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山行이야기../설악산..

가을옷으로 갈아 입는 북설악..

by 山梨 똘배 2006. 9. 25.

산행일시 : 2006년 9월 24일/10:40~16:40분(빡센 6시간)

산행장소 : 북설악/흘리-마산봉-대간령-신선봉-상봉-미시령

산행자 : 홀로 가이드 산악 따라서

 

신선봉 정상의 산님들..

 

 

산행글 :

 

지방 산행 장소를 이리 저리 생각해 보다가

예전에 두번 들른 적이 있는 북설악이 눈에 띈다.

지금쯤 가면 남하하는 단풍의 시작을 볼 수 있고 약간 늦은감이 있지만 작년에 보았던

금강초롱과 지금쯤 피어 있을 구절초 생각에 가기로 마음을 먹고 신청을 한다.

대간을 다녀 본 분들이라면 남진이든 북진이든 한번은 꼭 지나치는 길..

 

오늘 구간 진부령에서 미시령구간중

중간 대간령에서 미시령구간은 출입금지 구간이다.

몇년전부터 북설악지역이 설악산 국립공원에 편입되어 그렇단다

산행도 대간령에서 창암으로 내려가는 단축구간과 미시령까지 진행하는 두구간으로 나뉜다.

대간령까지는 비교적 평탄하고 신선봉부터는 암릉이 혼재된 구간이다.

대간령부터의 구간은 출입금지여서 갈등을 안고 진행한다.

 

 

7시 10에 양재역을 출발한 버스는 휴게소를 들러 10시 10분에

산행들머리 진부령의 알프스스키장에 산객들을 뿌려 놓는다.

컨디션 조절을 하고 오니 또 제일 뒤다.

겨울철에 성시를 이루던 스키장은 건물색도 후질근하고

주변엔 잡초가 무성해 꼭 폐가처럼 보인다.

그래도 두어달 있으면 젊은이들로 가득찰 것이다.

 

맨뒤 후미대장과 같이 가파른 절개사면을 오른다.

잠시 후 은여우 털빛 같은 일렁이는 억새 군락 사이로 들어간다.

뒤를 볼아 보니 억새사이로 스키장의 커다란 시계가 이국적인 풍취를 느끼게 한다.

 

 

 

들머리 산행시작..

 

은빛의 억새물결 사이로..

 

이국적인 풍경..

 

스키슬로프 아래로..

 

 

가파른 사면을 오르자 이쪽 저쪽에서 거센 숨소리와 앓는(?)소리가 들린다.

물론 산행 초기라 나도 예외는 아니다.

등로 주변에 쑥부쟁이가 화사하게 피어나 가을임을 알려준다.

가파른 오름길이 끝나고 제법 평탄한 길을 진행하니 11시 24분에 마산봉에 도착한다.

삼각점이 있고 시야가 좋아서 북쪽으로 최북단 향로봉까지 눈에 들어 온다. 

 

가야할 신선봉 방향이 아득히 눈에 들어 오고

남쪽으로는 좋아하는 설악산이 희미하지만 확연하게 보인다.

대청봉과 중청봉. 그리고 귀때기청봉에서 이어진 서북능선..

그리고 그뒤로 뾰족한 주걱봉 가리봉까지..

잠시의 조망과 숨고름을 마치고 신선봉 방향으로 다시 진행한다.

 

 

 

 

내려다 본..

 

왼쪽편이 신선봉.. 그뒤로 상봉과 중간 우측이 황철봉..

 

마산봉..

 

좌측 귀때귀청봉과 맨뒤 뾰족한 가리.주걱봉..

 

맨뒤의 대청. 중청봉..

 

 

작년에 등로주변에 제법 많이 보이는 금강초롱이 보이지 않아

조금 늦게 와서 그런 지 약간은 실망이다.

투구꽃가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먹을리는 없지만 독초란다.

샛령이라는 수기로 쓴 표기가 나타나고 약간의 오름길..

 

금강초롱이 보이고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온다.

하지만 끝물인지 시들어 가는 모습이다.

고도를 높여가면서 없던 단풍도 군데군데 보이기 시작하고

잠시후에는 아까보다 초롱초롱한 금강초롱이 보여 반가운 마음에 한컷..

 

계속되는 숲길을 진행하니 더워 입고 있던 긴팔 상의를 벗고 반팔로 오르지만

무성한 나뭇가지에 팔이 스쳐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다.

예전과 같이 여지 없이 등로 옆은 멧돼지들이 주둥이로 헤쳐 놓았다.

혼자가다가 마주친다면 어떨 지..

아직까지 이런곳의 단독산행은 노굿이다.

 

들머리 산행시작 1시간 40분만에 좌측으로 동해바다가 시원스레 눈에 들어 온다.

시각적인 시원함과 동시에 바람까지 불어주니 엄청 상쾌한 기분이다.

 

 

투구꽃..

 

금강초롱..

 

많지 않으니 단풍이 더욱 멋지게 보인다.

 

멧돼지가 파헤쳐 놓은..

 

동해바다가 보이고..

 

 

암릉구간 내림길이 나온다.

앞에 조금 가깝게 신선봉이 눈에 들어오고 등로 옆 바위틈엔 구절초가 지천이다.

돌보는이 없어도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는 생명력..

약속이나 한듯이 이맘때면 여지 없이 피어나니 감탄스러울 뿐이다.

내림 너덜길이 조심스럽다.

 

설악에서의 너덜길은 대단하다.

다녀본 곳중에 귀때귀청봉 너덜과 황철봉 너덜을 처음 볼때의

놀라움이 생각난다. 땅덩이 좁다던 우리나라에 저런 광경이 있을까 할 정도다.

 

좌측으로 진부령의 구불구불 산길이 눈에 들어 오고 내려다 보이는 능선은 가을색이 완연하다.

너덜을 내려와 뒤돌아 보니 일반 암릉산 처럼 크지 않게 보일 뿐이다.

내림길 끝에 12시 48분에 대간령에 도착한다.

오늘 산행의 분기점이다. 

13시 30분전까지 도착하는 사람에 한해서 신선봉으로 진행시킨다고

했는 데 시간적으로 여유는 있지만 왠지 출입금지 지역이 마음에 걸려서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올 폭우 수해로 인해 한계령구간이 많이 폐쇄되었다고 하는 데

공원관리공단측에서 일부구간은 한시적으로 개방하는 유동성을 보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백두대간을 한분들이 수만명이 넘을테고

또 앞으로도 이곳을 지나는 이들은 끝이 없을 것이다.

 

가지 말라고 해서 안가면 된다고 하면 되겠지만 산을 다니는 사람으로서

정해진 등로로만의 산행은 채울수 없는 허전함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통제를 한 것에 대해서는 그간 다녔던 산님들도 책임을 면할수는 없을 것이다.

하여튼 쉬운 문제만은 아닌것 같다.

 

다시 산행예기로 가서..

창암으로 내려 가려니 너무 밋밋한 코스 같아 같이 진행하던 분과 신선봉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꾸준한 오름길이 진이 빠지게 한다.

새벽 다섯시에 미역국에 밥한술 넣어서 출발한 산행이

13시가 가까워 지니 허기가 지기 시작한다.

 

대간령까지 오는 동안 무수한 산님들을 만난다.

대부분 대간 마지막 산행을 하는 분들이다.

미시령을 경유하지 않고 다른곳을 거쳐서 오는분들이 대부분이다.

연세 지긋한 분들이 많지만 의외로 젊은 여자분들도 많다.

앞으로는 더욱 많아질것 같은 데..

 

 

신선봉 방향..

 

단풍과 리본..

 

산부추..

 

나뭇가지와 바위가 합체(?)되어 있다..

 

너덜 내림길..

 

맨끝 희미한 부분이 설악산 서북능선이다.

 

뒤돌아 본 바위지대..

 

창암 방향..

 

바위틈의 산구절초.. 생명력..

 

대간령과 산님들..

 

 

 

같이 시작한 일행들도 뿔뿔히 흩어져 오르다 쉬면 지나가고

다시 오르면 잠시 후 쉬고 있기를 서로 반복한다.

솔솔부는 가을 바람이 갈증을 더해주고 신선봉 정상에서 먹으려던 점심을 등로

옆에 앉아 고이 모셔둔 캔맥주와 함께 먹는다.

이곳에서 맥주를 먹어야 산행에 도움을 주지

않을테지만 당장 시원한 캔맥주의 욕망을 떨칠수는 없는 것 같다.

 

올라갈 일이 걱정이지만 포만감에 젖어 다시 천천히 오름을 시작한다.

시간상으로 조금 앞서 있으니 서두를 필요는 없을 터..

등로 주변의 산오이풀. 투구꽃. 구절초등을 보면서 쉬엄쉬엄 오른다.

고개를 들어 보니 드디어 신선봉 주변의 암봉이 눈에 들어 온다.

이곳에서 신선봉을 거치지 않고

바로 상봉으로 가는 등로가 있지만 오늘 코스의 백미인 신선봉을 지날수는 없는 일..

 

너덜 등로를 엉금엉금 기다시피 오른다.

전위봉이 신선봉인 줄 알고 올랐다가 앞에 보니 신선봉은

아직도  더 위에 있다. 이곳의 조망 역시 멋지다.

지나온 구간이한눈에 보이고 암봉 틈에 피어나

자태를 뽐내고 있는 구절초가 한폭의 그림을 만든다.

 

철쭉 같은 데 때 아니게 핀 시들은 한송이도 보인다.

내려다 보이는 능선은 아직 단풍의 시작이다.

여기까지 진행하면서 팔부능선 이후의 등로엔

간간히 단풍이 있을 뿐 고도가 낮은 곳은 조금 더 있어야 완전한 단풍의 맛을 느낄 것 같다.

 

 

마타리와 지나온..

 

지나온 길..

 

가야할 길..

 

나래회나무 열매..

 

용담..

 

 

 

투구꽃 얼굴..

 

다시 만난 금강초롱..

 

 

 

신선봉을 향해..

 

신선봉 우측 상봉으로 향하는 능선..

 

암릉 오름길에 한숨을 돌리며 내려다 본..

 

지나온 능선..

 

힘은 들어도 행복한..

 

산구절초 핀 풍경..

 

 

 

신선봉 직전 암봉..

 

진달래 같은 데..

 

아래 흰색의 진부령 길..

 

단풍속으로..

 

신선봉 오름중에 본..

 

 

                    

나뭇가지 사이로 신선봉 암봉 정상에 산님들이 보인다.

환호성을 지르는 분. 식사를 하시는 분들.. 모두 즐거운 표정들이다.

가히 이곳에서의 조망이 압권이다.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 오고 지나온 능선들..

특히 설악산의 모습이 훨씬 가깝고 자세히 보인다.

달마봉. 울산바위. 마등령 아래의 세존봉. 그리고 맨뒤로 설악의 최고봉인 대청봉과 중청봉..

자세히 보면 공룡능선의 1275봉까지 보이니 최고의 설악 조망처로 손색이 없다.

 

같이 오른 산님의 기념사진을 한컷 찍고 혼자 아래의 너덜지대로 가서 설악의 모습을 한가로이

조망을 계속한다. 선두팀이 식사를 하고 있으니 서두를 일이 없을 터..

 

 

흔적..

 

진부령길..

 

 

 

아래로 단풍 진행..

 

외설악 풍경.. 중간에 울산바위와 맨뒤로 대청봉..

 

바다옆의 영랑호가 보이고.. 

 

울산바위와 뒤로 화채능선..

 

가야할 상봉..

 

우측의 뾰족한 세존봉.. 뒤로 공룡능선의 1275봉.. 맨뒤로 대청.중청.소청봉이..

 

 

 

암봉사이로..

 

신선봉 정상의 산객들..

 

 

 

 

 

처음보는 색깔의 나비..

 

 

상봉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

너덜구간을 제법 지나서 그런지 슬슬 허벅지와 종아리가 뻐근하고

무릎이 화끈거리기 시작해 천천히 걷는다.

너덜하면 작년 설악 서북능선에서의 악몽같은 무릎통증으로 고생한 기억이 나서 될수 있으면

더디게 진행하는 편이다.

 

진부령 출발 부터의 등로는 육산에 가깝지만 신선봉 부터는 암릉구간이 많다.

이곳부터 상봉까지는 가파른 밧줄구간도 나온다.

슬슬 산행에 진력이 나기 시작하지만 간간히 보이는

붉은 단풍과 바위틈새에 피어난 들꽃들이 있어 지루하지는 않다.

 

앞에 부부가 진행을 하는 데 가파른 암릉과 밧줄구간을 당겨주고 하는 모습이 정겹다.

서로 취미가 같으니 부러워 보인다. 힘겹게 상봉 직전의 직벽 밧줄구간을 오른다.

2년전 겨울에 얼어있는 바위가 미끄러워 헤매며 내려 오던 곳이다.

15시 37분에 돌탑이 있는 상봉에 올라선다. 

 

 

 

내림 너덜 구간..

 

단풍속으로..

 

상봉.. 

 

 

 

흰진범(흰진교)..

 

 

 

반대로 진행하는..

 

가을색..

 

몇개의 밧줄구간이 있다..

 

산오이풀과 지나온 길..

 

가야 할 상봉 방향..

 

상봉 주변의 너덜.. 수백미터는 족히 되어 보인다.

 

 

 

 

 

 

 

상봉 돌탑.. 2년전 겨울에 얼음이 붙어 있었던 기억이..

 

 

아까 신선봉에서 본 너덜구간의 모습이 위에서 보니 장관이다.

산꼭대기에서 이 많은 것들이 어떻게 생겨 났는 지 희안한 풍경이다.

설악산의 모습이 훨씬 가깝게 보인다.

누구 말대로 보고 있어도 그리운 모습이다.

마음 같아서는 저곳에서 며칠을 유유자적하며 보내고 싶지만 꿈 같은 예기다.

 

동해바다가 보이는 바위틈에 피어난 구절초가 눈을 끈다.

가야할 방향을 보니 이제 앞에 보이는 봉우리만 넘어서면 하산길이니 다 걸은 느낌이 든다.

햇빛에 반사된 능선의 색깔이 가을을 재촉하는 듯 보인다.

 

너덜길이 다시 나오고 들꽃들을 보면서 진행을 하니 16시 04분 샘터에 다다른다.

 

 

너덜 내림의 장관..

 

구절초와..

 

 

 

멀리 대청봉이 보이고..

 

봉우리 우측으로 하산길..

 

뒤 돌아 본 상봉의 단애..

 

 

 

좌측 달마봉과 울산바위.. 멀리 화채능선..

 

아래 미시령길과 뒤로 이어진 대간능선 황철봉 방향..

 

구절초와 미시령 고갯길..

 

단풍과 투구꽃..

 

샘터..

 

 

비교적 편안한 능선을 10여분 내려가니 미시령 휴게소 위의 둔덕이 보인다.

그뒤로 이름도 강하게 느껴지는 황철봉..

작년 운무와 가는비오는 날 무박으로 한번 오른적이 있다. 날씨탓에 조망도 제대로 보지 못했는 데

언제 다시 한번 오를 지..

 

미시령터널이 개통된 후로 이도로는 통행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무엇이든지 빠른것만 추구하는 요즘..

구불구불 고갯길을 천천히 넘으면서 보이는 자연풍경 보다 터널을 훌쩍 통과해 목적지에 빨리

가고픈 것이 요즘 세상인 듯 싶다.

 

산행을 빨리 많이 걷는 것 보다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진행을 해야 더 많은 것을 볼수 있을텐데

시간과 비용상 가이드 산악을 이용하는 단체속의 나로서는 조금 아쉽기도 한 느낌이다.

 

16시 40분에 산행을 마치고 다행이 계곡이 있어 땀에 절은 얼굴을 씻어낸다.

다행히 도로는 막히지 않아 21시 30분에 도착한다.

 

 

 

 

 

 

쑥부쟁이..

 

올려다 본..

 

다왔네요..

 

뒤로 황철봉..

 

덩굴 단풍..

 

산행경력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유독 설악산을 계절 가리지 않고 즐겨 찾는다.

설악의 모습을 보고픈 탓인 지 잠을 설쳐 두어시간 수면뒤의 산행이었지만 좋은 날씨에 멋진 조망..

그리고 금강초롱과 구절초와 또 시작되는 단풍을 볼수 있는 산행이었다.

이 가을이 가기전에 설악의 품에 다시 안기기를 희망해 본다.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