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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강원도의 산..

선자령 / 덕유산 대신 다녀온..

by 山梨 똘배 2005. 9. 17.

산행일시: 2004년 2월 8일(일) 10:40 - 15:00시(4시간 20분)

산행장소: 예전 대관령휴게소 - 기상관측소 - 곤신봉 - 선자령 - 보현사

산행인원: 똘배 혼자(안내산행 4회차)

날씨: 흐림-눈-개임-흐림

 

 

산행기 :

 

의례적으로 일요일만 되면 산에가려고 며칠전부터 안달이 난다.

집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에 내색도 못한다.

딱히 무엇때문에 그렇게 산에 집착하는 이유도 모르면서 말이다,

중독증세를 보이는것을 보니 아마 好山病이나 追岳病 증상인것 같다.

 

올겨울 마지막으로 큰눈속에 푸욱 빠져보구 싶어 무박으로 덕유산을 생각하고 기대감에 부풀어 한주를 보냈다.

때마침 덕유산 일대에 큰눈이 왔다는 소릴 듣고 쾌재를 불렀다.

왠걸 토요일 덕유산 관리소에 전화해보니 70cm의 대설이 내려 직원들이 러셀중인데

일요일까지 전면통제라고 한다. 이럴수가....

그렇다고 일요일 하루종일 집에서 뭉겔수도 없고 해서 강릉 선자령으로 가보기로 하였다.

 

아침 5시40분에 알람벨에 깨어 집사람 몰래 일어나 누룽지를 끓여 먹고 보온 물병에

더운물을 넣고 오렌지한개 사과한개 치즈 두조각 소주한병 양갱이 초코바를 배낭에 넣고 양재역으로 향한다.

 

대기하던 버스는 내가 타자마자 버스는 쏜살같이 달려간다.

산악대장님의 일장훈시와 오늘일정에 대해 듣고 버스내의 등산객들을 보니 거의

부부팀이나 각자 일행들이 오고 나만 혼자 인것 같다.

잠시 눈을 붙히니 여주휴게소에서 버스가 정차한다.

커피를 한잔사서 먹고 물한병을 챙겨 다시출발한다.

한시간반정도 후에 버스는 횡계농협공판장에 들르고 나는 컵라면을 하나 산다. 

 

그곳은 벌써 눈이 내리고 있고 싸늘한 바람도 불고 있었다.

버스에서 스패츠를 차고 베낭도 챙긴다.

버스는 예전 대관령휴게소에 도착한다.

벌써 다른산악회의 버스가 몇대 도착해있고 등산객들은 줄을서서

행군을 하듯이 들머리로 올라가고 있다.

 

 

(일렬 종대로 행군하는 들머리 등산객)

 

 

눈은 계속오고 있고 주위를 둘러보니 풍차도 보이는게 조금은 이국적인 풍경이다.

또 세명의 젊은이가 산악용자전거를 타고 시운전을 하고 있었다.

산악대장의 출발신호에 따라 우리도 출발한다.

초입 오름길부터 정체다. 일시에 몇대의 버스에서 뿌려 놓은 인파로 발목이상

빠지는 눈길사이의 좁은 통로로 앞사람의 뒤만 �아간다.

 

바람도 많이 불어 자켓에 있는 모자를 쓰고 사진 몇컷을 찍는다.

저번 소백산에서 길을 잃어 30분 헤멘것을 생각하고 오늘은 일행들 뒤를 착실히 따라가기로 한다.

 

 

(나무들 마다 덮게를 씌어 놓았다)

 

 

커다란 송신탑같은게 있는 기상관측소를 지나고 눈보라치는 사방을 조망하며 계속 걷는다.

꿩대신 닭이라고 덕유산 못간 서운함을 풀기엔 어느정도 흡족한 기분이 들어 혼자 미소지어본다.

산악자전거 타는 친구들이 뒤에 따라 붙는다.

등산객이 너무 많아 그들도 자전거를 끌고 가는 수 밖에 없다.

 

 

(힘좋은 젊은 친구^^)

 

(기상관측소 고지를 향해 돌격앞으로)

 

 

간혹 바람으로 인해 나뭇가지에 눈이 붙어 있는 모습도 보인다.

앞뒤쪽을 모두 보아도 일렬로 길게 늘어선  등산객의 행렬이 보인다.

 

 

(기상관측소를 지나서 올라온 뒤를 보며)

 

 

저멀리 선자령이 보인다. 아직도 한 30분이상을 더가야 될것 같다.

흐린날에 눈발이 날려 선명한 조망을 기대하긴 힘들것 같다.

산에 오르면서 선명한 조망을 본것이 거의 없는것 같다.

지리산 2박3일때도 그렇고 또 겨을 들어 몇번의 산행에서도 말이다.

 

 

(앞에 보이는 선자령)

 

 

 

산악대장이 일행들을 불러세우고 선자령정상 아래에서 간식을 하고 가자고 한다.

정상아래를 보니 바람을 피해 벌써 많은 사람이 자리잡고 있었다.

�볕에 있는 병아리들 마냥..

 

 

 

 

대부분의 식단은 컵라면... 나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딱 한명만 앉을 수 있는 조망이 트인 명당자리에 자리를 잡고 더운물을 붓고 소주도

꺼내고 처음으로 집사람이 사준 김치통의 김치도 꺼낸다.

 

 

 

 

이보다 더좋은 진수성찬이 있겠는가?

컵라면에 김치를 덧붙혀 소주를 먹는맛!  집에서야 처량한 행색이겠지만

산에서 찬바람 맞으면서 먹는 이맛이야 말로 먹어본 사람만 아는 맛 아닌가?

옆에 우동을 끓이는것 같아 남은 김치와 소주를 나누어준다.

커피도 한잔타서 먹고 일어선다.

 

주위를 보니 외국인 일행도 7-8면 정도 보인다.

미국인 같은데 그들도 경치를 보며 연발 감탄을 하는것 같다.

 

 

(형형색색 등산복차림)

 

(봄의 대초원이 기대된다)

 

 

사진을 찍으면서 한참을 내려오니 보현사 표지판이 보인다.

 

 

 

 

직진하면 곤신봉을 지나 오대산 국립공원쪽으로 가고 우리는 우측 보현사로 내려간다.

앞으로는 계속 내리막길인것 같아 아이젠을 끼우고 내려가는데 보통경사가 아닌듯 싶다.

개중에 아이젠을 끼지 않은 몇몇이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기도한다.

젊은 외국인 한명이 헉헉대며 올라온다.

어설픈 발음으로 "안녕하세요?" 한다.

예상치 못한 우리말 인사에 당황하여 나는 손만 흔들어 주고 만다.

 

 

(겨우살이) 

 

험한 내리막은 계속이어진다.

내리막인데도 등짝에 땀이 나는것 같다.

 

내뒤에도 같이간 일행이 있는것 같아 휴식좀하려고 어름위에 혼자 앉아

커피를 타서 한잔 더 먹는다. 올겨울에는 그래도 등산에 재미를 붙여

치악산.태백산.계방산.소백산 네군데나 다녔다.

다른 일행중 부부끼리 온사람을 보면 집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언제 시간내서 같이 한번 와야되는데 하며 생각한다.

이좋은 풍경을 나만 혼자 보는것이 뭇내 아쉽다.

 

이제 보현사도 얼마남지 않은것 같다.

출발해서 지금까지 4시간...

급경사인 내리막을 계속 내려와서 그런지 발가락이 뻐근하다.

저앞에 보현사가 보인다.

절을 둘러보고 사진 몇장을 찍어본다.

내려가자는 소리가 들린다.

 

(보현사 경내)

 

 

 

저앞에 타고온 버스가 보인다.

버스옆에서 라면과 삼겹살로 하산주를 한잔씩들 하고 있었다.

고기몇점에 소주도 두어잔 마신다.

 

계곡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름 녹은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가 청아하다.

봄은 벌써 내앞으로 성큼 다가와 있는 듯 했다.

 

 

(자연이 만든 작품)

 

 

다음주엔 덕유산에 간다고 하는데 갈등된다.

집사람이 안되면 친구 하나라도 같이 갔으면 좋으련만...

또 일주일을 산생각을 하면서 보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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