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山行이야기../지리산..

秋冬이 相存하는 지리산 <성삼재-중산리 종주 2>

by 山梨 똘배 2005. 11. 1.

사진이 많아 2편으로 나누었습니다.

 

산행일자 : 2005년 10월 30일 - 31일<2일간>

산행장소 : 지리산 성삼재-중산리 종주<거리/33.6km>

              <성삼재-노고단-임걸령-연하천-벽소령-세석대피소(1박)-장터목-천왕봉-중산리>

산행인원 : 똘배와 친구 대발<2명>

 

 

 

2일차 세석대피소-촛대봉-장터목대피소-천왕봉-중산리 

 

 

 

산행기 :

 

피곤한 상태인데도 잠자리가 바뀌었는 지 단잠을 이루지 못했다.

23시에 깨어 한참을 뒤척이다가 새벽에 잠이 들었는 데 04시 30분에 일어나

식사준비를 해서 취사장으로 가니 아직 전기불이 켜지지 않는다.

랜턴불에 의지해 일회용 미역국을 끓여 어제 저녁에 남은 찬밥을 넣어 먹고

다시 숙소로 가서 살금살금 배낭을 꾸린 뒤 빠져나온다.

이미 반수이상 떠난 것 같다.

 

밖을 보니 별도 총총이 보이고 날씨도 괜찮아 일출을 보기로 하는 데 천왕봉은

늦었고 촛대봉에서 일출을 보기로 한다.

촛대봉으로 향하는 등로 주변의 나뭇가지엔 상고대가 피어있다.

얼마전 눈이 왔다는 것은 알았지만 10월 말에 상고대가 핀것을 보니 가슴이 뛴다.

 

대발은 추위를 많이 타서 내키지 않는 눈치였지만 나는 자켓의 모자까지 쓰고

완전무장으로 촛대봉 꼭대기로 오른다.

이곳은 훼손 복원지역인데 바위로만 해서 조심스레 오른다.

촛대봉 주변은 마치 나무들이 꽃을 피운 듯 상고대로 하얗고 멋진 풍경에

이리저리 흥분되어 둘러 본다.

바람이 너무 세서 바위뒤에 앉아 잠시 기다리자 드디어 동쪽하늘로

붉은 기운이 길게 수평선을 이룬다.

 

어둠속으로 천왕봉이 모습을 들어내고 거림쪽의 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세석 대피소는 아직까지 어둠속에 불빛이 선명하고..

이리저리 사진을 찍고 있으니 드디어 6시 48분에 태양이 얼굴을 내민다.

산상에서 일출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니지만 그감동은 참으로 큰것 같다.

운해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이정도의 일출로도 마음은 들뜬다.

 

일출이 끝나고 햇살에 비치는 사방의 전경이 좀전에 본것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햇살에 반사된 산의 북사면 상고대가 눈이 부시게 희어 보인다.  

 

 

위/ 05:49분 세석대피소를 나오며..

 

위/ 등로 옆의 상고대..

 

위/ 촛대봉 위로 초생달이..

 

위/ 천왕봉과 서서히 여명이..

 

위/ 촛대봉 풍경..

 

위/ 세석평원과 뒤로 반야봉까지..

 

위/ 서리꽃..

 

위/ 06:48분 일출이 시작되고..

 

위/ 대발이가 닭털 모양 같다고..

 

위/ 일출이 끝나고..

 

위/ 햇살 받은 영신봉과 뒤로 주능선이..

 

위/ 천왕봉과 상고대..

 

07시 6분에 흥분된 마음을 가라 앉히고 장터목으로 향한다.

등로 주변은 온통 상고대로 한겨울의 문으로 들어서는 느낌이다.

사방을 살피며 자연이 만들어낸 경치에 마치 넋이 빠진듯 아무말 없이

조그만 디카를 눌러댈 뿐이다.

 

한겨울도 아닌 10월 마지막날 이런 황홀한 풍경을 볼줄이야...

 

 

위/ 고사목과 상고대..

 

 

 

 

 

위/ 뒤돌아 본 촛대봉..

 

위/ 북사면의 상고대..

 

 

 

위/ 천왕봉 가는 길..

 

위/ 멀리 반야봉이 보이고..

 

위/ 뒤돌아 본 촛대봉..

 

위/ 가야할 천왕봉..

 

 

 

한참을 그렇게 걷다가 아침에 취사장에서 만난 중년의 부부를 만나 예기를 나누며 조망을 한다.

어제 백무동에서 세석으로 올라와 천왕봉을 거쳐 다시 백무동으로 내려 간다고 한다.

30년전의 군대동기들을 매년 만나고 겸사로 산으로 왔다고 하시는 데 마침 집에서 멀지않은

분당에 사신다고 한다. 천왕봉에 오를때 까지 두어번을 더 만난다.

아주머니는 손까지 다쳐서 붕대를 싸메고 오셨다는 데 이런 풍경을 봐서 상당히 감격한 모습이다.

 

 

 

 

 

 

 

 

 

 

위/ 연하봉..

 

위/ 햇살에 비친..

 

위/ 고사목과..

 

위/ 가까운듯 먼 천왕봉..

 

위/ 고사목을 배경으로 선 대발..

 

위/ 끝없이 이어지는 산. 산. 산..

 

 

 

위/ 조금 가까워졌나?

 

위/ 08시 44분 장터목대피소에 도착..

 

 

마치 신선이 되어 선경을 걷는양 감탄사만 내뱉을 뿐이다.

지난 2월 거림에서 올라 빙화를 보았을때도 무척이나 좋았는 데 때아닌 상고대를 보니 그때의

감흥 이상인 것이다.

연하선경에서 잠시 머무른 후 8시 44분에 장터목 대피소에 다다른다.

취사장엔 젊은 남녀들이 늦은 아침을 여유롭게 먹는 모습이 보이고 백무동으로 내려가는

산님들도 보인다.

 

쉬지 않고 제석봉으로 향한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풍경과는 색다른 모습이 기대되는 곳이다.

인간에 의해 황량하게 된 봉우리..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쉽게 복원되지 않는 그모습에서 멋을 찾고 있는 내자신이 좀 이상하게도

생각된다. 황량한 가운데 햇살을 받고 있는 고사목들이 안스러움. 외로움. 황량함. 고고함등을

느끼게 한다. 

 

 

위/ 제석봉 고사목..

 

위/ 제석봉 길..

 

 

 

위/ 외로운 고사목과 하늘..

 

 

 

위/ 천왕봉이 지척에..

 

 

이런저런 생각에 고개를 들어 보니 천왕봉이 지척에서 손짓을 한다.

오르는 등로는 과연 천왕봉답게 지나온 상고대 보다 더 풍성한 모습이다.

약간 내림길의 구상나무 아래서 자리를 잡고 앉는다.

천왕봉 정상에 빨리 오르려는 것보다 이만치서 바라보고 싶어서이다.

 

기온이 올라가 구상나무에서 상고대 얼음조각이 바람에 흩날린다.

바람도 적고 햇살때문에 땀이 많이나서 윗옷을 벗는다.

시장기가 돌아 남은 비스킷을 앉아 먹다가 아까 부부가 올라와 하나씩 나누어 준다.

 

한 아가씨가 올라 오는 데 홀로 인천에서 심야버스를 타고 와서 백무동에서 홀로 올라왔다고

한다. 남자들도 쉽지 않은 데 말이다. 중산리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위/ 천왕봉 오르는 길의 북사면..

 

위/ 천왕봉..

 

위/ 상고대와 하늘..

 

 

 

위/ 제석봉으로 향하는 수녀님들..

 

위/ 중봉과 하봉..

 

위/ 천왕봉 정상의 사람들..

 

위/ 천왕봉 정상석..

 

 

10시 2분 천왕봉 도착..

 

오를수록 상고대는 점입가경이다. 산의 북사면은 온통 흰색일색이다.

파란하늘과 상고대의 색깔이 대비되어 눈이 부신다.

천왕봉에 이미 오른 산님들의 모습이 보이고 통천문을 지나 계단을 오른다.

위에서 수녀님 네분이 운동화를 신고 내려오신다.

 

좋은날 올라오셨습니다. 하니 활짝들 웃으신다..

천왕봉의 바위들도 흰옷을 입었다.

명색이 남한 내륙의 최고봉이라서 그런지 산아래서도 그위엄스런 모습을 자주 볼수 없다

했는 데 오늘 선행의 행복을 느낀다.

다른때와 달리 많이 붐비지도 않고 편안히 정상석 사진을 찍고 중봉. 하봉쪽과 걸어온 능선을

되집어 보고 00시에 중산리로 가파른 길을 내려간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 올라오는 분들에게 인사를 나누며 천천히 내려간다.

아래 능선으로는 단풍이 한창인데 상단부는 누런색만 있을 뿐이다.

법계사위에서 잠시 신발을 벗고 휴식을 취한 후 내려간다.

 

 

위/ 하산할 중산리 방향..

 

위/ 지리주능선.. 멀리 반야봉까지 보인다.

 

위/ 유평리 방향..

 

위/ 천왕봉 북사면과 중봉. 하봉..

 

위/ 중산리 방향과 정상을 향하는..

 

위/ 로타리대피소..

 

위/ 법계사와 천왕봉..

 

 

친구한테 전화가 온다. 몇시쯤에 내려오냐고..

13시 30분 정도에 도착한다 말하고 가파른 계단길을 내려간다.

망바위가 나오고 한참을 지나 칼바위 그리고 거의 다왔음을 알리는 출렁다리..

이부분엔 단풍이 보기 좋게 물들어 있다.

 

이틀간 땀에 절은 육신을 계곡에 헹구고 옷을 갈아 입으니 피곤이 말끔히 사라진다.

주차장에 도착해 조금내려가니 친구가 차를 가지고 올라오고 있다.

친구집에 도착해 식사를 하고 직접 땃다는 홍시감을 한아름 안겨주어

친구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19시..

 

 

위/ 망바위..

 

위/ 출렁다리..

 

위/ 칼바위..

 

위/ 중산리 계곡의 단풍..

 

위/ 중산리 매표소..

 

 

 

위/ 직접 딴 홍시감을 챙겨주는 친구 부부..

 

위/ 친구집 전경..

 

 

산행후기 :

 

지리종주를 150여회나 했다는 분의 기사를 본적이 있다.

그분 말씀이 "산에 가면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아 좋다"고 한다

산속에서 걷는 동안만이라도 세상사와 잠시 격리되어 오로지 자기 본능에만

충실하면 되는 것 같아서 일 것이다.

 

지난주 피아골의 짧은 산행이 아쉬어 다시찾은 1박 2일의 지리산..

 

첫날, 다행이 비는 오지 않았지만 쌀쌀하고 궂은 날씨에도 한적하게 지리산을 걷던

시간들.. 둘째날, 촛대봉의 철이른 상고대와 찬란한 일출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등로의

멋진 풍경들이 가슴에 새겨진 산행이었다.

특히 산행 후에 멀리서 친구들 왔다고 수고를 아끼지 않은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언제 다시 지리산의 푸근한 품에 들수 있을 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