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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설악산..

인적은 뜸하지만 대간길은.. / 진부령-신선봉-미시령

by 山梨 똘배 2005. 9. 12.

 


위/ 산행중 되돌아 본 운무에 쌓인 신선봉과 뒤로 상봉이..

 

 

산행일시 : 2005년 9월 11일(일) <10:50~17:08분/ 6시간 18분 소요>

산행코스 : 미시령- 상봉 - 신선봉하단- 마산- 진부령알프스스키장

산행인원 : 똘배와 대발 안내산악 따라서..

 

 

 

산행전 :

 

위 산행코스는 백두대간 남진 제1구간이다.

원래는 진부령에서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산행구간인 데 1년반전에 신선봉을 다녀 왔는 데

안내산악의 설명을 들으니 현재 미시령이 통제되어 있다.

다녀와서 어제 궁금해서 공단에 연락을 취해보니 2003년 하반기부터 설악산 국립공원에

편입이 되어 비지정 등산로라고 한다.

 

내 소견이지만 비지정 등산로라는 어감으로만 보면 등산로로 지정하지 않았다는 말인 데

공원측 말로는 지정등산로외에는 전부 통제 구역이란다. 행정편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휴식년제라든 지 아니면 위험해서 출입통제를 한다면 모를까..

 

나는 아직 백두대간에 대해 별로 생각해보지도 않았지만 대간이 이제는 산에 다니는

분들 사이에선 보편화 되어가는 추세인데 대간 구간상 통제지역이 여러곳으로 알고 있다.

이리 저리 숨박꼭질을 하면서 다니는 것도 쉽지는 않을터인 데.. 공단측에서는 적발시 50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단다.

 

물론 별로 산에 다니지 않는 분들은 법은 지켜야 하고 안다니면 된다는 원론적인 말들을 하지만 산꾼들에게는

참기 힘든 유혹일 것이다. 

 

각설하고..

 

약 한달전에 설악산 서북능선을 종주한다고 나섰다가 무릎의 통증으로 의기소침해 있는 데

친구 대발로 부터 일요일 산에 가자고 연락이 온다.

망설이다가 산의 유혹에 이끌려 또 다시 승낙을 하고는 좀 덜힘든곳 없나하고 물색을 하던중

작년 2월에 북설악 신선봉 다녀온 것이 기억나 백두대간 출정식을 한다는 곳에 예약을 한다.

 

마음속으로는 이번에 무릎이 또 아프면 당분간은 치료를 할 생각을 하고 시험삼아 가는 것이다.

7시 10분까지 양재역을 나가야 되는 데 눈을 떠보니 5시 20분에 맞춰 둔 알람시계는 배꼽이 눌러져 있고 순간 당황..

양치질만 하고 저녁때 싸놓은 도시락과 물만 챙겨 나간다.

평상시엔 전철을 타고 가는 데 늦을것 같아 처음으로 버스 정류장으로 부리런히 가서 양재행 버스를 타니 6시 40분에 도착.

토스트 한개로 아침을 때우고 화장실을 들른 후에 버스에 승차한다.

 

 

 

산행기 :

 

45인승 버스에 앞좌석의 뒤에 배낭을 걸고 앉으니 무릎이 닿는 것 같아 좁다.

무릎에 신경을 써서 그런지 자꾸 아린 것 같고 컨디션이 별로다.

산악회장님이 미시령은 통제가 �다며 휴게소 아래를 들머리로 유격대처럼 올라가야 된다고

하는 데 10시 50분에 출발을 하는 데 들머리가 완전히 밀림이다.

나무가지와 칡넝쿨을 헤집고 치고 올라간다.

 

10여분 오르자 정상등로에 다다른다.

황철봉 쪽은 동쪽에서 구름이 몰려와 뒤덮고 있고 인제 방향은 흰구름이 있는 맑은 하늘이다.

무릎에 부담을 덜 주려고 후미에서 천천히 오른다. 같이 온 분들은 대부분 윗연배들이시다.

 

 


위/ 밀림의 들머리..

 

 


위/ 아래 뱀허리 처럼 구불거리는 미시령길이 보이고..

 

 


위/ 남쪽 황철봉 방향의 운무..

 

 

도로에서 볼땐 흰구름과 파란하늘이 부분적으로 보이더니 고도가 올라 갈수록 시야가 희미해 진다.

등로주변엔 투구꽃과 쑥부쟁이가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한번 왔던 눈에 익은 길을 한 30여분 오르자 샘터에 도착한다.

대발이가 떠주는 샘물을 한모금하니 시원하다. 아마 대간꾼들에게는 생명수와 같은 샘물..

 

11시 35분에 황철봉이 보이는 시원한 곳에서 잠시 휴식을 한다.

너덜지대로 유명한 황철봉 저항령.. 아직 가보지 못한곳..

이름마져도 척박함과 긴장감을 더해주는 곳이다.

 

다시 조금 오르자 너덜길이 나타나고 이내 긴장을 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지난 번 서북능선 귀때기청봉에서 부터의 무릎통증이 다시 떠오른다.

더 천천히 걷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해본다.

평지에서는 별이상이 없지만 내림길의 심한 통증.. 생각 조차 싫다..

 

 

 


위/ 공포의 너덜길이 시작되고..

 

 


위/ 운무는 오락가락..

 

 


위/ 운무로 뒤덮혔던 암봉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위/ 구절초가 있는 설악 조망..

 

 

11시 54분 산행을 시작한 지 약 한시간 만에 상봉에 도착한다.

작년 2월 주변에 상고대가 있고 돌탑에 서리가 얼어 붙은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잠시 땀을 식히며 조망을 한다. 바람에 운무가 이리저리 흩날리며 간간히 보여주는 비경..

감질(?)이 나지만 운무에 쌓인 풍경을 난 좋아 한다.

가야할 신선봉 방행에 희미하게 운무가 거치며 암봉이 옅게 드러난다.

약간의 간식을 한 후에 밧줄을 잡고 내려간다.

 

작년에 얼음길의 내림길을 힘겹게 내려갔는 데 지금 보니 별거 아닌 것 같다.

그만큼 겨울 산행이 힘든다는 것 같다. 

 

 


위/ 상봉의 돌탑..

 

 

   

위/ 작년 2월의 풍경..

 

 


위/ 가야할 암봉지대가 운무에 싸이고..

 

 


위/ 올라 온 미시령 방향..

 

 


위/ 밧줄구간..

 

 

 

가야할 신선봉 방행으로는 운무에 덮혀 보이지가 않고 점점 짙어지는 느낌이다.

등로 주변에 금강초롱꽃이 보인다. 지난번 대청봉 주변에서 한송이 본 후에 처음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진행하자 개체수가 상당히 눈에 뜨인다.

아무래도 이곳에 인적이 상대적으로 뜸한 탓일 수도 있어서라고 생각해본다.

약간 초록빛을 띠고 청사초롱 같이 생긴.. 혹은 여인네의 하늘하늘한 한복 치맛단 같은 모양새가 참으로 어여쁘다.

많은 개체수인데도 손을 탄 흔적은 보이지 않으니 다행이다.

 

그외에도 투구꽃과 쑥부쟁이 진교 물봉선등이 많이 보인다.

신선봉의 전망도 없고 갈길은 먼데 언제 무릎이 발목을 잡을 지를 몰라 신선봉은 거치지 않고 통과 한다.

 

 


위/ 이름처럼 청초한 모습의 금강초롱..

 


 

 

 

거의 후미에서 진행을 한다. 겨울에 눈에 덮힌 등로를 걷다가 녹음짙은 시기에 걸으니 생소한 기분이다.

제법 평탄한 길을 한참오르다 앞선 일행들이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식사를 하고 가라고 하지만 트인 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어 조금 오르니 헬기장 같은 곳이 있어 대발과 함께 자리를 편다.

시원한 캔맥주 하나를 나누어 반주로 마시고 식사를 한후에 커피까지 한잔하고 무릎이 걱정되어 파스를 뿌리고 다시 출발한다.

먼저 식사하던 다른 분들은 앞선 지 오래되고..

 

가야할 곳을 쳐다보니 고도가 한없이 떨어진다.

미시령 700고지대에서 1200으로 올랐다가 완만한 내림이 끝없이 보이고 그앞에 버티고 있는 오름길이 대단해 보인다.

 

 

 


 위/ 가야할 곳..

 

 


위/ 우거진 수풀의 대간령과 리본..

 

 


위/ 올라야 할..

 

 


위/ 운무에 살짝 모습을 보여주는 신선봉..

 

 

 

14시에 대간령을 지난다. 예전에 영서와 영동을 연결해주는 통로라고 한다.

반대편에서 오는 대간타는 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어 인사를 나누고 바로 진행한다.

이곳에서 만나는 분들은 거의 백두대간을 하는 분들이다.

심지어 어느분들은 대간 마지막구간을 하는 줄 알고 축하한다는 인삿말까지 하니 조금은 겸연쩍다.

 

완만한 능선을 쉼없이 오름길이 이어지는 데 장딴지가 뻐근해진다.

오르내림이 교차하면 근육이 뭉치지 않는 데 계속 오르기만 하니 그런 것 같다.

대발은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오르면" 시조를 읖조린다.

한 30여분을 오르자 암봉에 도착.. 배낭을 풀어 놓고 휴식겸 조망을 한다.

 

아직까지도 시원치 않은 조망이다. 그러나 땡볕은 아니라 여름 산행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

지나온 신선봉이 아득해지고 북쪽으로 구불거리는 도로와 가야할 서쪽으로는 바위가 가로 막혀 있다.

아마 지도 표기에 병풍바위인 것 같다.

다시 공포의 너덜길이 나오고 조심해서 천천히 오른다.

멀리서 보니 실뱀같이 보이는 데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를 않는다.

 

이놈이 아직 사람 구경을 하지 못한 하룻도마뱀인듯~

어릴때 시골에서 어르신들이 도마뱀을 잡아 머리를 쳐서 기절을 시킨 뒤 삼키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카메라를 가까이 대도 조용~ 덕분에 한컷 찍는다.

 

  


위/ 남쪽 설악방향..

 

 


위/ 북쪽방향..

 

 


위/ 아마 병풍바위인 듯..

 

 


위/ 휴식중인 도마뱀..

 

 

 

운무는 기세를 더해 조망을 허락치 않는다.

다행인 것은 5시간 정도 걸었는 데 아직은 무릎이 온전하다는 것..

물론 내림길을 걸어봐야 겠지만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

오름길에 잠시 휴식을 취하는 데 뒤에 오시던 여자분들이 물좀 달라고 한다.

얼음물을 조금 나눠주니 고맙다고 직접 만들어온 약밥을 내주어서 나누어 먹고 다시 출발..

15시 45분에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조망이 좋다.

대발과 처음으로 사진을 찍고 북쪽방향 마산으로 으로 향한다.

 

평탄한 길을 잠시 걷다가 다시 완만한 오름길..

등로 주변은 지난번 서북능선때와 같이 멧돼지들이 파헤쳐 놓은 흔적이 많이 보이고 금강초롱 군락이 많이 있다.

 

 

 


위/ 뒤돌아본 풍경..

 

 


위/ 북쪽방향.. 향로봉쪽으로 추정..

 

 


위/ 유일한 단체(?) 사진..

 

 

 

 


 

 



위/ 우거진 밀림으로 걷는 대발..

 

 

 

4시 8분 마산 정상에 오른다. 마산봉 표지판이 스키 모양을 하고 있다.

아마 알프스 스키장이 가까워선 지..

햇빛이 반사된 서북쪽은 능선의 실루엣이 아련한 멋을 내고

걸어온 동쪽 방향을 보니 꽤나 멀어 보이는 것이 또한 흐믓하다.

개인사진을 몇장 찍었지만 역광으로 허접하다.

동측방향으로 조망을 하려고 잠시 내려가니 예전에 군막사자리인 지 시멘트바닥이 한 3-40여평 있다.

 

도상으로 보니 이곳부터 날머리 알프스 스키장까지는 대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될것 같다.

무릎도 아직 괜찮고 남은 맥주 한캔을 나누어 먹고 다시 출발한다.

 

 

 


위/ 마산봉 정상..

 

 


 

 


 

 


위/ 농촌과 능선의 실루엣..

 

 

 

17시에 알프스 스키장이 보인다. 철망사이로 개구멍이 보이고 겨울엔 북적대던 스키장에 인적이 없다.

무성한 갈대와 잡초가 을씨년스럽고 한산한 풍경이다.

저앞에 삼각형의 시계탑과 콘도 건물이 햇살에 비쳐 이국적인 풍경까지 연출한다.

잠깐 조성된 수림사리를 널널히 걷자 콘도 건물 뒤로 타고온 버스가 보인다.

모두 버스옆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들..

 

아마 꼴지는 아니어도 우리가 후미인 것 같다.

감자탕에 밥을 넣어 한술 뜨고 소주한잔하니 긴장이 풀리고 긴거리는 아니지만 여기까지 무리없이 올수있게한 무릎이 대견하다.

안내해준 개울로 가서 호젓하게 대발과 알탕하고 단체사진을 찍는다고 진부령으로 향한다.

진부령 옆에 군부대가 있는 데 마크를 보니 아들이 근무하는 예하부대인 것 같아 반갑다.

대간을 하는 건 아니지만 기념사진을 같이 찍는다.

 

일행중 두분이 길을 잘못 내려 한시간 가량을 기다리다 다행히 하산을 한다.

 

 

 


 

 

 


위/ 가을의 전령 억새와 능선에 스키 슬로프가..

 

 


위/ 시계탑과 산이 이국적인 풍경을..

 

 


위/ 녹음..

 

 


위/ 진부령에서 기념 사진을..

 

 


위/ 붉게 물든 구름과 달..

 

 

 

진부령에 서니 비록 대간을 하려고 온 것은 아니지만 생각이 많아진다.

분단된 현실이 백두대간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반토막이 나 있는 상태..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걸어 볼 날이 언제가 될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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