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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지리산..

秋冬이 相存하는 지리산 <성삼재-중산리 종주 1>

by 山梨 똘배 2005. 11. 1.

산행일자 : 2005년 10월 30일 - 31일<2일간>

산행장소 : 지리산 성삼재-중산리 종주<거리/33.6km>

              <성삼재-노고단-임걸령-연하천-벽소령-세석대피소(1박) / 세석대피소-장터목-천왕봉-중산리>

산행인원 : 똘배와 친구 대발<2명>

 

 

산행전 :

 

지난주에 안내산악을 따라서 왕복 버스시간만 11시간이 걸려 산행시간 5시간이

소요되는 성삼재-피아골 산행을 다녀왔다.

근 8개월만에 그리던 지리산에 들었는 데 짧은 산행에 아쉬어 하던 참에 친구 대발로

부터 지리산 1박 종주 제의가 들어온다. 

망설이고 마눌 눈치를 살피다가 요즘 바쁜 업무도 없어 동행하기로 한다.

 

지리산 종주는 세번째이다.

2년전 친구 네명이 성삼재-중산리, 그리고 작년에 지금은 군에 있는 아들과 한 성삼재-

백무동, 이번코스는 약간 길게 잡아 성삼재 -대원사로 계획을 했지만 산행 이�날에 변경된다.

2년전 처음 지리종주를 해본 후 1년에 한번씩은 꼭 해보겠다고 했는 데

이번이 세번째인 것이다. 

 

나이가 먹어도 산으로 향하는 설레이는 마음은 수그러들지 않는 것같다.

며칠전부터 대피소 인터넷예약과 기차표 예매와 준비물과 복장등을 대발과 수시로 연락하며 챙긴다.  

이런 나를 보며 마눌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나는 모른채 한다.

 

드디어 산행 당일 배낭을 꾸려 산본에 사는 대발네로 향한다.

대발과 만나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금정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수원으로 향한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육교건너 소주집에서 술을 끊었다는 대발은 먹지 않고 혼자

2/3병을 먹고 다시 역으로 와서 10시 18분 구례구열차에 탑승한다.

 

기차에서 4시간 동안 조금이라도 눈을 붙혀야 내일 산행에 지장이 없는 데 앞자리에

할머니와 어린 손주 손녀가 앉아 같이 노느라(?) 한숨도 자지 못하고 02시 17분에 구례구에 도착한다.

여지 없이 택시 기사들이 다가 오고 지금 올라가봐야 입산을 못할 것 같아 역앞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메뉴는 재첩국이다.

뽀얀 국물의 섬진강 재첩국이 한숨 못잔 깔깔한 입맛에도 잘 들어간다.

깔끔한 반찬도 먹을만하다. 역시 음식은 전라도여~

 

어영부영 하다보니 1시간이되고 다음 열차가 도착해 혼자 온 분과 합승을 하여 성삼재로

향한다. 그분은 취미로 사진을 한다고 한다.

캄캄한 성삼재에 도착하니 한 10여대의 대형버스들이 도착해있다.

일출 두시간전 04시 30분에 입장시킨다고 해서 쌀쌀한 날씨에 화장실에서 30여분간을

대기 하다가 매표를 하고 오르기 시작한다.

 

 

위/ 새벽 2시경의 구례구 기차역..

 

위/ 구례구역 앞의 이른 아침.. 깔끔한 재첩국..

 

 

산행기 :

 

1일차 성삼재-노고단-임걸령-연하천-벽소령-세석 

<지리산 종주를 150여회 한분이 하신말씀 " 산에 가면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아 좋다">

 

위/ 성삼재에서 세석 대피소까지의..

 

위/ 성삼재 매표소.. 4시 30분에 입장..

 

 

버스를 타고 온 이들은 카페산악회에서 왔는 데 산행 초보들도 많은 것 같다.

청바지. 운동화에 것옷도 없는 모양이 그렇게 보인다.

무박으로 뱀사골 산행을 왔다고 하는 데 족히 200명 이상은 되는 듯하여 추월을 하기

시작한다. 만일 이들 뒤를 따라간다면 노고단서 부터 추월하기도 힘들고 산행이 어려워 질

것 같아서 이다. 20여분을 부지런히 걸으니 선두가 되고 한산해진 등로를 올라 노고단

대피소가 나오지만 바로 노고단으로 오른다.

 

컴컴한 노고단 이정표를 한장 찍고 대발이 앞서 곧바로 출발한다.

뒤이어 한분이 따라 오는 데 백두대간을 하신다고 한다.

안경을 쓴 대발이 김때문에 앞이 안보인다고 해 내가 앞으로 간다.

뒤에서 그분의 쌍스틱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낮이면 모르는 데 칠흑같은 밤중에 금속성 소리가 듣기 싫어 양보를 하니 그분이 앞선다.

 

아직은 여명도 없고 조망도 없는 시간..

설상가상으로 짙은 안개가 3-4미터의 앞도 보이질 않는다.

혼자 앞서가는게 뭐한 지 다시 그분은 우리 뒤를 따르고..

금속성 스틱소리가 싫은 나는 속도를 낸다.

 

안개는 약간 엷어졌다 다시 모이고 6시는 넘어야 여명이라도 보일텐데..

돼지평전을 지나고 그렇게 걷는다.

지난주 피아골로 내려갔던 피아골 삼거리가 나오고 6시가 되어 성삼재를 출발한 지 

1시간 30분만에 임걸령에 도착한다.

혼자 온 분은 방향을 물어보고 바로 출발을 하고 물을 한모금 먹고 랜턴을 끄고 칠흑

어둠속에서 간식을 먹는다. 몇팀의 산객들이 지나친다.

 

 

위/ 노고단 안부의 이정목..

 

 

옆/ 임걸령 샘터..

 

 

다시 출발하여 한 20여분을 걷자 안개가 걷히고 동쪽 산등성이에 붉은 기운이 감돈다.

등로도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해 잠시 후 랜턴을 끄고 산행을 한다.

이내 안개가 몰려오고 희미한 산죽길의 등로를 진행하는 데 산죽속에서 비닐을 쓰고

비박을 하던 세명이 산행준비를 하고 있다.

날씨도 쌀쌀한 데 산속에서의 비박이라..

 

꽤나 추웠을거라는 것과 동시에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노루목에 도착해 걸어온 길을 돌아 보지만 안개때문에 조망이 없다.

반야봉으로 올라가는 산님들이 보이지만 조망이 없을 것 같아 우리는 오르지 않고

그냥 진행한다. 07시에 삼도봉에 도착한다.

동쪽으로 붉은 기운이 감돌뿐 시야는 좋지가 않다.

몇명의 산님들과 예기를 나눈 후에 화개재로 향한다.

 

 

위/ 동쪽의 여명..

 

위/ 가야할 방향..

 

 

/ 삼도봉..

 

 

위/ 붉은 기운만..

 

 

지난 2년간 지리산 종주때마다 계속 날씨가 좋지 않았는 데 일기예보엔 흐린다고 했는 데

오늘마져 날씨가 않좋으니 개운치 않다.

오르는 계단이 나오는데 600여나 된다고 누가 써놓았다.

아직은 산행 초기라 그렇게 힘은 들지 않은 것 같다.

예전에 전라도에서 화개장터로 가는 길목이었다는 화개재가 보이고  뱀사골에서 1박을 한

산님들이 성삼재 방향으로 많이 오른다.

넓은 곳이라 아침 식사를 하는 분도 보이고 마치 장터의 느낌이 든다.

뱀사골쪽을 바라 보지만 역시 안개로 조망이 별로다.

 

토끼봉으로 오름길에 힘이 든다.

아침에 먹은 재첩국의 에너지가 다해선 지 조금 더 진행하다가 간식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

하며 오른다. 오름길에 뒤돌아보니 엄청이나 크게 보이는 반야봉이 보이고 걷힌 안개사이로

작년에 반야 중봉에서 내려왔던 묘향암이 조그맣지만 확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2년전 친구 넷이서 토끼봉 정상에서 여럿이 간식을 먹고 쉬어갔는 데 오늘은 아무도 없고

바람은 많이 부는 데 쓸쓸해서 그냥 지나친다.

 

10시에 바람이 없는 따듯한 곳에 자리를 잡고 간식을 먹는다.

처음 성삼재에서 부리나게 앞서 왔는 데 오늘은 세석까지 가면 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가기로 한다. 걷는 중에도 날씨는 간간히 햇살을 비추다 다시 흐려지기를 반복하고

오름길에는 것옷을 벗고 내림길이나 능선에서는 자켓을 꺼내 입기를 반복한다.

 

지난주 북적대든 등로와는 달리 간간히 마주치는 산님들과의 인사마져 여유롭다.

역시 지리산은 조용할때 와야 제맛이 나는 느낌이다.

 

 

위/ 화개재로..

 

 

 

위/ 화개재.. 생태 복원지역..

 

위/ 뱀사골 계곡은 희미하고..

 

 

옆/ 고사목과 하늘..

 

위/ 뒤돌아 본 반야봉..

 

 

옆/ 반야봉에 자리잡은 묘향암(대)

 

 

옆/ 양지 바른 곳에서 휴식..

 

 

한참의 휴식후에 일어선다.

휴식후 한차례 힘겨운 오르막이 나오고 긴 계단 내림길이 나온다.

무릎때문에 천천히 스틱을 집고 계단길을 내려간다.

계단길이 끝날 무렵 연하천 대피소가 눈에 들어온다. 시간은 10시 34분..

 

날씨가 개어 파란하늘에 흰구름이 보이고 나이드신 몇분의 산님들이 우리를 이방인인듯

한번 쳐다보고는 담소를 나누고 있고 취사장 식탁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늦은 아침을 먹는 것

같다. 간밤에 추웠던지 아직도 우모복을 입고 있는 이들도 여럿 보인다.

한마리의 백구가 어슬렁거리는 데 다른이가 먹이를 주어도 먹지를 않는다.

훈련을 받았는지 사람을 의심을 하는 지..

 

대발이가 새로 만들어진 이동식화장실에서 관리(?)를 하고 잠시 후 물 한모금 후에 출발한다.

세번째 이길을 지나는 데 길이 생소하다.

제법 날씨도 개어서 시야가 괜찮은 데 아무래도 처음 가는 느낌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전 두번은 계속 운무속에 걸어서 주변 풍경을 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참을 오르자 조망이 탁트인 바위가 나와 잠시 휴식을 한후 출발..

 

 

위/ 연하천 대피소와 산님들..

 

위/ 삼각지대로..

 

위/ 계곡 조망..

 

위/ 형제봉을 지나.. 좌측 멀리 천왕봉이 구름에..

 

위/ 벽소령 대피소가 눈에 들어오고.. 뒤의 흰부분이 촛대봉..

 

 

내림길을 널널하게 걷는다.

흐렸지만 간간히 햇빛이 나오고 구름과 숨박꼭질하는 봉우리를 보는 기분도 괜찮다.

젊은 친구 하나가 쓰레기 봉지를 들고 가는 데 등을 보니 공단 직원인 듯 싶다.

물론 그네들의 일이겠지만 각자 가져간 것만 버리지 말고 다시 가져와도 그런 수고는 없을

텐데 등로에 간간히 보이는 쓰레기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위/ 형제봉아래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공단직원..

 

위/ 벽소령 가는 길..

 

위/ 융단 같은 계곡에 햇빗이..

 

위/ 휴식..

 

위/ 벽소령으로..

 

위/ 벽소령으로..

 

위/ 벽소령 대피소..

 

13시에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한다.

2년전 이곳에 1박을 할때 5-6시에 기진 맥진해서 왔는 데 나의 내공이 장족의 발전을 한건 지..

지리산 화.대 종주를 무박으로 하는분들도 있다는 데 그분들이 보면 우습겠지만 그래도

내자신은 흐믓하다.

 

식사생각이 없어 사진만 찍고 바로 출발한다.

세석까지는 표지판상 3시간 30분으로 되어있다.

그 속도대로 간다해도 도착은 17시 이전이니 마음은 느긋하다.

다시 날씨가 흐려지고 안개가 끼더니 이내 싸래기 눈까지 뿌린다.

추워서 자켓을 입고 흐르는 콧물에 코가 쓰려 립크린까지 코에 바르며 걷는다.

 

우측으로는 아득히 거림쪽이 보이고 음산한 날씨에 꽤나 많은 까마귀들이 까악깍 대고..

한참을 걷다 뒤돌아 보니 벽소령 대피소가 아득하게 보인다.

꽤 많이 왔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생기고 14시에 선비샘에 도착한다.

 

 

 

옆/ 음산한 날씨에 까마귀는 울고..

 

 

 

옆/ 세석가는 길의 위험한 낙석..

 

 

 

위/ 만추..

 

위/ 세석가는 길..

 

위/ 뒤돌아 본 벽소령 대피소..

 

위/ 선비샘..

 

 

기억에 선비샘 물 파이프가 더 높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낮아진 느낌이다.

2년전 시원한 물이 반가워 세수를 했었는 데..

옆에 다른 산님들이 식사하는 것들 보니 시장끼가 돈다.

한적한 곳에 자리를 펴고 식사를 한후 30여분 이상을 휴식한 후에 세석으로 향한다.

아직도 천왕봉은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지 운무에 쌓여있다.

칠선봉을 지나고 잠시 후에 마치 하늘에서 후래쉬를 비춘 듯 광선을 쏘는 멋진 그림을 연출한다.

날씨가 흐리고 않좋다고 투덜댔는 데 선물을 주시는 지..

 

몸과 마음이 피곤해질 무렵 영신봉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나타난다.

한숨도 못자서인 지 머리가 무거워진다.

작년엔 아들하고 우중에 이 부근에서 하도 졸려서 비를 맞으며 스틱에 의존해 졸면서

걷던일이 생각난다.

군에서 며칠전에 4박으로 특박을 나왔다 들어 갔는 데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옆/ 칠선봉과 대발..

 

 

위/ 마치 광선 같은 햇빛..

 

위/ 영신봉..

 

위/ 영신봉 오름 계단..

 

 

영신봉의 긴 계단길이 가뜩이나 피곤한 다리에 인내심을 시험하는 듯하다.

날씨는 더욱 어두워지고 싸래기눈은 더 오기 시작한다.

자그만 봉우리를 넘고 드디어 아늑한 세석 대피소에 16시 31분에 도착한다.

벽소령에서 정확히 3시간 30분이 걸렸다. 중간 선비샘에서 40여분 휴식한 것을 감안하면

천천히 걸어도 3시간이면 될 듯 하다.

 

 

위/ 다시 짙은 운무에 휩싸이고..

 

위/ 영신봉 등로..

 

 

운무에 쌓인 세석..

봄이면 철쭉이 만발하고 넓디 넓은 고원 지대의 평원인 세석은 산상화원이라고도 한다는 데

날씨로 인해 을씨년 스럽지만 오늘 하루를 묵어갈 아늑한 쉼터..

평상시 보다 이른 17시에 입실을 시킨다.

아마 인원도 적고 날씨가 추워 공단 측의 배려인 것 같다.

1인당 7,000원 숙박료에 모포 한장에 1,000원씩 두장.. 2벌을 빌려 숙소에 자리를 잡고

취사장으로 가서 코펠에 아침 밥까지해서 꽁치 통조림을 넣고 김치 찌게를 끓여 가져온

반찬으로 이슬이를 곁들여 맛있게 식사를 한다.

 

대발이는 피곤하다고 그냥 쉰다고 하여 혼자 랜턴을 가지고 샘터로 가서 아침에 사용할 물을

뜨고 물수건을 적셔 땀을 닦고 있으니 대발이 샘터로 내려온다.

 

 

위/ 드디어 세석대피소..

 

위/ 세석의 밤..

 

위/ 편안한 세석의 잠자리..

 

숙소에서 산청 친구와 통화를 하니 내일 몇시까지 내려 오냐고 하여 대발과 예기한 후

중산리로 하산키로 한다. 우리때문에 원주로 올라갈일을 늦추었는 데 대원사까지 간다는 게

도리가 아닌 듯 싶어서이다.

아침에 일찍일어나 촛대봉에서 일출을 보고 중산리로 일찍 내려가기로 한다.

 

한숨도 자지 못하고 하루를 보냈으니 피곤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어 잠을 청한다.

세석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간다.

 

2부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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