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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지리산..

지리산 바래봉 철쭉..

by 山梨 똘배 2005. 9. 15.

▷산행일시 : 2004년 5월 2일(일요일) 산행시간:(11:15분-3:50분/4시간35분)
▷산행장소 : 지리산 바래봉(전북 남원시 운봉읍)
▷산행구간 : 산내면 부운리-부운치-1,123봉-팔랑치-바래봉(1,167m)-운지사-
용산마을(철쭉제)
▷산 행 자 : 친구와 안내산악 따라서
▷산행날씨 : 흐리다가 비오다가 조금 갬


 

작년 12월에 태백산 산행 이후로 친구 대발이가 직장관계로 산행을 하지 못했다.
친구중에 유일(?)하게 산을 좋아하는데 4개월 동안 산행을 하지 못해 몸살이 날
지경이라고 한다.

미리 하루 휴가를 내서 약속을 하였는데 한국의 산하 가족모임 장소인 거창 별유산으로

가자고 했더니 서먹하다고 영 반응이 아니어서 산행 전날까지 설득하다가 지리산 바래봉으로 가기로 한다.

  

나야 그래도 산행할 기회가 자주 있으니 친구 말대로 하기로 한 것이다.
일기예보에 산행지에 비까지 온다고 하였지만 산행을 접을 수 는 없는것 아닌가?

7시 20분까지 양재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전철에서 조는 바람에 간신히 구보로

땀흘리며 양재역에 도착하니 7시 25분이다.

  

대진고속도로 금산랜드 휴게소에서 간단히 토스트로 요기를 하고 혹시 산하가족

버스가 보이지 않나 주위를 둘러본다. 

11시 15분에 산내면 부운리에 도착한다.

오늘 산행은 철쭉보다도 작년에 종주코스를 다녀온 지리산능선을 먼 발치에서

나마 볼 목적으로 갔는데 날씨 때문에 조망은 영 아닌 것 같다.

  

산행 들머리는 민박집이 몇채 있고 놀러온 젊은 친구들도 보인다.
산행인원 약 25명....

배낭에서 카메라를 꺼내어 사격준비를 하고 가는 빗방울이 떨어져 자켓을 꺼내어

입는다. 우리가 맨 후미인데 앞의 일행은 보이지 않는다.

  

사진을 찍으면서 안내산악회 일정에 맞추려면 대열 중간 이전에는 걸어야 다소 느긋한데
새벽부터 일이 꼬이는 것 같더니만 산행때도 꼬래비라니....

그래도 어느 정도 가면 따라 붙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들꽃을 그냥 지나칠 수 는 없는 것 아닌가?

  

산속 숲에 들어서니 기압이 낮아서 그런지 향기로운 꽃 내음이  내 콧속을 즐겁게 해준다.

산행경험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이런 향기로운 숲속을 걸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마치 여러 종류의 향수를 뿌려 놓은 듯한 향기! 

 

 

 

 

으름덩굴..

 

 

벌통..

 

 

등산로 옆에 놓여진 벌통도 눈에 뜨인다.
"대발아! 꿀 종류엔 밤꿀. 아카시아꿀. 잡꿀이 있지만 내가 보기엔 잡화 꿀이 제일 좋은것
아닌가 싶다. 꽃들마다 제각기 향과 성분이 틀린데 안그렀냐?"

라고 해보지만 오랜만의 산행에 힘이 드는지 녀석은 말이 없다.

 

 

 

금창초..

 

 

 

뽀리뱅이..

 

 

 

쥐오줌풀..

 

 

둘이는 그래도 작년 지리산 종주와 설악산 공룡능선 1박의 산행을 같이 해서 그렇게 걱정은 되지 않는다.

땀이 유난히 많은 나는 벌써 머리쪽 부터 흘러 내리기 시작한다.  
가는 비가 오지만 산행에 그렇게 큰 지장은 주지 않는다.

  

이 정도 비만 온다면은 덥지 않고 오히려 좋을 것 같다.
앞에 일행중 몇분이 보인다. 중년의 아주머니들이 새로 돋아난 고사리며 드룹을 따느라고
이리저리 부산하고 후미 가이드 분은 빨리 오르라고 재촉한다.
벌써 베낭 뒤춤엔 드룹과 고사리가 한 웅쿰 씩 보인다.

대발이와 나는 속력을 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조금 가다가 들꽃이 보이면 또 찍고를 반복하니 그리 속도는 나지를 않는다.

 

  

 

 

 

 

 

 

 

 

 

 천남성..

 

 

 

 

 

 참꽃마리..

 

 

부운치 올라가는 중간지점에 더 이상 들꽃은 보이지 않고 이제는 산죽이 계속되는 등로다. 

카메라를 넣고 쌍칼스틱을 꺼내어 치고 올라간다. 앞의 다른 일행이 쉬고 있다.
물 한모금과 과일 한쪽을 먹고 다시 오르니
이제 우리의 위치가 중간 앞쪽인것 같다.

부운치를 향한 8부능선 정도의 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많은 사람이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산죽이 팔을 치기도 한다.

원래 오늘 코스는 정령치부터 인데 그 코스는 6시간 정도 이상이라 날씨 때문에

단축을 시킨 코스다. 산능선에서 누군가 다 올라 왔다고 소리친다.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올라 이정목을 배경으로 대발이 사진을 한컷 찍고 1,123봉으로 향한다.

앞에 한 60세 정도 되시는 아주머니 두 분이 힘들게 올라 가신다.
"어이구! 젊은 사람들 보다 더 잘 올라가시네요! 하니 "이제 나이 40몇인데" 라고
농담으로 받아 넘기신다.

  

1,123봉 안부에는 가는 비가 오는데 많은 산님들이 식사를 하고들 있다.

시간은 12시 40분 정도.. 대발이와 나도 식사할 한갖진 곳을 찾는다.

아래를 보니 큰나무 아래 바람도 불지 않는 제격인 곳이 눈에 띤다.

자리를 펴고 앉아 도시락을 꺼내고 컵라면에 물을 붓는다.
켄맥주를 하나 꺼내어 대발이에게 한잔 권하니 안 마신다.

  

 이 친구가 술을 좋아 했는데 한 2년전에  수술을 한 터라 2달전 부터 아예 술을 끊었다.
식사하는 곳 앞 소나무 약 50cm 높이에 하얀 짐승 털이 묻어 있다.

"이거 멧돼지가 긁은 자국 아니냐?"하니 수긍하는 눈치다.

  

혼자 맥주 한 켄을 식사와 함께 먹고 모자라 소주도 한잔 더 먹고

커피로 디저트 후에 다시 출발한다.
출발 직후에 비가 굵어져서 우린 판쵸 우의를 디짚어 쓴다.

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많은 산님들이 왔다. 조금 내려가니 철쭉군락지가 나온다.
아직은 만개하지 않은 듯 싶다. 다음주가 아마 피크가 될 듯 싶다.

비가 오는데 한손에 스틱 두개를 쥐고 카메라에 물 들어가랴. 사진 몇컷 찍는데 여간 힘
드는 것이 아니다.  비도 제법 많이 오고 능선이라 바람도 상당히 세차다.

 

 그래도 꽃을 보는 산님들의 표정은 더 없이 밝다.
팔랑치를 지나서 가는 길은 철쭉 조망하기에 좋도록 한참을 나무계단으로 만들어 놓았다.
대발이가 소백산 철쭉 보다 더 많은 것 같다고 한다.

바래봉 아래에 다다른다. 비도 오고 조망도 별로 일 것 같은 데 그냥 내려갈까?하니
그래도 정상은 올라가 봐야지하며 앞장 선다.

 

정상을 갔다가 이 곳에 다시 내려 오면 한 2-30분 정도 소요된다.
바래봉 오르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고 물기에 미끄럽기 까지 한다..

별유산에서 산하가족들은 날씨 때문에 행사에 지장은 없는지 조금 궁금하다.
정상부분 능선의 비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그렇게 춥지는 않아서 그렇지 바람의 강도는 겨울 소백산 보다 못하지 않은 것 같다.
정상에서 서로 한컷씩 찍지만 사진이 영 아니다.

시간은 14시가 다 되었다.

 

 

 

 

 

 

 

 

 

 

 

 

 

 

 

 

 

 

 

 바래봉 정상에서..

 

 

우린 서둘러 내려 간다.
저 아래 남원 쪽은  날씨가 그래도 나은 것 같아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바래봉을 내려와 돌과 흙으로 잘 정돈된 등로를 따라 내려가지만 걷기에는 오히려 불편하다.
아까 보다는 날씨가 약간은 좋아진 것 같다.
남원 시내쪽도 보이고 구름이 이동하는 모습도 보여 몇컷 찍는다.

   

한참을 내려가니 좌측으로 지름길인 운지암 표시판이 보인다.
중간에 과일 한쪽을 먹고 판쵸 우의를 벗는다.
윗도리는 땀으로 바지는 빗물로 젖었고 신발은 엉망진창이다.

아래서 스피커로 독경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운지사가 가까운 것 같다.

  

들꽃들을 찾아 보지만 더이상은 보이지 않는다.

산에서 야생화 사진을 접하면서 그 청초한 아름다움에 이끌리어 주제넘게 산에 오면

이리저리 헤메 보지만 범인의 눈엔 보이지 않는 것 인가?

또한 아둔한 머리로 들꽃 이름 몇개 외우기도 쉽지가 않다.
들꽃이 아름다운 것은 똘배생각에 자연과 함께 어울어진 모습이 아닌가 하는 어설픈 생각을 해 본다.

  

흐드러지게 만개한 철쭉 보다도 내겐 가냘프지만 질긴 생명력이 있는 들꽃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운지사는 아주 소규모 사찰인 것 같다.

옆의 계곡에서 중장비로 개울 정비를 하고 있다. 조용한 맛이 없어 그냥 지나친다.

조금 내려오니 철쭉제 에드벌룬이 몇개 보이고 먹거리 축제 행사장이 보인다.
점심을 든든히 먹어선지 시장기는 돌지 않는다. 시간은 15시 50분.

  

그래도 하산주 한잔 하려고 두리번 거린다.

할머니들이 모여 앉아 더덕. 드룹. 곰취등 산나물을 파신다.
옛날 시골장의 모습을 보는 기분이다.

 

       

포장마차 같은 곳에서 드룹전에 동동주 한병을 먹고 버스로 향한다.

16시 40분에 출발하여 버스전용차선을 탓는데도 양재역에 오니 21시30분 정도에 도착한다.

 

 

 

 

 

 

 

 

 

 

 

 

 

 

 

 

 

 

 

 

 

 

 

 

 

 

 

 

 

 

 

 

 

 

 

 

 

 

 

 

 

 

 

 

 

 

 

 

 이제서야 파란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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