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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강원도의 산..

태백산 / 처음 안내산악을 따라서..

by 山梨 똘배 2005. 9. 17.

산행일시 : 2003년 12월 28일(일요일)

산행장소 : 태백산

산행인원 : 3명 (똘배.대발.김씨님)

산행코스 : 유일사매표소 - 장군봉 - 천제단 - 주목군락지 - 문수봉 - 당골

산행시간 : 4시간50분

 

처음으로 안내산악회를 따라 태백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눈덮힌 겨울산이 보구싶어 12월 7일 에 치악산을 다녀 왔지만 갈증이 풀리지 않아 처음으로 안내산악회를

따라가기로 하고  친구와 둘이 계획을 잡았다.

 

등산을 올해 8월부터 취미를 붙여 지리.설악.치악을 다녀왔지만 항상 산에 가기전엔 소풍가는 어린애

마냥 한껏 마음이 들뜬다. 주변에 있는 김씨와 전날 대화중 산예기를 했더니만  합류한다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저녁에  당일산행이라도 겨울산행 경험이 많지 않아 혹시나 추위에 고생할까봐 여벌 바지. 양말. 판쵸우의.우모복. 아이젠,스패츠.흑두건(?).스틱2개를 챙겨 놓고 시계 알람을 5시에 갖추고

잠자리에 들었다.

 

처음 가는 산행도 아니건만 가보지도 않고 사진으로만 본 눈덮힌 태백산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한참만에야 잠이들었다. 알람소리에 벌떡 일어나 물을 끓여 두개의 보온병에 커피와 물을 넣고 어제

사놓은 김밥을 한줄 껄끄러운 입맛에  먹고 베낭에 컵라면과 간식을 넣고 분당 수내역으로 나선다.

일기예보와는 달리 예상외로 그렇게 춥지는 않은것 같다.

 

6시 40분경 양재역에 도착하니 벌써 등산차림의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산악모임에서 송년산행들을 하는지 떡상자도 보인다.

처음이라 좀 생소한 풍경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즐기는 줄은 몰랐다.

 

잠시후에 혹시나 한 김씨가 오고 7시 정도에 산본에서 출발한 대발이도 합류한다.

정류장쪽으로 가다가 어묵과 쌘드위치로 요기를 하고 편의점에서 소주도 한병산다.

두리번 거리니 저쪽에서 산악회에서 미리 알려준 노란색버스가 도착한다.

 

며칠전에 전화로 예기했는데 반갑게도 내이름을 불러준다.

일행을 실은 버스는 잠시의 지체도 없이 7시 30분에 출발한다.

산악회 대장님의 주의사항과 오늘 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잠을 청해 보지만 잠이오지 않는다.

버스에는 약20명 정도가 탔다. 조촐한 팀인것 같다.

연령층은 대략 40-50대로 생각보단 좀 젊은 층인것 같다.

이른 아침이라 차는 거침이 없이 고속도로를 내달린다.

 

 어제도 태백에 다녀온 대장님이 기대할 만한 수준의 눈은 없다고 한다.

치악산 휴게소에서 커피와 함께 담배를 피우고 출발..

차창가로 보이는 겨울 풍경이 좀 쓸쓸하게 보이고 국도 왼쪽으론 철길이 보이는데 아마 중앙선인것 같다.

 

기차를 타본 것은 근 20수년 만에 지난 여름 지리산 갈때 수원에서 구례로 갈때 한번인것 같다.

제천을 지나 영월쪽으로의 국도.. 새길 생기기전의 한계령 고갯길 보다도 더 구불구불한 것 같다.

한 도착 30분전 정도에 길이 그래선지 동행한 사람이 급히 비닐봉투(?)를 찾는다.

잠시후 목젖을 울리는 괴로운 소리가 들린다.

 

나도 어려서 멀미를 심하게 한편이라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즐겁게 가는 여행길인데 그사람은

아마 고역이었을 게다. 대장님의 도착예정 방송후 저앞쪽으로 하얀 봉우리가 보인다.

커다랗게 차지한 하얀 머리의 봉우리..

아! 역시 치악산때 처럼 1000고지 이상에는 거의 하얀모자를 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도착시간은 11시10분...

무슨 주유소 앞에 도착하더니 다른 일행들이 말도 없이 부랴부랴 능선으로 올라간다.

 

모두 서두르는것 같다. 안내산행이 처음인 우린 후미에 선다.

빨리 걷는 편은 아니지만 아직 나이가 있으니 자신감은 있었다.

40도 정도로 계속이어진 경사를 오르니 종아리가 뻐근하다. 

치악산이후 20일 만의 산행..........

 

주로 친구나 단독으로 느긋하게 다니던 산행하고는 좀 틀린것 같다.

일행에게 시간적인 피해를 주지않기 위해 부지런히 걸어야 할것 같다.

등짝에 약간 땀이 맺히고 새로산 내복을 입은 아랫쪽도 약간은 후덥지근하다.

화장실을 들렀다가  매표소를 통과한다.

 

다른산악회의 일행과 겹쳐져 시간이 약간은 지체된다.

대발이는 부지런히 여성 총무님 꽁무니를 따른다.

김씨와 나는 느긋히 걷는다.

 

올라가다가 하도 땀이나 자켓을 벗고 긴티셔츠 차림으로 오른다.

김씨는 나에게 옷준비 괜히 많이 하라고 했다면서 투덜댄다.

나는 정상에 올라가면 추울거라고 예기한다.

그사이에 앞의 일행이 보이지 않는다.

두갈래 길이 나오는데  어쩡쩡하게 서있다가 직감으로 왼쪽길로 간다.

김씨보단 등산 선배(?)인 내가 길이라도 잘못들면 개망신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참가다가 어! 아무래도 이상한것 같다.

 

앞에선 인기척도 없고 저멀리 태백의 능선은 오른쪽에 있는데 우린 왼쪽으로 내려 가고 있는것이다.

만약 길이 틀리면 우린 반대로 올라가는것이 된다. 마음이 조급해져 속도를 내어 부랴부랴 가본다.

잠시후에 대발이와 총무님이 보인다. 휴!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그곳 갈림길은 다른쪽에서 온 산악회와 다시 합류가 되었다.

아마 부산쪽에서 온분들 같다. 억양으로 보아서^^

땀을 흘리며 헉헉대며 오른다. 딴 등반객과 합쳐져 좁은길이 꽤나 지체된다.

옆길로 치고 올라가 대발이와 합류한다.

 

고도가 올라 바람이 부니 다시 얇은 긴팔 짚티속의 반팔티를 입었더니 팔뚝이 시려워서 할 수없이

자켓을 걸친다.

아니 이럴 수가! 엄동설한에 ...대단허구먼..

무전기를 든 한남자가 반바지 차림으로 올라가고 있다.

나이가 젊은것 같지는 않은데 무전내용으로 봐서 다른 산악회 가이드신것 같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장군봉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보인다.

이제 거의 다 올라온것 같다. 등산로 옆으론 제법 눈들이 보이고 바람에 쌓인쪽은 무릎정도 까지의

깊이도 되는것 같다.

삼삼오오 모여서 사진들을 찍는다.우리도 서서 조망을 한다.

새파란 하늘 .. 날씨는 한없이 맑다.

바람도 생각보단 많이 불지 않아 등산하기엔 최상의 날씬것 같다.

 

주목과 어울어진 광활한 산맥.. 끝없는 산들로 사방이 둘러 쌓여 있다.

장군봉에 도착한다. 돌로 쌓은 제단 가운데 추운지 등산객들이 들어가 웅크리고 있다.

대발이와 번갈아 가며 사진을 찍는다.

 

 

 

 

김씨를 기다리지만 오지않아 천제단으로 가서 기다리기로 한다.

천제단에도 돌로 쌓은 제단이 있었다.

 

 

 

 

대체 이런건 누가 쌓은걸까 하며 사방을 배경으로 계속 셔터를 눌러댄다.

잠시 후 김씨가 올라왔다. 우릴  한참 찾았다고 한다.

 

 

(천제단)

 

다시 김씨도 사진을 몇장 찍어주고 식사할 좋은 명당을 찾는다.

마침 양지쪽 자리가 보이는데 옆에 4명의 여성분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와 비슷한 연밴것 같았다.

 

컵라면에 더운물을 붓고 소주한잔 도 곁들인다.

옆분들에게 김치를 얻고 원두커피도 한잔씩 신세진다.

보잘것 없는 식단이지만 산에서 먹는 이맛 항상 맛있다.

그런데 어! 희안한 일이다.  태백정상에 고양이가 있다. 이높은데 까지 누가 데려왔나? 아니면 산고양이?

 

 

(먹이를 찾아 헤메는 천제단 표범(?))

 

 

시간은 오후 1시 30분정도 ..아래 당골까지는 4시30분 이전에 도착해야한다.

옆의분들에게 신세진 마음에 사진을 찍어주고 부쳐준다고 했다.

(태백사시는 분들이라고함) 

 

하산하려고 쌍스틱을 편다. 눈이적어 아이젠 없이 하산키로 한다.

소주기운이 약간 올라온다.

 

 

(천제단에서 하산길)

 

 

하산주 한잔 더하려고 부지런히 내려간다.

말로만 듣던 엉덩이 썰매장인가 보다. 눈의 양은 많지 않았지만 미끄럼 탈정도는 된다.

조금타다가 조심한다. 대발이가 내려오다가 등산화 탓을 하다가 두어번 넘어진다.

다행이 눈위라 다치지는 않은듯 하다.

 

나도 미끄럼 타다가 넘어질뻔 했다.

우린 동심의 세계로 들어온듯 했다. 자연 앞에서 굳이 어른 아이가 있겠는가?

한참을 내려가 다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 - 내려가면 당골로 맞다아있음)

 

 

왼쪽은 당골 직진은 문수봉.. 앞서가던 여자분 들은 보이지 않는다.

안내도를 보니 직진 코스가 맞는것 같다.

오르막으로 한참을 다시오른다. 앞에 대단한 너덜길이 우릴 가로 막는다.

문수봉인것 같다.

 

톨탑도 여러개 보인다. 산꼭대기에 이렇게 큰돌이 어떻게 생겨 났을까?

하도 멋있어 한참이나 사진을 찍는다.

 

 

(문수봉의 너덜지대 - 대발)

 

(문수봉의 똘배)

 

(문수봉 돌탑)

 

 

정상 돌탑옆에 어떤 아주머니가 돌탑에 기원을 하고 있다.

어떤 절실한 것을 기원하는 것일까?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불고 추운곳에서..........

 

두어번 넘어진 대발이가 아이젠을 끼우자고 한다.

내림길이 쿳션은 안좋지만 훨씬 안정감이 있다.

앞의 어떤 아주머니가 넘어지셨는데 팔을 다쳤나 두남자분이 부축하여 내려간다..

겨울철 산행은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것 같다.

지루하게 계속되는 하산길.....시간이 꽤나 걸리는것 같다.

 

 

 

 

이대로 가다간 하산주 한잔 못할것 같아 서두룬다.

거의 다온것 같다. 갑자기 김씨의 얼굴이 하예진다.

배탈인가 보다. 아까도 한번 그랬는데 대발이 녀석이 똥관리를 못한다나?

저앞이 당골광장이고 우측으론 석탄박물관 같다.

오후 4시... 다행이 하산주 한잔할 시간은 있다.

 

 

(당골광장 -  1월10일경 눈꽃축제준비)

 

(눈꽃 축제준비하는 나무) - 물을 계속 뿌림

 

 

광장은 1월 10일 부턴가 하는 축제준비에 한참 부산하다.

집의 애들 주려고 곳감 만원어치를 산다.

식당에 들어가니 함께온 일행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도 도토리묵한접기에 종종주 한탁배기....얼큰해진다.

 

4시 30분 다시 지체없이 출발한다.

산악대장님의 일장연설이 이어진다. 단종비각과 영월 태백에 관한 말씀들 ... 참 박식한 분 같다.

 

버스안의 조명이 꺼지고 우린 잠을 청해본다.

몇시간의 산행후에 동동주....기분 좋은 나른함..쿨쿨...

 

치악휴게소에서 또 라면국물로 요기를 하고 복정역에 도착하니 밤9시 10분 ..

집근처에와서 대발이와 해물파전에 소주한병 먹고 헤어졌다.

2월 정도에 덕유산 1박산행 한번 하자는 말과 함께...............

 

후기: 생전 처음해본 안내산악회 등산

          장점은 저렴한 비용의 교통편과 운전에 대한 부담감이 없이 하산주 한잔 할 수 있는것..

          단점은 일정에 맞추는 단체행동에 대한 여유로운 등산이 좀 아쉬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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