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냥

뒤를 따라간다.

 

 

위/ 맨뒤 희미하게 보이는 천왕봉..

 

위/ 향적봉을 배경으로 한장..

 

위/ 가파른 능선을 오르는..

 

위/ 대덕산 뒤로 뾰족하게 가야산 우두봉이 보인다.

 

위/ 대봉에서의 조망.. 힘있게 뻣어있는 대간능선..

 

 

 

위/ 반야봉을 줌으로..

 

위/ 천왕봉을 줌으로..

 

위/ 능선의 눈..

 

위/ 대간 줄기를 따라가다가 우측으로 올라야 백암봉..

 

위/ 햇빛과 바람이 만들어 낸..

 

위/ 월음령..

 

위/ 뒤돌아 본 대봉..

 

 

길고 긴 오름길 능선을 고개를 숙이고 숨을 몰아쉬며 걷다가 마주친 얼굴..

인터넷 산악카페 회원분이다. 적은 체구에 다부진 산행실력을 갖춘 분이다.

삿갓재에서 1박을 하고 신풍령으로 내려 간다고 한다.

반가워 악수를 하고 짧은 인사를 하면서 손에 초코렛하나를 쥐어준다.

난 줄것이 마땅치 않아 사진 한컷으로 대신한다.

먼곳 산에서의 반가운 만남.. 고마음을 느끼면서 오름길에 달콤한 초코렛을 먹는다.

 

오를수록 눈이 깊이는 더해 걸음이 햇빛은 눈이 부시고 바람이 없 많이 힘들어진다.

남쪽을 보고 진행하는 데어 셔츠 하나로 계속 오른다.

향적봉과의 거리는 아직도 좁혀지지를 않고 저기서 내게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하는 것 같다.

13시 50분 못봉(1,342m)에 도착한다.

 

아까 반야봉과 천왕봉만 보이던 것이 지리 주능선의 온전한 이어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고도가 올랐다는 것이다. 우측 아래의 조그만 봉우리에 다른 팀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곳에서도 눈사면의 내림길을 타고 가다가 우측능선으로 올라야 한다.

만만치 않아 보인다.

가야할 대간능선이 쌓인 눈으로 인해 더욱 뚜렷이 힘차게 보인다. 

 

 

위/ 산악카페 동료.. 초코렛 잘 먹었습니다.^^*

 

위/ 능선 실루엣..

 

위/ 이제 5km왔네요..

 

위/ 다리근육 땡기는 눈쌓인 오름길..

 

 

 

위/ 향적봉은 아직도 그자리에..

 

위/ 폭설..

 

위/ 못봉 정상석..

 

위/ 지리산의 천왕봉과 반야봉이..

 

위/ 향적봉과 스키 슬로프..

 

위/ 힘차게 이어지는 대간능선..

 

위/ 좌측의 백암봉과 중봉뒤로 철탑이 있는 향적봉..

 

위/ 지봉안부..

 

 

계속되는 오름길에 양쪽 허벅지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

근육경련이 오는 것이다. 잠시 서서 두들기며 걷는데 증상이 심해진다.

이 증상은 중봉 정상까지 계속 된다.

오름길에 나타나고 평지나 내림길에서는 괜찮다. 미끄러운 눈사면을 계속 오르니 아마

평상시에 쓰지 않던 근육이라 그런 것 같다.

 

14:27분 횡경재에 도착한다.

하산하는 산님들이 모여서 간식과 예기들을 하고 있다.

백암봉 부근에서 식사를 하려고 계속 오름길을 진행하다가 도저히 6시까지 삼공리에

도착하기도 힘들 것 같고 정 안되면 곤도라를 탈 생각까지 하고 근육 경련에 허기까지

지니 아무래도 식사와 휴식을 해야할 것 같아 등로 옆 눈위에 의자를 꺼내어 앉아

자켓을 입고 20여분간 급히 식사를 한다.

 

바람이 불어 등짝이 시려워지니 오래 있지도 못하겠다.

쪼그려 앉아 스트레칭을 몇번하고 다시 출발한다.

아까 일행의 반수는 송계사로 중간 탈출을 했다고 했으니 내가 거의 후미인 셈이 된다.

오름길 중에 외길등로에서 위에서 내려오는 분들 때문에 시간이 소요된다.

16시 4분에 송계사 삼거리에 도착하니 산행 대장이 기다리고 있는 데 시간상 향적봉까지 진행

하지 말고 중봉에서 오수자굴로 떨어지란다. 내뒤에 6명이 올라오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도 6명이 뒤에 있다고 하니 조금은 안심이 되는 것 같다.

중봉의 꾸준한 오름길에 허벅지 경련이 또 나타나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중봉 바로 밑에는 까마귀 십여마리가 활공을 하고 있는 데 참으로 자유스러워 보인다.

우는 소리는 별로지만..

 

 

위/ 눈과 그림자..

 

위/ 횡경재..

 

 

 

위/ 뒤돌아본 걸어온 길..

 

위/ 눈과 능선의 실루엣..

 

 

 

위/ 뒤돌아 본..

 

위/ 송계사 삼거리..

 

위/ 가야산 우두봉..

 

위/ 중봉 오름길..

 

위/ 안성..

 

위/ 자유로움..

 

위/ 중봉 오름길에 본 덕유능선..

 

 

16시 30분에 중봉에 도착한다.

덕유 주능선 끝에는 벌써 붉게 석양이 물들기 시작한다.

약간은 어스름하지만 발아래로 넓게 펼쳐져서 끝없이 이어지는 덕유능선과 아스라히 보이는

지리산 주능선을 보고 있노라니 무척이나 감격스럽다.

처음 보는 것도 아니지만 이런풍경을 쉽사리 볼 수있지는 않기에..

 

여유가 있다면 이곳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싶은 데 이미 다들 내려가 버리고

이곳에서도 삼공리까지는 10km가 족히 넘는다.

이제 부터는 내림길의 연속이다.

쌍스틱에 의지해 부지런히 내려가면서 남서쪽을 자꾸 쳐다 본다. 

아이젠은 끼지 않았지만 네발로 걸으니 제법 걸을만 하다.

 

17시 4분에 오수자굴에 도착한다. 이미 어둑해져 사진을 찍기도 쉽지 않다.

굴옆에서 탁탁하는 소리가 들려 둘러 보니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대고 있다.

 

 

위/ 향적봉과 좌로 적상산?

 

위/ 중봉에서 올라온 방향을 조망..

 

위/ 석양이 물들 무렵의 덕유능선과 멀리 지리 주능선..

 

 

 

위/ 아쉬운 마음에 향적봉을 줌으로..

 

위/ 오수자굴..

 

위/ 오수자굴 옆의 딱따구리.. 오수자스님처럼 득도를 하려는 지 쉴새없이 쪼아대는..

 

위/ 구천동 계곡..

 

위/ 삼공 매표소..

 

어둑한 백련사를 지나는 데 조용한 산사에서 일부 젊은 산님들이 엉덩이 썰매를 타면서

괴성을 지르고 있다. 조금 더 내려가면 탈 곳이 많은데도 말이다.

평탄한 도로인데도 백련사에서 삼공리까지 5.4km.. 지루한 길이다.

헤드랜턴이 있지만 반달빛에 의지해 그냥 내려간다.

 

몇번을 미끄러워 휘청하지만 양손에 스틱이 있어 중심을 잡으며 그렇게 내려간다.

18시 38분 삼공리 매표소를 지나간다.

커피한잔을 먹고 버스에 올라타 노곤한 잠속으로 빠져든다.

 

 

산행후기:

 

극성맞게 2주전에 가서 눈보라로 인해 중도 탈출까지 했던 덕유산이 아쉬어서 

이번에는 트인 조망 하나 보려고 갔는 데..

내수준에는 시간상 쫒기는 산행이라 여유없이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눈쌓인 오름길이라 허벅지에 근육경련까지 맛보았던 산행이다.

 

힘은 들었지만 파란하늘 아래 눈위에서 걷던.. 그리고 해질녘에 중봉에서 바라보는

끝없이 펼쳐진 조망은 아직도 눈앞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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