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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설악산..

이틀간의 설악여정.. / 용대리-오세암-중청-공룡능선-용대리

by 山梨 똘배 2005. 9. 16.

 

산행일자 : 2004년 6월 13-14일 (1박2일)

산행코스 : 첫째날/ 용대리-백담사-오세암-봉정암-소청-중청(1박) /약 9시간

                둘째날/ 중청-대청-중청-소청-희운각-공룡능선-오세암-백담사-용대리/약11시간

산행인원 : 똘배와 친구 대발 (2명)

교통편 : 승용차 이용 (성남-양평-홍천-인제-용대리주차장)

1일차/청색선. 2일차/연두색으로 산행..

 

 

작년10월 중순에 다녀온 이후로 두 번째 설악에 오릅니다.

친구 녀석들에게 시간 좀 내어 보라고 했더니만 아직 등산에 취미가 없어 대부분 일언지하에 거절을 합니다.

작년 처음산행으로 같이 지리종주를 한것이 그친구들에게 산에서 멀어지게 한 것 같습니다.  

결국 대발이와 둘이만 가기로 합니다.

 

보름전만 해도 4명이 출발하여 우리만 산에 오르고 두 친구는 속초에서 여행으로 1박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어

그 친구 차로 편하게 가려고 했는데 약속을 펑크내어 어쩔 수 없이 둘이 승용차를 가져가고 산행코스도

원점회기로 변경됩니다.

  

느긋하게 코스를 잡으려 했는데 가보고 싶은 곳을 가려니 빡신 산행이 예정되어 조금은 긴장되기도 합니다.

물론 작년에 공룡능선을 한번 넘은 적은 있지만 꽤나 힘들게 넘었던 지라 긴장감은 여전합니다.

며칠 전부터 소풍가는 애들 마냥 마음이 부풀어 하는 것을 보고 집사람이 눈치를 줍니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해도 표정에 나타나는 모양이지요?

 

첫째날(용대리-백담사-영시암-오세암-봉정암-중청)-약 9시간소요

아침 4시에 군포에서 출발한다고 전화가 옵니다. 만나서 분당에서 출발합니다.

양평 근처 휴게소에서 어제 밤 사놓은 김밥과 커피한잔으로 요기를 하고 용대리에 도착하니 오전 7시30분이 됩니다.

뱃속을 든든히 하려고 주차장 옆의 식당에서 5,000원짜리 된장찌개 2인분을 시켜 먹습니다.

된장찌개와 반찬의 맛이 시골 맛처럼 구수하니 맛이 있어 대발이는 공기밥 하나를 추가로 해서 반 공기를 더 먹습니다.

대발이의 형님 이름이 大植입니다. 大食?

화장실에서 컨디션도 조절하고 잘 먹었다고 인사를 하고 버스를 타러 갑니다.

 

주차비 2일간 8,000원을 내고 입장료 2명 6400원, 그리고 백담사 3km전까지 버스비 2,000원까지 잡경비가 솔찮습니다.

비용은 1인당 차주유비까지 50,000원으로 저렴하게 잡습니다.

나중에 조금 더 들었지만 이 불경기에 설악산 가는 것 만해도 어딥니까?

버스에는 20여분 정도가 타신 것 같습니다.

 

등산객과 절에 가는 분들이 섞여있습니다.

우리의 배낭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공부 못하는 애들이 가방 크다나?

버스를 15분여를 타고 좌측 아래로 펼쳐지는 계곡의 기묘한 모양을 보며 30분을 걸어 올라가니 어느새 백담사 일주문에 도착...

9시가 됩니다.

 

등짝에 땀이 솔솔날 무렵 위에서 내려 오는 불교신자와 중청 또 오색에서 내려오는 단체 산님들도 꽤나 보입니다.

대부분 중년의 연배로 보입니다. 서로 인사를 주고 받고 오릅니다.  영시암에 다다릅니다.

길가 옆의 물을 한모금 먹고 바로 출발합니다.

 

수렴동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계획을 바꿉니다. 오세암으로 오르는 길은 한적하지만 좀 지루합니다.

11시 27분에 오세암에 오릅니다.  등산객 보다는 암자에 불공드리러 가는 신자가 더 많아 보입니다.

우리의 무겁게 보이는 배낭을 보고 합장을 해주시는 분도 여럿 보입니다.

 

원래 계획은 수렴동으로 해서 중청으로 가려고 했는데 내일 편하게 산행을 하려고 오늘 공룡을

오르려고 계획을 바꾼 것 입니다.

우리를 추월하신 인천에서 오신 중년의 남자분이 오세암에서 공양을 잡숫고 계시다가

우리를 보고는 식사하고 가라고 하시지만 그냥 지나칩니다.

 

그분께서는 산에 많이 다니시는 분 같은데 공룡으로 해서 중청까지는 무리라고 하셨는데 우리는 가보겠다고 했습니다.

안되면 희운각에서 잔다고 말입니다.

오세암을 지나쳐 직진은 마등령. 우측은 봉정암이 표시되어 있는데 여기서 시간 계산을 하고 망설입니다.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습니다. 숙의 끝에 봉정암으로 오릅니다.

 

벌써 두 번째 계획 수정입니다.

이 등로는 좌측으로는 공룡능선이고 우측 아래로는 수렴동계곡과 용아릉입니다.

하늘도 보이지 않는 울창한 등로를 따라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합니다. 바람이 없어 상당히 무덥습니다.

한참동안 걸어도 산님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12시 30분에 평평한 곳에서 식사를 합니다.

나는 찰밥을 2인분 얼려 오고 대발이 와이프가 정성스레 싸준 반찬을 꺼내어 싫컷 먹습니다.

냉동실에 얼어서 찌그러진 캔맥주를 곁들이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빨래판 깔판까지 펴서 길게 늘어집니다.

유난히 파란하늘이 보이고 사진 좀 찍으려고 해도 공룡의 등뼈 끝만 가물가물 보일 뿐입니다.

 

갑자기 아랫배에 소식이 와서 밑으로 내려 가다가 질겁을 합니다.

나무 그늘 아래에 독사가 또아리를 틀고 휴식을 하고 있습니다. 바지춤을 잡고 볼일도 못보고 다시 튀어 올라 옵니다.

카메라를 가지고 찍어 보았습니다. 잘 않나왔는 데 아래에 확실합니다.

 

위에서 네분이 내려가며 백담사가 얼마 걸리느냐고 묻습니다.

아까 인천에서 봉정암으로 오르는 산님도 도착합니다. 이등로에서 만난 모든 분입니다.

느긋이 쉬다가 1시 30분정도에 다시 오릅니다.

 

엄청이나 지루한 길입니다. 오르내림을 수차례 반복하고 가물어서 물이 조금 밖에 없는 봉정암으로 오르는 계곡에서

신발을 풀고 불이 나는 발에 물을 뭍히고 세수를 하니 한결 살만합니다.

갑자기 위에서 “아래 사람 없어요?”하며 소리를 지릅니다.

대답을 하니 돌 굴린다고 빨리 올라 오랍니다. 뭔소린지? 

부지런히 올라가니 인부 서너분이 등로에 쇠파이프를 박고 등로 정지작업중입니다.

이 더운 여름날에... 약간은 미안한 마음으로 수고하라는 인사를 하고 다시 오릅니다.

 

3시 40분에 시원한 바람과 함께 용아릉이 발아래로 펼쳐집니다.

말로만 듣고 먼발치에서만 보았던 용아릉! 기기묘묘한 자연의 대사사시란 말이 절로 튀어나옵니다.

통제지역이라 더 가보고 싶은곳... 올라오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일시에 지워지는 기분입니다.

 

공룡능선 보다는 덜 웅장하지만 첨예한 침봉으로 이루어진 봉우리가 공룡능선과는 또 다른 매력을 풍깁니다.

한참동안 우리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땀냄새를 맡고 파리떼가 몰려듭니다.  

4시에 봉정암이 보이는 곳에 오니 많은 불교신자들이 산봉우리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뙤약볕에서 108배를 하는지 연실 절을 올립니다.

경건하고 숙연해진 마음에 덩달아 조심스럽습니다.

여러 사찰은 다녀 보지 않았지만 내가 본 사찰중에 아마 최고의 절경에 자리한 사찰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용히 파노라마를 찍습니다. 용아릉과 공룡능선이 비교됩니다.

이쪽에서 보는 공룡은 용아릉 보다 봉우리가 좀 무뎌(?) 보입니다.

 

봉정암에 내려오니 오늘이 무슨 행사를 하는 것 같이 신도들이 많습니다.

아까 봉우리에서 신도들이 절하던 곳이 사리탑입니다.

"적멸보궁"이라는 불상이 없는 대신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라고 합니다.

 

대발이 녀석이 경건한 곳에서 왠 반바지 차림이냐고 나무랍니다.

둘러 보니 진짜 혼자만 반바지 차림입니다. 아주머니 불자들이 많은 데 나도 좀 머쓱합니다.

얼른 물병에 물을 채우고 소청으로 향합니다.

봉정암에 무슨 숙소 같은 곳이 있는 데 등산객은 들이지 않는다고 안내문이 써있습니다.

 

숨을 헐떡대며 오르다가 5시에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비스켓을 꺼내니 여지없이 다람쥐가 찾아옵니다. 작년엔 몰랐는데 사람만 앉아 있으면 다람쥐 두세마리가 몰려듭니다.

본능적으로 사람 있는 곳에 먹이가 있는 것을 터득한 것 일 텐데 심지어 식사준비를 하면은 1-2m까지 접근하는 데

좀 안스러운 생각이 듭니다. 가을이나 되어야 지천에 먹이가 많을 텐데요.

 

소청대피소에 도착하니 몇분의 산님이 휴식을 하고 있습니다.

월요일이라 한산한 편입니다. 부침이와 술도 있고 먹거리가 제법입니다.

한잔하고 싶지만 조금 가면 중청이라 그냥 지나칩니다.

 

5시 30분경에 중청에 도착합니다. 하루종일 땀에 속옷까지 쩔었지만 씻지를 못하여 찝찝합니다.

방을 배정 받고 취사장에서 호젓하니 삼겹을 구어 소주한잔 하고 잠자리에 듭니다.

대피소에는 약20여 명정도의 산님이 있습니다.

11시에 깨어서 집에 전화를 하고 소금으로 양치를 하고 밤하늘의 별도 한참을 쳐다 봅니다.

W모양의 별자리가 카시오페안가요?

속초의 오징어배 불빛이 보이는 야경도 한컷 찍어봅니다.

 

 

 

 

 

오세암..

 

대청봉이 보이고..

 

 

 

 

 

용아능선의 침봉..

 

공룡능선이 이곳에서 보면 덜 날카롭게 보인다..

 

암봉아래의 봉정암과..

 

 

 

가야동계곡..

 

봉정암 사리탑..

 

봉정암.. 

 

소청대피소..

 

소청에서 본 공룡능선..

 

용아능선..

 

천불동 계곡..

 

좌측의 대청봉과 우측의 중청봉..

 

용아능선..

 

중청대피소와 대청봉..

 

속초시내와 오징어잡이배의 불빛..

 

 

 

둘째날(중청-대청-중청-희운각-신선대-1275봉-마등령-오세암-영시암-백담사-용대리) -중청에서부터 11시간소요

3시에 깨어 계속 잠을 못들다가 4시10분경에 일출을 보려고 준비를 합니다.

어제밤 대피소 안내방송에  일출은 5시5분이라고 했습니다.

카메라만 가지고 대청에 오르니 5-6명의 산님이 이미 도착해 있습니다.

여지껏 산에 다니면서 게으른 탓인지 산정상에서 일출을 보지 못했습니다.

 

작년에도 일출 5분후에 도착한 허무한 마음(?)을 오늘은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는 것입이다.

서서히 바닷가에서 여명이 물들고 있습니다.

카메라에 잔뜩 신경을 쓰고 바닷가를 응시합니다.

이내 해의 맨 윗부분이 조금 보이더니 꿈틀거리며 붉은 덩어리가 치솟아 오릅니다.

 

장관입니다. 같이 있는 산님들이 탄성을 자아냅니다.

저렇게 조그맣게 올라오는 해가 온누리를 비춘다고 생각하니 참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적게 보이지만 내게 주는 감동은 찐하게 다가옵니다. 표현이 좀? 

 

오늘의 일정 때문에 몇컷의 들꽃을 찍고는 바로 내려갑니다.

대피소에서 담요를 반납하고 신분증을 받은 후에 아침 먹을 장소인 희운각으로 향합니다. 

내려가는 도중에 안타까운 모습이 보입니다.

초등학생이 넘어져 다친 모양인 데 붕대로 피가 비치는 머리를 싸멨는 데 중청으로 다시 업고 뜁니다.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소청에서 햇빛을 받은 용아릉. 공룡능선. 천화대와 천불동 좀더 멀리 울산바위와 먼 수평선의 멋진 모습을 조망하고

철계단을 내려 갑니다.

 

어제의 행군으로 몸이 풀리지 않았는지? 아니면 공복이라 그런지 다리가 약간 후들거립니다.

희운각 개울에서 식사준비를 합니다. 가물어서 수량이 적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 그냥 하기로 합니다.

봉정에서 자고 내려 오시는 불자님들이 많이 보입니다.

여지없이 다람지 몇 마리와 커다란 덩파리가 몰려듭니다.

  

참치 김치찌개에 소주 몇잔을 곁들이고 소금으로 양치를 하니 좀 개운합니다.

커피도 한잔 먹고 혹시 배낭에 비타민이 없나? 하니 옆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친구가 “비타민 드릴까요?” 합니다.

고맙게 받아먹고 대발이가 쵸코렛 몇 개를 줍니다.

 

7월 중순에 군엘가는 데 제주에서 부터 자전거를 타고 1주일 이상을 올라왔다고 합니다.

일행은 비선대에서 기다리고 자기만 오색으로 올라왔다고 합니다. 얼굴도 예쁘장(?)한 데 보통 친구가 아닙니다.

우리 아들녀석도 내년 1월에 군에 가는 데 조심해서 내려가라고 당부하고 8시5분에 무너미 고개로 향합니다.

 

초입에서부터 가파른 오름길입니다. 날씨는 맑으나 오늘도 꽤나 더울 것 같습니다.

조금 오르다가 진땀을 뺍니다.

왜? 희운각에서 별생각이 없던 볼일(?)이 갑자기 오름길에서 신호가 오는게 아닙니까?

어제의 독사 생각 때문에 조금 망설이다가 이내 등로를 이탈합니다.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8시 40분에 신선대에 도착하여 냉장고표 바람을 맞이하는 이기분!

저앞에 오늘 가야할 공룡능선과 마등령이 올테면 와봐! 하고 두팔을 활짝 벌리고 있습니다.

그래 가자 하며 다시 출발합니다.

 

8시 57분에 탄성을 지릅니다. 여지껏 사진으로만 봐왔던 숨어있는 솜다리(에델바이스)를 찾았습니다.

다른 산님들 산행기에는 야생화가 많다고 했는데 여태껏 제대로 보지 못한 터라 솜다리의 출현은 우리를 들뜨게 합니다.

조심스레 몇컷을 찍고 다시 출발합니다.

 

저앞에 1275봉이 보입니다. 뒤를 돌아보며 온길도 찍어보며 가파른 길을 오릅니다.

아침 먹은 진기가 다 빠지는 느낌이 듭니다.

  

9시 35분에 이름을 모르는 봉우리에 도착합니다.

바위 사면에 동판이 붙어있는데 가까이 가보니 86년에 이곳에서 사고를 당해 사망한 산님의 추모글입니다.

61년생 故 권지운님을 기리기 위한..

“함께 나누던 막걸리 만큼이나 털털했던 형의 모습을 이젠 볼 수는 없지만 영원한 산사람이 되어버린 형이 잠든 이곳에

사랑하는 우리의 마음을 여기 담아 지운 형께 바칩니다.” 후략..

  

내 또래의 연배인데 잠시 안타깝고 쓸쓸한 마음으로 지나칩니다.

10시 16분에 샘터(희운각2.9km 마등령2.1km)에 도착해 물을 찾아 보지만 물은 없고 시원한 바위 밑에 또 독사가 지키고 있습니다.

작은 뱀까지 벌써 3번째입니다. 1500산 김정길님의 스패츠가 생각납니다.

 

10시44분에 드디어 1275봉에 도착합니다.

작년 이곳엔 여러 산님들이 식사를 하는 모습으로 보았는데 오늘은 여지껏 지나는 산님 한분 보이지 않습니다.

초코바와 물로 간식을 합니다.

등로중 능선이나 정상엔 이루 말할 수 없는 시원한 바람이 불지만 바람한점 없는 오름길을 오를 때 면 거의 죽음(?)입니다.

이곳에서도 솜다리 군락을 발견합니다.  차가운 바람 때문인지 대부분 시들어 있습니다.

  

11시21분에 희운각3.4km 마등령1.7km의 이정목에 도착.

바위사이 천길 낭떠러지 사이로 좌측에 마등령과 아래의 설악동이 조망됩니다. 골바람이 엄청시원합니다.

잠시만 서있어도 온몸의 땀이 식어 버리는 기분입니다.

 

마등령까지의 등로는 아직도 몇 개의 봉우리가 있는 듯 합니다.

이제 더운 날씨와 어제의 피로가 누적되어 힘이 듭니다.

오늘 중청에서 걷기 시작한지 벌써 5-6시간째를 오르내림을 계속한 탓인 것 같습니다.

역시 두 번째지만 공포스런 이름에 걸맞게 공룡능선은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젊은 분과 두분의 연세 드신 분을 공룡에서 처음 만납니다.

비선대에서 이곳 까지 5시간이 걸렸다고 하시며 우리에게 중청 시간을 물어 보는 데 대발이가 그 속도로는 무리일 것

같다고 희운각에서 주무시던지 비선대로 내려가길 말해줍니다.

너덜길을 힘겹게 내려와 1시 2분에 독수리탑에 도착한다.

  

힘이 들어 점심준비도 귀찮습니다.  안부에서 샘터를 찾지만 보이지가 않습니다.

아침에 남은 찬밥과 컵라면으로 떼웁니다.

뱀생각이 자꾸 나서 조심스럽지만 2시에 출발키로 하고 몸이 피곤해 깔판을 깔아 퍼질러 눕습니다. 한20여분 잠이 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오세암 까지는 도상으로 1시간입니다.

남은 물 한모금을 탈탈 털어 나누어 마시고 서둘러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 경사가 장난이 아닙니다.

곳 부터는 힘들고 귀찮아서 사진 찍는 것 도 포기합니다.

발바닥에 불이 나고 발목도 뻐근합니다. 다행이 아직까지 관절에 무리는 오지 않습니다.

 

대발이는 어제부터 왼쪽무릎에 보호대를 했습니다.

바람한점 없는 내림길을 힘들어서 서로 말도 안하고 계속 내려옵니다.

어제 만일 이쪽으로 올라왔다면? 하는 생각을 하니 끔찍합니다.

2시40분에 생각보다 빨리 오세암에 도착합니다. 반갑게 물통을 보충하고 쉬엄쉬엄 내려옵니다.

 

오세암에 오르는 불자들이 50여명은 족히 되는 것 같습니다.

한참을 내려와 수렴동 갈림길 이정목을 지나고 영시암에 다다릅니다.

전기불사라고 씌여 있는데 아직 전기가 공급되지 않은 듯 합니다.

보살님이 백설기 한쪽을 주십니다. 인사를 하고 다시 출발합니다.

 

6시까지 버스 승차장엘 도착해야 되는데 시원한 백담계곡물이 보여도 그림의 떡입니다.

마음은 그냥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지만...

어제 오를 적에는 가뿐한 몸과 마음으로 올랐는데 오늘은 영 반대입니다.

버스시간에 맞추느라고 이게 뭔 고생이냐고 투덜댑니다.

 

속보 행군으로 뭐빠지게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5시50분...

아! 이제 이틀간의 산행이 끝나는 시점입니다.

대발이가 언제 또 산에 가느냐고 묻습니다. “당분간은 산 예기도 하지마!”라고 응수합니다.

 

이틀간 설악에서의 약 20여시간 산행 감히 여지껏의 산행중에 제일 힘들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무더운 날씨와 계속되는 오르내림 작년 8월말의 성삼재-중산리 지리산행 보다도 더 힘들게 느껴집니다.

허지만 뿌듯한 마음은 비할 바가 아닙니다.

이틀간의 설악산행 그야말로 희비쌍곡선입니다.

 

7월에 내년 군에 입대하는 아들과 지리산 종주하기로 예기 했는 데 산 생각이 전혀 없는데 며칠이나 갈른지..

 

 

 

중청봉과 대피소..

 

중청 뒤로 중간 귀때기청봉과 좌측의 가리봉.. 우측끝은 안산..

 

일출을 기다리는..

 

 

 

희운각대피소..

 

가야동 계곡..

 

중간 뒤로 울산바위..

 

범봉.. 맨뒤가 마등령..

 

공룡능선.. 제일 높은 봉우리가 1275봉..

 

솜다리(에델바이스).. 

 

 

 

 

 

 

 

1275봉 아래 샘터를 지키는..

 

 

 

오름길이 버거운..

 

 

 

저 앞의 나한봉과 마등령..

 

 

 

돌아본 공룡능선..

 

마등령의 독수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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