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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경상도의 산..

삼봉산.대덕산 / 억새에 살갗을 스치며..

by 山梨 똘배 2005. 11. 28.

산행일시 : 2005년 11월 27일(일) <10:54 - 16:31분/5시간 37분 소요>

산행장소 : 빼재 - 삼봉산- 소사재 - 초점산<삼도봉> - 대덕산 - 덕산재

산행자 : 똘배 안내산악 따라서..

 

위/ 산행지도..

 

 

산행글 :

 

 

주말인 데 국립공원 경방기간이라 산행지 정하기가 쉽지가 않다.

산행취향이 점점 호젓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데 지리산 천왕봉을 먼발치에서 보려고 웅석봉쪽으로 마음 먹고 있었는

데 그쪽으로 향하는 안내산악회가 너무 많아 덕유산을 볼수 있는백두대간 한자락인 빼재-덕산재구간으로 향하기로 한다.

이구간은 대간팀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산행하려면 어려운 구간일 것 같다. 

 

아직 대간을 할수있는 시간적인 여력과 산행 능력이 되지 않아 가끔 가보지 않은 곳을 따라

다녀 보는 데 역시 일반 산행하시는 분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이번 산행에서도 느꼈다.

첫째 산행능력면에서 많은 경험으로 인해 꾸준히 걷는 스타일..둘째로 산행중 휴식시간이 별로 없고 술도 즐기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버스에서도 대부분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분위기다.

 

버스는 7시 40분에 모란역을 출발해 잠깐 잠이 들었는 데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10시 50분 빼재<신풍령>에 도착한다.

빼재는 예전에 험준한 고갯길로 도적이 많아 산짐승들을 포획해 동물의 뼈가 많다고 하여 뼈재라고 하다가 경상도 억양으로 빼재가

되었다는 예기..

 

秀嶺이라고 써있는 표지석을 찍고 도로를 건너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올라간다.  

 

 

위/ 秀嶺에 빼어날 수를 쓴 이유는?

 

위/ 잡목과 억새의 등로는 계속되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고 능선을 지나자 잠시 후 이름 모를 잡목이 우거진 평평한 지대가 나타난다. 

여늬 등산로와 다른게 등로가 협소하여 등로의 잡목이 마치 반기기라도 하듯 양팔을 쓰다듬는다.

여름철에는 시야도 안좋고 진행하기도 힘들 것 같다.

 

사진 몇컷을 찍고 보니 선두조는 벌써 보이지를 않고 중간 후미조가 된듯 하다.

멀리 약간의 바위 산이 보이는 데 수령봉 같다. 나뭇가지 아래로 금봉암인 듯한 사찰 건물이 희미하게 보인다.

흐린 날씨는 아니지만 해를 등뒤에 지고 걷는데 시야는 흐릿하고 늦여름 같이 햇살은 따사롭다.

 

산행시작 한시간 정도 되서야 등로 좌측에 세개의 봉우리가 확연하게 들어온다. 삼봉산이다.

 

 

위/ 금봉암..

 

위/ 잡목과 잡풀.. 보이는 곳이 수령봉인 듯..

 

위/ 가야할 삼봉산이..

 

위/ 수령봉..

 

 

산행안내지에 7시간 소요된다고 했는 데 대장의 설명에는 6시간정도면 된다고 한다.

평소 같으면 사진 찍으며 널널하게 할텐데 명색이 대간팀인 데 뒤쳐지지 않으려고 마음이 조급해 서둘러 뒤따른다.

어깨까지 올라오는 잡풀이 계속 이어지니 좀 성가시다.

 

고도가 높아지자 바람이 살살불고 산행하기엔 좋은 것 같다.

완만한 오름길에 억새와 잡목지대가 끝나니 산죽의 등로인 데 부딪치는 감촉과 삭~삭 거리는 소리가 혼자 걷지만 심심치 않다. 

뒤돌아 걸어온 길이 멀어 보이고 아까 멀리 보았던 삼봉산이 가깝게 다가온다.

 

 

위/ 지나온 등로..

 

위/ 산죽과 함께하는 등로..

 

위/ 뒤돌아 본..

 

위/ 가까워진 삼봉산..

 

 

삼봉산으로 가는 등로 우측은 천길 낭떠러지다.

좌측 우회길이 있지만 먼저간 산님도 있고 또 조망이 좋을 것 같아 따라 오르는 데 역시 조망이 끝내준다.

청명한 날이면 정말 멋질 것 같은 데 흐릿한게 조금 아쉽기는 하다.

바람이 부니 아찔해 몸을 숙이고 바위를 한손으로 잡고 진행한다.

 

이번 전체 산행구간을 통해 유일한 암릉지대인 것 같다.

12시 20분에 삼봉산에 도착하여 세개의 봉우리를 다 통과하고 원래 등로로 복귀하려 하는 데 내려간 흔적은 있는 데

좀 험해 위험해 보인다.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 주변을 살피니 얇은 밧줄이 내려있는 데 이조차 수월치 않게 보인다.

한 3미터는 족히 되어보이는 직벽 하강구간인 데 발 놓을때가 확실치 않아 팔힘으로 조심스레 내려온다.

 

뒤를 따르던 다른 일행이 내가 포기한 구간으로 내려 오려고 하는 데 머뭇거려 밧줄 놓인 곳을 알려준다.

 

 

위/ 삼봉산 바위 우측사면은 천길 낭떠러지..

 

위/ 삼봉산 암릉구간..

 

위/ 삼봉산 암릉길에서.. 좀 난해한 코스다/우회길 있음

 

위/ 뒤돌아 본..

 

위/ 삼봉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소사재..

 

 

한 10여분 정도 내려오니 등로 주의 사항때 설명한 구간인 것 같다.

똑바로 가는 능선길인 데 우측으로 급경사의 하산길이 있고 리본도 많이 달려 있다. 지도를 확인해보니 대간산님들

알바가 많은 곳이 바로 이곳이다.사진을 찍는데 한분이 또 능선으로 직진을 하여 가길래 알려준다.

 

다른 산악회 분인데 큰일날뻔 했다고 인사를 한다. 이곳만 주의를 하면 모든 등로는 쉬운편이다.

이따가 소사재의 도로 들머리 구간도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내림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검은흙에 물기가 있어 상당히 미끄러워 조심해야하겠다. 특히 낙엽밑이 얼기라도 한다면 위험구간이다.

 

무릎이 화끈함을 느끼며 혼자 내려오는 데 등로에서 다른 산악회 일행이 식사하는 것을 보니

시장끼가 돈다. 계속 내려가면 소사재인데 다시 오르는 길인데 힘들것 같아 등로 옆 낙엽위에 자리를 편다.

 

보온밥통에 북어국과 김치 한가지.. 집에서 담근 포도주 반병을 반주 삼아 먹으니 꿀맛이다.

커피까지 한잔 하고 채소밭 부근에 내려오니 13시 15분이다.

일행분 두분을 만나고 배추밭 두렁을 타고 소사재로 향한다. 김장철이라 배추겆이가 한창이다.

뽑고 남은 시퍼런 잎사귀의 어린 배추가 겉절이를 하면 맛잇겠다.  

 

임도가 나오고 13시 25분에 소사재에 도착한다. 다른 일행들이 있는데 배낭뒤에 전국체전 성공기원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김천시에서 온분들이다.

 

 

위/ 우측이 대간길인 데 능선을 따라 직진하는 분들이 많음..우측에 리본이 많이 붙어 있다

 

위/ 무릎 화끈거리는 급경사의 하산길을 올려 본..

 

위/ 저아래가 소사재..고냉지 배추밭과 앞에 삼도봉(초점산)과 좌측의 대덕산..

 

위/ 뒤돌아 본 삼봉산..

 

위/ 소사재 산행 들머리..가운데 전봇대로 오른다

 

 

산행하면서 몇번의 대간구간을 같이 한적이 있지만 이번 산행은 색다른 맛이 난다.

농촌의 풍경도 볼수 있고 공사나 개간을 하기 위한 훼손현장도 보이고 밭두렁을 걷는가 하면 묘지 주변을 걷기도 하는 것이다.

한참 고도가 떨어져서 그런지 앞에 높게 버티고 있는 삼도봉과 대덕산이 위압적으로 다가 온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언제 저곳을 넘어야할른지...~

 

뒤를 돌아 넘오온 삼봉산이 햇빛에 반사되어 형체만 보이는 데 보기에도 수월치 않게 보인다.

30여분 이상을 산이 아닌 구간을 걷는다.

농장을 가로 질러 가기도 하고 또 눈이 시원한 보리밭과 아직 수확을 하지 않은 배추밭 등등..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억새군락지인지 군데군데 누렇게 보인다.

 

계속 이어지는 완만한 오름길..등에 땀이 나고 인내력을 시험하는 구간이다.

도중에 한두명씩 쉬는 분들이 보이지만 스틱을 쥔 양손에 힘을 주며 꾸준히 오른다.

 

  

위/ 묘지 사이로..

 

위/ 고냉지 채소밭 두렁을 타고..

 

위/ 농장도 가로 지르고.. 꼬리를 흔드는 뮬라뮤트..

 

위/ 눈이 시원한 보리밭..

 

위/ 다시 돌아 본 삼봉산..

 

위/ 삼도봉(초점산)..

 

위/ 좌측 대덕산..

 

위/ 들꽃 대신 수리취..

 

 

억새구간이 나오고 온몸은 땀으로 끈적거린다.

등로가 좁아 억새구간은 양손으로 스틱을 쥐고 걷기에 불편하다. 식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진기가 빠졌는지 힘이 많이 든다.

봉우리 직전에서 간식을 먹고 잠시 후 삼도봉(1,248M)이다. 소사재에서 1시간 25분만에야 삼도봉에 오른다.

전라북도 무주군 무풍면, 경남 거창군 고제면, 그리고 경북 김천시 대덕면이 함께 하는 봉우리다.

 

백두대간은 삼도봉이 세개 있다고 한다. 지리산 삼도봉. 민주지산 옆의 삼도봉 그리고 오늘 온 삼도봉이 그것이란다.

이곳을 지나면서 대간의 삼도봉은 다 본 셈이다. 아쉽게 삼도봉의 초라한 정상석은 반토막이 되어 서있다.

삼개도가 관할인데 서로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이다.

 

저앞에 마지막으로 가야할 대덕산이 손짓을 한다. 

 

 

 

위/ 반토막난 삼도봉 표지석..

 

위/ 가자! 대덕산으로..

 

위/ 억새와 잡풀이 어깨까지 오는 등로..

 

위/ 뒤돌아 본 삼도봉(초점산)..

 

위/ 바람에 날리는 억새..

 

위/ 억새길을 오르는..

 

위/ 살짝 보이는 대덕산..

 

위/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이..

 

위/ 억새밭..

 

위/ 중2년생 대간꾼..

 

위 뒤돌아 본..

 

 

대덕산을 오르는 억새등로가 한눈에 보이는 데 장관이다.

황소 잔등처럼 유순하게 보이는 데 점점이 보이는 사람이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운치있어 보이는거와는 달리 등로가 협소해 오르기는 쉽지 않다.

 

일행중에 제일 나이어린 친구가 있어 물어보니 중2년생이라고 한다.

엄마 아빠와 대간 산행 중이라는 데 힘들지 않냐고 물으니 대답이 명쾌하지 않다.

허기사 어른도 힘드는 일인데 아직 산의 맛도 제대로 모르는 나이인 데 힘이 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이겠지..

 

나도 대간은 해보지 않았지만 그친구에게 꾸준이 하다 보면 나중에는 좋은 추억과 경험이 될거라고 예기해준다.

햇빛을 받고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황금빛이 변색이 되어 누렇게 변했지만  그 아름다움이 어디 가겠는가?

 

15시 23분에 대덕산 정상(1,290M)에 도착한다.

넓다란 헬기장이 있고 고도가 있으니 날씨만 좋으면 멋진 곳인 데.. 마지막 봉우리니 서두르지 않는다.

바람이 불어 벗었던 자켓을 입고 간식도 먹으며 한참을 서 있으니 지긋하신 후미대장이 와서 빨리갈 것 같은 데

왜 후미에 있냐고 어서 내려가라고 약간 눈치를 준다.

설명때 지난번 같은 구간을 6시 40분에 내려온 분도 있다고 하는 데 지금까지의 소요시간이 4시간 33분.

그리고 지도상 하산시간은 1시간 40분인데.. 합쳐야 6시간이면 가능한 데.. 쩝!!

 

먼저 내려가봐야 뭐합니까? 막걸리나 한잔 더하는건데요.

산에 왔는데 조금이라도 더 있다가 가야지요 하고 신경쓰지 말고 먼저 내려가라고 한다.

 

 

 

위/ 대덕산 정상석..

 

위/ 대덕산 정상 헬기장..

 

위/ 이어지는 산들..

 

위/ 하산길의 소나무..

 

위/ 안내판../ 대덕산이 투구봉. 삼도봉(초점산)이 애기봉으로 표기 됨..

 

위/ 어두워지는 덕산재..

 

 

내려오는 길은 비교적 유순한 흙길이다. 중간에 조그만 샘터가 하나 있다.

아래의 산사에서는 은은한 독경소리가 들리는 데 나무가 우거져서인 지 덕산재 도로는 나오지 않는다.

능선을 가로 막은 바위가 있는 데 그 바위를 넘고 직진한다.

내려오다가 몇분의 산님을 추월하고 1시간 10분만인 16시 31분에 덕산재에 도착한다. 

골짜기에 물이 없어 씻지도 못하고 준비한 식사를 한술뜨고 집으로 향한다.

 

 

산행후기 :

 

백두대간길이라 그런 지 대간꾼 외에는 인적이 드물어 호젓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삼봉산 구간의 뚝떨어진 날등을 걷는 짜릿함..

그리고 삼도봉에서 대덕산으로 향하는 능선상의 누런 억새가 참 좋은 산행 이었다.

또한 농촌의 여러가지 풍경들도 인상에 남는다.

 

별로 휴식없이 계속 걸어 좀 힘들었지만 5-6월에는 철쭉도 많은 등로라고 한다.

언제 파란하늘 끝없는 조망이 보이는 좋은 봄날에 다시 걸어 보고픈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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