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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경상도의 산..

포암산 / 하늘재에서 시작하는 대간 한자락..

by 山梨 똘배 2005. 9. 17.

산행일시: 2005년 2월 13일(일요일) <10:10-16:20분 6시간10분 소요>

산행장소: 문경 하늘재-포함산-1,034봉-부리기재-대미산(1,115m)-여우목

산행인원: 산친구 4명과 똘배.. 안내산악 따라서

위/정면의 포암산. 뒤 좌측 주흘산과 우측 조령산이..

 

 

위/산행지도/좌측 하늘재에서 우측 여우목..

 

 

산행전:

 

일요일 산행지를 정하지 못하고 토요일에 마음이 분주해진다.

빡센 산행 한번 해볼까하고 산행일정에 있는 무박으로 설악서북능선 종주와 덕유산 종주. 지리산산행을 생각하고

있었는 데 친구에게 예기를 하니 치과치료로 산행이 불가능하다고 하여 허탈하다.

 

등산카페에 들르니 산초스팀 산우님이 안내산악을 이용한다고 하여 행선지를 물어보니 백두대간 구간의 하나인

하늘재-대미산으로 간다고 한다.

몇번 산행을 같이하고 연배도 비슷해 그분들은 어떤지 몰라도 이미 친구들 같은 분위기이다.

 

지도를 살펴보니 지난 가을 동창산악회에 마눌하고 둘이 간단히 올라 본 주흘산 부봉으로 이어진 등로라 호기심이

발동해 예약을 한다. 그곳이라면 산세와 조망이 좋을 것 같아서이다.

산행경험도 많지 않고 아직까지 대간에 대해 별로 생각은 하지 않았었지만 한번이라도 대간팀과 대간자락을 밟아보고

싶기도 하다.

 

잠실역에서 7시 30분에 출발한 버스는 새로생긴 중부내륙고속국도를 타고 충주휴게소에 잠시 멈춘 후 10시에 들머리

하늘재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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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는:

충북 충주시 상모면 미륵리와 경북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를 잇고 있는도 경계로 미륵리에서 30∼40분(2㎞) 정도 걸어 오르면

곧바로 문경 관음리로 연결된다. 울퉁불퉁한 비포장 길은 하늘재 고갯마루에 이르러 쭉 뻗은 아스팔트 길로  이어지는데 서쪽

으로 문경 대미산(해발 1,115m) 정상이 아스라히 시야에 들어온다.

겨릅산, 계립령, 대원령으로도 불리는 하늘재는 우리 나라 최초로 뚫린 고갯길. 신라 제8대 아달라(阿達羅)왕이 재위 3년(156년)

에 북진을 위해 길을 열었다. 죽령보다 수년 먼저 개통된 하늘재는 남한강의 수운을 이용, 한강 하류까지 일사천리로 뻗어나갈

수 있는 지리적 요충지이다. 신라는 일찍이 하늘재를 교두보로  한강으로 진출하였고, 백제와 고구려의 남진을 저지했다. 
이처럼 중요한 전략거점이다 보니 하늘재는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기도 하다. 고구려 온달과 연개소문은 하늘재를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시도했으며 고려시대 '홍건적의 난' 으로 공민왕이 몽진할 때도 이 길을 이용했다. 신라 망국의 한을 품고

마의태자와 그의 누이 덕주공주가 금강산으로 향할 때 피눈물을 머금고 이고개를 넘었다 한다. 하지만 하늘재는 조선태종 14년

(1414년)에 지금의 문경새재인조령로가 개통되면서 군사적 요충지와 사통팔달의 아성을 한꺼번에  조령에게 넘겨 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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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하늘재 옆 공터에서 리더 한분이 나오시더니 모두 준비운동을 시킨다. 

일반 안내산악에서 별로 없던 일이라 조금은 생소하다. 

갑자기 산행을 하면 근육경련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산행전엔 항상 몸풀기를 해야 한다고 한다.

허긴 조깅시에도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고 들었었다.

 

해발 약500m정도 되는 하늘재는 삼국시대때 부터 이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 이라고 한다.

들머리 옆에 하늘재 산장표시와 포암산 안내판이 보인다.

버스에도 제일 끝부분에 탓는 데 준비운동이 끝나자 마자 들머리 사진을 찍는 데 시작부터 꼴지로 출발한다.

오늘 산행 내내 후미에서 헤매는 징조가 보이는 것이다.

 

 

위/ 계립령<하늘재의 옛이름>위허비와 포함산 안내문..

 

위/ 몸풀기중..

 

위/ 산행 들머리..

 

위/ 초입부터 가파른 등로가 이어지고..

 

 

초입부터 가파른 오름길이다. 여느 산악회처럼 대화나 희희낙낙한 분위기가 아니다.

산행을 하면서 터득한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듯이 아무 말없이 거친 숨소리만 들린다.

이때 까지만 해도 조금 후에는 중간위치에 설 수 있다고 내심 자신한다.

10시 35분에 등짝에 땀을 내며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올라온 들머리 방향으로 주흘산의 멋진 모습이 보인다.

 

 

위/ 노송과 주흘산..

 

위/ 너덜 오름길..

 

위/ 하늘재 1km.포암산 0.3km 이정목..

 

위/ 주흘산 영봉..

 

위/ 조령산..

 

위/ 하늘재 아래 포암마을..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느긋한 마음으로 오르는 데 뒤에는 후미대장님과 연세 많으신 한분뿐..

마냥 널널할 수만 없어 윗옷 하나를 벗고 약간 서두른다. 5-6m의 밧줄구간이 나와 카메라를 넣고 밧줄을 잡고 오른다.

 

고도가 800m정도에 이르자 조망이 시원하다. 단지 약간 가스가 차 마루금이 선명치 않아 조금은 불만이다.

이럴때 사진을 찍어도 시야가 선명치 못하기 때문이다. 주흘산과 조령산이 보이고 아래의 포암마을까지 훤히 보인다.

 

 

 

 

위/ 밧줄구간..

 

위/ 조령산 군..

 

위/포암산 정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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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암산(해발961.8m)은:

맞은편 산인 부봉에서 보면 삼각점이 있는 961.8m와 바로옆백두대간이 지나는 963.1m고지가 나란히 서 있는데

서북쪽의 월악산 능선과 어우러져아름다운 산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산을 옛날에는 베바우산이라고 하였는데 문경읍에서 갈평리를 지나 관음리로 접어들어 옛고개 하늘재를 보고

오르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우뚝솟은 포암산이 마치 큰 베를 펼�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희게 우뚝솟은

모습이 껍질을 벗겨놓은 삼대 즉 지릅같이 보여서인지 이 산을 마골산(麻骨山)이라고 한 옛기록도 보이고 계립산

(鷄立山)이라고도 한다.

이 산밑 고개인 하늘재는 신라때부터 사용한 옛고개이며 지금도 성벽이 남아있어향기를 느끼게 한다. 옛날 북방의

문화가 영남으로 전해지던 고개마루며 지금은 등산객들이 이곳을 많이 지나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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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분에 포함산정상에 도착한다.

주흘.조령과 함께 그 옆으로 아득히 월악산이 멋지게 머리를 들어낸다.

참으로 범접하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휴식도 없이 사진만 찍고 바로 출발한다.

앞선 선두는 날머리에 좋은거라도 숨겨들 놓았는 지 벌써 안보인지 오래다.

널널산행을 하며 사진도 찍고 경치감상도 하며 다닌 내게는 좀 생소하다.

 

등로는 먼지가 풀풀나는 마른 땅과 음지쪽에는 제법 잔설이 많이 쌓인 곳을 번갈아 지나간다.  

 

 

위/ 월악산..

 

위/ 미끄러운 내리막을..

 

위/ 가야할 방향..

 

 

모두 별 말없이 앞사람 뒤만 따른다.등로상에 특이한 이정목이 눈길을 끈다.

온방향으로 지리산. 가야 할 방향으로 백두산..

분단된 조국이라 그런지 색다른 느낌이다. 진부령이 아닌 백두산..

백두대간의 시작점과 끝나는 점. 바로 백두산엘 가야 백두대간 종주가 끝인 것을

대간을 하시는 분들 역시 실향민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잠시 스친다.

 

 

위/ 백두대간 이정목..

 

위/ 산죽길의 완만한 등로..

 

위/ 이정목들..

 

위/ 포암산과 뒤로 조령산..

 

 

휴식없이 바쁘게 걸었는 지 약간 가파른 내림길에 무릎이 시큰한게 이상하다. 전에는 이런일이 없었는데...

오늘 괜히 백두대간팀에 끼어 민폐나 끼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선두팀이 점심이라도 먹고 있으면 좀 쉴텐데 하며 계속 걷는다.

5명의 우리 일행중 한분(?)은 나보다 더 힘들어하는 것 같다.

 

초이스님은 따라 잡는다고 보이지도 않게 뛰다시피 빨리 간다.

산곰님과 산곰2님도 부지런히 따라가고..

시간도 12시에 접어들어 배도 고프고 무릎도 어떻게 추스려야 하는 데 점심을 먹고 가자고 의견을 모은다.

 

12시 10분 후미대장님에게 걱정마시고 먼저 가시라고 하고 안부에서 점심을 먹는다.

막초한잔을 들이키고 욱하사님이 준비한 따끈한 죽을 받아 먹고

컵라면에 찬밥한덩이를 넣어 맛나게 먹고 술한잔을 더하니 마음은 약간 느긋해지지만 무릎때문에 조금 긴장은 된다.

 

 

위/ 식사후 바로 오름길..

 

위/ 먼지가 날리는 내림길을 반 구보로..

 

 

12시 50분 커피까지 한잔 먹는 여유를 부리고 다시 오름길로 향한다.

약간의 술기운인지 무릎이 괜찮아진 기분이다.

하지만 배가 부르니 오름길이 버거워지기 시작한다.

배가 고프면 못가고 또 배가 부르면 힘이 들고.. 무슨 조환지..

대간팀들은 이런이유에서 어떤분들은 간편식을 많이 이용하신다고들 한다.

 

숨을 헐떡이며 조그만 봉우리를 오르니 먼저 간 중간팀들이 식사를 하고 계신다.

이제는 추월 이구나 했는데...

 

고산 오지답게 등로 주변엔 멋진 적송들이 눈에 많이 띈다.

가야할 방향으로 멀리 높은 봉우리가 보인다. 아! 저기가 대미산이로구나.

백두대간도 별거 아니네.. 하고 대미산에 한시간 가량만 가면 될 예상을 한다.

 

 

위/ 멋진 적송..

 

위/ 조심조심..

 

위/1032봉..

 

위/ 대미산으로 착각했던 1032봉..

 

위/ 왼쪽의 포암산과 걸어온..

 

위/ 위험 밧줄 구간.. 밧줄이 좀 약해보임.

 

 

느긋해진 마음으로 주변 조망도 보면서 진행한다.

그러나 50여분을 걸었는 데도 아직 더 가야한다.

설상가상으로 위태로운 밧줄구간이 나와 식은땀까지 나고.. 14시 15분에 대미산으로 알았던 1.032봉에 도착한다.

 

표언복님의 코팅으로 된 표시지<꾀꼬리봉 갈림길 주의>가 나무에 메달려 있고 뒤를 돌아보니 월악 영봉이 확연하게 보인다.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대미산이 보이자 맥이 탁! 풀린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목을 축이고 대미산을 향해 다시 전진.

 

한참을 걷는중에 군에 입대한 지 40여일된 아들녀석이 생각난다.

인제의 신병교육대에서 막바지 훈련을 받고 며칠 있으면 자대 배치된다고 하는 데

고생 좀 하고 오라고 보냈는 데 막상 보내고 나니 추운 날씨에 안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지난 여름 녀석과 짧지만 성삼재에서 백무동으로 1박2일 지리종주가 생각난다.

군에 가기전에 추억도 만들고 또 행군시 생각도 나게끔..

 

이런 사이에 뒤에 계시던 몇분이 추월하여 다시 꼴찌가 된다.

그래도 친구놈들에게는 산좀 탄다고 소문이 났는 데 무슨 이런 경우가?

역시 짬밥이 무섭단 말이 헛말이 아닌게야.

 

 

 

 

위/ 월악 영봉..

 

위/ 유순한 눈길 등로..

 

위/ 나뭇가지 사이로 진짜 대미산이..

 

 위/ 1034봉 삼각점과 동물의 발자욱..

 

위/ 부리기재 이정목들..

 

위/ 부리기재..

 

위/ 진짜 대미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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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산(1,115m)은:

충청북도 제천시 덕산면과 경북 문경시를 경계짓는 대미산은 북으로는 월악산국립공원 남으로는 문경새재

도립공원등의 주변 수려한 산세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백두대간상의 육산이다. 북쪽 능선과 연결된 문수봉

다음으로 이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문수봉과 대미산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충북 덕산면쪽으로 수려

한 용하구곡을 빚어 놓았다.

용하구곡은 송계계곡 과 더불어 월악산국립공원을 대표하는 시원하고 맑은 물과 기암괴석, 무성한 숲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계곡이다.실로 대미산과 문수봉은 용하구곡의 수려함 덕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미산의 정상은 대부분 억새로 뒤 덮여 있어 조망이 훌륭하다.굽이굽이 북으로 치고 올라가 소백산까지 닿는

대간 능선과 가까이 도락산,황장산, 금수산이한 눈에 들어오고 남으로는 속리산으로 내려가는 대간능선상의

포암산, 부봉, 마패봉과 같은 수려한 산들이 장관을 이룬다.
조선 영정조시대에 발간된 문경현지에는 대미산을 黛眉山으로 표현,검푸른 눈썹의
산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문경

모든 산의 근원이 대미산에서 시작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현재의 대미산은 大美山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퇴계

이황께서 대미산(大美山)이라 이름지었다는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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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대미산 정상의 산님들..

 

 

15시 32분에 대미산 정상에 선다.

먼저 도착한 분들이 사진을 찍고 휴식중이다. 식사후 2시간 42분 만이다.

산행안내시에 여우목까지 16시 30분~17시까지 도착하라고 했으니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자리에 주저앉아 산곰님이 가져온 한라봉으로 갈증을 축이고 내가 가져온 비상식 인절미를 먹고 제일 꼴찌로

일어선다. 이곳에서 문수봉으로 대간길이 이어지지만 우리는 이쪽에서 여우목으로 하산한다.

 

 

위/ 1040봉이 보이고..

 

위/ 대미산과 1040봉 중간의 갈림길 이정목..우측 여우목으로 하산

 

위/먼지가 풀풀~.. 상당히 가파름.

 

위/ 민가.. 땔감 장작과 위세 등등한 장닭..

 

위/ 날머리 여우목에서 본 대미산..

 

위/ 마을 어귀의 멋진 노송..

 

위/ 날머리 풍경..

 

위/ 날머리 아래의 여우목 천주교 성지..

 

 

하산길은 잔설조차 보이지 않고 먼지가 풀풀나는 가파른 경사길이다. 앞의 일행 열분정도를 추월하여 대미산에서

45분만인 16시 18분 여우목 날머리에 도착한다. 민가가 몇채 되지 않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

강아지가 짖어대고 집 마당엔 기세등등한 장닭과 암닭들..

겨울을 나기 위한 풍요로운 장작.. 정겨운 모습들이다.

 

내려온 날머리를 쳐다보고 산곰님이 "2주후에 다시 올거죠?"

에고. 지금은 올 생각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 또 생각이 바뀔 지 모를 일이다.

 

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고 선두팀은 식사후 버스에서 휴식을 취하고들 계시는

데 벌써 제일 선두는 1시간 반 정도 되셨다고 한다.

따끈한 미역국에 밥을 넣어 든든히 먹고 소주한잔을 먹고 버스에 오른다.

산행경력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백두대간팀에 따라와 짬밥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새삼 느낀 산행이었다.

 

서울로 올때 버스에서는 서로 아는 기존 일행들이라 뒷자리 술자리가 시끌하게 이어졌지만 산을 탈때는

나름대로의 경력이 숨어있는 그런분들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간 대간줄기를 명산위주로만 몇번 걷기는 해 보았지만 이번 산행으로 어렴풋이 백두대간을 생각하는

계기가 된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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