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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설악산..

공룡능선 산행기 1.. / 설악동-마등령-공룡능선-설악동

by 山梨 똘배 2005. 7. 25.


산행일시: 2005년 7월 24일<일요일> 02:50분-17:30분(14시간 40분 산에 있었음)

산행장소: 설악산 공룡능선<설악동-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무너미고개-천불동-비선대-설악동 원점회귀 산행>

산행인원: 똘배와 친구 대발..

교통편: 승용차 <갈때/성남-양평-홍천-한계령-낙산-설악동 // 올때/설악동-척산온천-미시령-홍천-양평-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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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전:

 

두세달에 한번은 쫌 빡세게 걷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매주 일요일 근교나 안내산악을 따라 가지만 산행시간은 보통 5-6시간..

가끔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진이 빠지게 걷고 싶은 것은 왜 그런지 설명이 안된다.

 

재작년. 작년에 이어 세번째로 공룡능선으로 향한다.

토요일날 출발해 일요일 새벽에 산에 올랐다가 밤에 귀가하는 계획이다.

본래의 계획은 이번에 1박으로 다녀온 산행코스에서 중청을 거쳐 서북능선을 타려고 했지만 대발의 갑작스런

업무로 인해 당일산행으로 변경이 되었다.

 

밤9시 30분에 성남을 출발하여 낙산해수욕장에 들러 시찰(?)을 한 후에 아침용 김밥을 사서 설악동으로 향한다.

주차장에는 두팀이 산행준비를 하고 있다.

1일 주차료 4,000원을 주고 2시 50분에 곧바로 올라간다.

아직 매표소는 문을 열지 않아 3600원*2명의 입장료는 절약을 한다.

 

 

산행기:

 

 

1. 비선대-마등령 오름길

 

운무가 있어 약간 서늘한 기운을 느끼며 헤드랜턴을 끼고 비선대에 도착한다. 

날씨도 더웁고 땀이 많은 체질이라 반바지를 입고 오른다.

비선대 산장에서 숙박을 한 몇분들이 계곡을 다니는 모습이 보이고  비가 떨어지기 시작해 배낭커버를 씌운 후에 곧바로 오른다.

계단을 올라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오른다.

 

이곳 마등령 길은 재작년에 캄캄할때 내려와 보고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헤드랜턴에 빗줄기가 반사되어 앞이 희미하게 보여 허리에 바꿔 차보기도 하며 미끄러운 등로를 조심해 오른다.

사방은 칠흑같은 어둠.. 새들도 잠을 자는지 고요하다.

 

오직 가는 빗방울 소리와 서로의 거친 숨소리만이 서로를 확인한다.

추적 추적 비는 내리고 너덜 오름길은 등로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어 수도 없이 백과 원위치를 되풀이 하며 오르는 데

여간 가파른게 아니다.

재작년에 이곳을 어떻게 내려왔는 지 의아해진다. 물기 젖은 등로에서 바위에 엉기어 오르기를 수차례..

온몸은 다젖고 땀과 빗방울이 얼굴을 타고 내려오는 데 짠맛도 별로 없다.

이시간에 내가 이 힘을 들여가며 여길 왜 오르는 지? 해답이 없다. 

 

1시간 반을 오르자 가파르던 경사가 완만해진다.

금강굴은 가볼 생각도 없었지만 하도 어두워 위치 확인도 하지 못하고 올랐다.

어렴풋이 능선이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빗방울은 줄어 들어 걸을 만 하다.

5시경에 능선에서 배낭과 윗도리를 벗고 휴식을 한다.

물과 과일로 갈증을 달래고 대발이 가져온 차지 않은 맥주까지 한모금 한 후에 20여분 이상을 휴식한 후에 다시 오른다.

 


위/ 휴식장소에 있던 쓰러진 고목../바위를 감싸안은 모습

 

 

 

이제 주변이 보이기 시작해 랜턴을 배낭에 넣고 걷는다.

조망을 살펴 보려 하지만 짙은 운무로 답답하기 그지없는 오리무중이다. 

처음 오름길 보다는 몸도 풀리고 등로도 완만해져 훨씬 수월한 느낌이다.

등로 주변에 빗방울을 머금은 이름모를 들꽃들이 보이지만 어두워 촛점이 맞지를 않아 그냥 진행한다.

 

 

 


 

 


 

 


 

 


 

5시 44분에 샘터에 도착한다. 마등령 1km전이라는 이정목이 서있다.

배낭에 2리터의 물을 가져왔는데 그간 소모한 물을 보충한다.

공룡능선상에는 물을 얻기 쉽지 않다.

마등령 안부 서측 오세암방향에 하나가 더 있다고 하는 데 아직 확인은 하지 못했고

1275봉 근처에 샘터가 있는데 우기에나 좀 있을뿐 물이 귀하다. 보통 4시간의 공룡능선 산행중..

여름에 그것도 수도 없는 오르내림을 하는 등로에서 물이 부족하다는 것은 생각조차 끔직한 일이다.

 

마등령 안부에 도착한다. 여기가 삼거리다.

가야할 마등령과 우측으로는 대간길 황철봉으로 해서 미시령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한번 가보고 싶은 길인 데 아직은 통제되어 여의치 못하다.

언젠간 사진으로만 본 너덜길을 한번 가볼수 있겠지 하는 기대감이 있다.

 

 



솔나리와 호랑나비 애벌레..

 


위/ 마등령 정상 삼거리..

 

 

내려가는 데 등로 주변에 이름 모를 들꽃들이 지천이다.

6시 43분에 마등령 안부에 도착한다.

출발한 지 4시간만에.. 돌탑위의 독수리 목상이 잘있는지 확인을 한다.

모양이 많이 남루해진 모습이다.

마등령안부는 야영지가 있어 그런지 어수선하고 식사후 찌거기로 인해

그런지 날파리가 많고 다람쥐도 먹이를 구하기 위해 몇마리 보인다.

 

조금 아래에 텐트 한동이 보인다. 대간팀인지..

여기서 아침을 먹으려 했는 데 지저분해 좀더 진행하기로 한다.

 

 


위/ 마등령 주변의 들꽃 군락..

 

 

 


위/ 마등령 독수리 목상..

 

 


위/ 말나리.. 계속되는 등로에 지천이다..

 

 

 


위/ 모싯대..

 

 

잠시 진행후 너덜 오름길이 나온다. 물기를 머금어 미끄러워서 조심을 한다.

아까 오름길에 짚고 다녔던 스틱은 배낭에 넣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암릉길에서는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다.

두손 사용이 더 안전에 확실하다는 생각에서다.

장거리시 내림길에서는 상당히 무릎에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위/ 등로상에 있는 괴목..

 

 


우/ 마등령 주변의 너덜길..

 

 

 

2. 마등령-1275봉

 

너덜길을 올라 조금 진행하자 이제 부터 공룡능선인 데 운무로 인해 눈앞에 뵈는게 없다.

처음 올라올때 부터 기대는 않았지만 비가 많이 오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다.

땀은 엄청 흐르지만 땡볕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 알고 진행을 하지만 마음 한켠에

조망이 좀 열렸으면 하는 생각..

 

7시 24분에 나한봉에 도착하지만 고작 할수 있는것은 이정목 확인뿐..

벼르고 별러서 온날이 이렇다니 좀 허망한 느낌도 든다.

허지만 1년만에 공룡에 들었으니 그 코스를 걷는것 만이라도 즐겨야 할 것 아닌가?

 

공룡능선은 총길이가 5.1km 여기까지 0.5km를 왔다.

빠른 분들이야 3시간 만에도 통과하지만 나는 5시간을 잡고 있으니

km당 1시간은 걸리는 것이다. 

 

 

 


위/ 운무로 싸여 희미한 조망..

 

 


위/ 나한봉 이정목..

 

 


위/ 강풍에 견디기 위한 나무들의 처세술(?)..

 

 



솔체꽃과 솔나리..

 

 


위/ 첫번째 밧줄구간..

 

 

7시 37분에 밧줄이 묶인 10m정도의 릿지 내림길이 나온다.

이곳 하단부에서 반대로 올라오는 첫번째 산님을 만난다.

오색에서 혼자 새벽 2시에 떠나 이곳까지 왔다는 것인데 상당히 준족이신 것 같다. 

 

우리는 이곳까지 5시간.. 상당히 늦는 시간이다.

공룡능선도 안내산악을 이용해 오면 되지만 시간 구애 받지 않고 천천히 즐기러 온것이니

몇시간이 걸린게 뭐 중요하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이제 8시도 되지 않았으니 될수 있으면 천천히 진행할 작정이다.

다만 뵈는게 없는 조망이 아쉬울 뿐..

 

 


위/ 암릉길을 내려가는 대발..

 

 


 

 

 

 


 솔나리와 뒤로 바람꽃..

 

 


 

 

 

8시 25분에 두번째 밧줄 걸린 내림길..

장갑을 끼었는 데도 물기 묻은 밧줄과 바위가 미끄럽다.

더구나 아까 쉬는 사이 하도 갈증이 나서 맥주한캔을 먹은게 약효가 있는건 지..

 

아쉬운 마음에 멀리 고개를 들어 조망을 보려 하지만 여전히 흐리다.

다만 아까 보다는 조금 운무가 옅어진 느낌이다.

그러나 고산지대라 순식간에 조금 보이던 조망마져도 앗아가 버린다.

아까 마등령에서 먹으려다 만 아침을 등로 옆에 앉아 먹지만 잠을 못자서인 지 물만 멕히고 영 입맛이 아니다.

그래도 산행을 무사히 마치려면 배속도 든든해야 할 터..억지로 먹고 다시 일어선다.

 

오늘 인터넷 산악카페 일원들이 1박2일로 한계령에서 공룡을 타고 이쪽으로 지나 가기로 되어있다.

가입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산행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라 살갑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몇시에 출발하는 지는 모르지만 외길이니 반드시 만날텐 데기대감을 가져본다.

 

 


위/ 두번째 밧줄 내림길..

 

 


위/ 왜? 바위 구를까 겁나나?

 

 


 말나리.바람꽃.산오이풀등이 군락을..

 

 


 

 


위/ 수도 없이 오르 내리는 등로..

 

 

 

 

먼저 가던 대발이가 앞에 카페 일원이 보인다고 한다.

보니 산곰님이 보인다.

원래는 일곱명이 한다고 했는 데 다섯분만 보인다.

반가워 땀으로 범벅이 된 서로를 확인하고 수인사를 나눈다.

 

야초님이 와인을 한잔 건네 받아 먹고 준비한게 없어 어름물을 나누어 준다.

 반가운 해후도 잠시 코스가 반대이니 어쩔 수 없이 아쉬운맘을 뒤로 하며 헤어진다.

 

 


위/ 산악카페 회원들과의 반가운 조우..

 

 


 

 


위/ 오색에서 시작한 무박 팀들..

 

 


위/ 바람꽃과 공룡능선..

 

 


위/ 1275봉에서 보는..

 

 

 

9시4분에 1275봉에 도착한다. 설악동을 출발한 지 6시간이 넘은 시간..

조금 올라가 평평한 바위에 배낭을 내리고 과일과 물을 먹는다.

대발은 바위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고 나는 주위를 둘러 본다.

작년 6월에 왔을때 많지는 않지만 몇개의 솜다리<에델바이스>를 본 기억이 있어 찾는 것이다.

은색빛을 띤 꽃없는 잎파리가 보인다. 영락없는 솜다리 같다.

조금 더 올라보니 꽃송이는 몇개 안되지만 조금씩 군락이 남아있다.

 

귀한 꽃이라 그런 지 반갑다. 꽃잎이 솜털 같은게 있어 솜다리라고 하는가?

작년 처음 보았을 때의 감흥보다야 좀 떨어지지만 특이한 생김새에 한참을 쳐다본다.

다시 출발한다.

 

1275봉 정상에 오르려고 위를 쳐다보다가 포기한다.

조망이 좋은날이라면 한번 오르고 싶지만 조망도 없고 겁도 나고..

 

 


 바람꽃..

 

 


위/ 솜다리 군락..

 

 

 

 

 

 


위/ 멸종위기의 솜다리<에델바이스>

 


                                위/ 바위 구멍에 자리 잡은 금강봄맞이..

 

 


 

 

 

 

 

 


 위/ 반대편에서 1275봉으로 오르는 산님들..

 

 


 

 

 


 

 

3. 1275봉-신선봉

 

10시 5분에 샘터에 도착한다.

작년 이곳을 타다가 갈증으로 고생할때 이곳의 물이 말라 있었는데 오늘은 바위 밑으로 많지는 않지만 졸졸 물이 흐른다.

 부부인 듯한 두분이 물을 받고 있다. 작년에 이곳에서 물을 찾다가 물은 없고 독사때문에 혼났다는 말을 하니

아주머니가 흠칫 놀라더니 물에 뱀알 없냐고 묻는다.

 

우리도 물을 보충한 후 다시 출발한다.

다시 끝없어 보이는 오름길을 숨을 헐떡대며 오른다. 날씨는 조금 맑아지는 느낌이다.

오름길에 뒤를 돌아 보니 덮힌 운무가 살짝 걷히며 보이는 지나온 1275봉의 모습이 대단하다.

예전 소청에서 볼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밑에서 보니 하늘을 치받은 듯이 솟아 오른 암봉..

공룡능선의 맹주다운 위엄과 기품이 있는 그런 모습이다. 햇빛이 나기 시작한다.

날씨가 흐리다고 투덜거렸는 데 막상 해가 나니 뜨거운 열기에 또 투덜거리며

간사한 마음을 들키기나 한 듯 웃는다.

 

오름길에도 끝은 있는법.. 다시 봉우리 위에 올라와 올라올 때의 고단함을 잠시 잊는다.

10시57분에 몇사람이 있는 조망 좋은 곳에 도착한다.

진행방향에 있는 남쪽으로 대청.중청.소청봉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공룡과 더불어 더 아기자기한

용아능선의 전체가 보이는 곳이다.

아래의 마당바위에 자리를 잡고 땀에 흠뻑 젖은 윗도리를 벗어 바위에 걸친다.

 

햇빛이 나도 하늘은 뿌옅고 선명치를 않다.

일어서서 낭떠러지를 쳐다보니 통제된 가야동계곡이 한눈에 들어 온다.

작년에 걸었던 계곡을 대발과 찾아본다.

 

잠시 후 배는 고프지 않지만 배낭 무게를 덜겸 도시락을 먹기로 한다.

집에서 대충 싸온 밥과 반찬.. 그러나 식당의 위치는 최고이다. 대청봉과 용아능선이 한눈에 보이는 곳..

조그만 플라스틱 소주를 꺼내 반주로 두잔씩을 먹고 냉커피까지 먹고 윗도리를 입으니 다 말라있다. 

  

 


위/ 1275봉 근처 등로 아래 위치한 샘터..

 

 


위/ 운무에 휩싸인 1275봉..

 

 


 

 


 


 

 


위/ 좌측 대청.중청. 소청봉이 보이고 우측으로 이어진 용아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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