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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이야기../충청도의 산..

<월악산> 실패한 남북종주..

by 山梨 똘배 2005. 9. 18.

▶산행일시: 2005년 6월 26일(일) 10:00-17:50분<식사및 사진촬영 포함>

▶산행장소: 월악산<송계2교 통나무휴게소-보덕암-하봉-중봉-월악영봉-헬기장-960봉-

               릿지코스-덕주골>

▶산행인원: 똘배 안내산악 따라서



위/ 올해 2월 대미산 방향에서 바라본 월악영봉


 

 

▣ 산행전:

 

요즘 친구와 둘이 설악이나 지리산으로 1박 2일 산행을 엿보고 있는 데

걸려 있는 업무관계로 심란해 산행일정을 선뜻 잡지 못한다.

1년전에 1박2일 설악에서의 빡셌던 산행이 자꾸 생각나고

어디 당일 빡신 산행이 없나 살펴 보다가 월악산 종주가 눈에 들어온다.

 

한 4년전 친구 가족들과 1박으로 팬션을 빌려 소풍 삼아 힘들게

월악영봉에 올랐던 기억..

그리고 올해 2월 대간 한구간인 포암산에서 대미산으로 향하던 중에

위엄있게 보였던 월악영봉이 눈에 아른거린다.

 

영봉까지의 오름길도 어려운데 종주라고 하니

잘될 지 모르지만 혼자 토요일 오후에 산행신청을 한다.

날씨를 보니 오후에 남쪽부터 장마전선이 북상해 비가 온다고 하니

마눌은 걱정스런 말투로 한주 쉬라고 하지만 누구 말대로

비온다고 밥를 먹지 않는 것은 아닐터..

 

 

▣ 산행기:

 

6시에 일어나 배낭에 얼린물 1리터. 0.5리터. 작은 음료수병등 물 2리터 정도와 

캔맥주하나 그리고 도시락을 챙겨 복정역으로 향한다.

충주휴게소를 잠시 들르고 거의 도착할 무렵인 지 산행대장의 산행코스 설명이 이어진다.

애초 계획 반대편으로 산행한다고 하며 탈출구간 그리고 종주까지의

풀코스를 가려면 후미조와 한시간은 앞서야 된다는 말..

구불구불한 도로를 거쳐 들머리에 9시 50분에 도착한다.

 

뿌연 날씨에 쉽지 않은 코스라 하니 열이 많은 나는 아예 반바지를 입고 왔다..

들머리 통나무 휴게소에서 10시 정각에 출발..

임도를 조금 따라 올라가다 들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곳이 나오자 오늘은

혼자 선두조에 붙어 종주코스를 꼭 하리라고 사진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는 데

마음과는 달리 벌써 손에는 카메라가 쥐어져 있다.  이런 ..

 

잠시 임도가 이어지고 등로가 나오는 데 산님들이 많이 다니지 않았는 지

수풀이 등로로 좀 자라나 있다.

 

 

위/ 초입의 무성한 들꽃..

 

 

 

 

 

조금 오르자 다른 산악회의 후미가 보인다. 고맙게 양보를 받아 추월을 한다.

종주하리라는 굳은 마음을 먹고 우리팀도 몇분을 추월에 두명의 선두 가이드 뒤를 바짝 따른다.

햇빛은 강하지 않지만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바람이 없어 상당히 덥다.

보덕굴 30미터라는 표시가 보이지만 그냥 지나친다.

그리고 스님들 수양중이니 정숙하라는 안내판과 함께..

 

10시 27분에 보덕암에 도착한다.

대중전이 남쪽을 향한 보덕암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늑한 느낌이다.

남측에 매표소가 나오고 다른 산악회 일행을 지나쳐 서둘러

가이드 뒤를 따라 바로 오른다.

 

햇빛이 나지만 수목이 우거져 그늘인데도 여전히 엄청 덥다.

계단길이 나오고 영봉 3.5키로 이정목이 나온다.

 

 

 

위/ 보덕암..

 

 

 

11시가 되자 능선 오름길로 접어 든다.

간간히 바람이 불지만 더위를 식혀주기엔 역부족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을 찌를듯한 암봉이 보인다.

"이게 하봉인가 보죠?" 라고 모르니 가이드도 잘 모른단다.

하봉 좌측을 끼고 진행하는 데 낙석이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바람은 안불지만 잠시 써늘한 기분..

11시 17분에 영봉 2키로 이정목을 지나고 조금 지나서 무전이 와서 잠시 휴식을 한다.

 

다시 진행.. 뒤를 돌아 하봉의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

하봉으로 오르는 릿지길에 위험표시가 보인다.

중봉으로 향하는 길은 암릉이 더 있다. 철계단도 보이고 통천문 같은 걸친 바위도 있고..

날등을 걸을 때 우측 아래를 쳐다 보면 더위가 달아나는 느낌..

 

11시 50분 중봉에 오르자 영봉과 사방이 조망된다.

뿌연 하늘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주변에 있는 멋진 산군들이 다 보인다.

 

 

 

위/ 하봉 하단부로 우회..

 

 

위/ 중봉으로 가는 길..

 

 

위/ 중봉 오름길에 본 하봉..

 

 

위/ 중봉 오름길의 철계단과 걸쳐있는 바위..

 

 

위/ 중봉으로 가는 길..

 

 

위/ 중봉에서 본 충주호..

 

 

위/ 중봉에서의 조망..

 

 

 

11시 55분 영봉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

영봉의 웅장함과 뚝떨어진 하단부를 바라보니 왠지 찌릿한 전율이 흐르고..

내려 가는 등로는 고목이 오래 되어 마치 황토흙으로 변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고

거대한 나무가 쓰러진 밑둥치엔 또 다른 풀들이 자기 영역인 듯 자리를 잡고 있다.

앞에 산님 한분을 따라서 가는 데 들리는 것은 서로의 거센 숨소리와 지저귀는 새소리 뿐..

 

드디어 영봉 오름의 특징인 계단이 나온다.

해발 980미터 표시의 신륵사 삼거리와 보덕암으로 갈라 지는 이정목을 보고 오르기 시작한다.

역시나 힘드는 끝이 없을 것 같은 계단.. 

고개도 들지 못하고 행여 다른산님들이 들을까봐 숨소리도 죽여가며(?) 용을 쓴다.

 

속으로 이 계단 마지막에 거의 수직계단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며 오르는 데 암봉이 나타난다.

어?~ 예전엔 이게 아닌데? 하고 생각하는 데 아마 반대 방향으로 올라와서 착각을 한것 인 지.. 

 

 

 

위/ 영봉 하단부와 이어진 능선..

 

 

위/ 흙으로 돌아 가는 고목..

 

 

 

 

 

위/ 영봉 하단부 이정목..

 

 

위/ 영봉으로 향하는..

 

 

위/ 영봉 오름길에 본..

 

 

 

12시 25분 들머리를 출발한 지 2시간 25분만에 월악산 영봉에 오른다.

영봉은 생각외로 붐비지 않는다. 오후에 비가 온다고 해서 그런지. 더워서 그런지..

몇년전 멋도 모르고 친구들과 막걸리 두어사발 먹고 올랐던 때가 생각난다.

지금은 혼자.. 그때의 친구들과 같이 다녔으면 하는 마음..

 

정상석 사진을 하나 찍고 증명사진도 다른 분에게 부탁해 찍고 lcd를 확인을 하니

상체만 크게 나온 진짜 증명사진이다.

가야할 만수봉 방향을 확인하는데 멀리 보이는 울퉁불퉁한 봉우리들이 예사롭지가 않다.

오늘 산행의 힘들다는 것을 이때만 해도 전혀 느끼지 못했으니..

 

정상에서 약간 내려와 동쪽이 시원스레 조망되는 곳에 자리를 잡고 배낭속에

고이 모셔둔 비장의 무기 캔맥주를 꺼낸다.ㅎㅎ

아이스박스에 얼은 물과 같이 가져왔더니 예상대로 시원하다.

 

이 절해고도 같은 영봉 정상에서 먹는 시원한 캔맥주.. 더 이상 부러울게 없다.

한캔을 두모금에 훌쩍 마시고 잠시 조망을 한 후에 느긋이 철계단을 내려온다.

위로 올라오는 산님들의 땀에 절은 얼굴과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조금 전에 나도 그랬겠지 생각하고 웃는다. 

 

 

 

위/ 영봉 정상석..

 

 

위/ 영봉에서 본 중봉과 하봉.. 그리고 뒤로 충주호..

 

 

위/ 가야할 방향..

 

 

 

 

 

다시 하단부로 내려 오니 같은 산악회 일행분이 보이고 그들을 따라 내려 간다.

등로 옆엔 많지는 않지만 나리꽃과 천남성이 보이고 약간의 오름길을 지난 후

13시 12분에 헬기장을 지난다.

잠시 후 960봉에 도착하니 선두가이드가 있는데 이곳서 식사를 하고 출발한단다.

이곳부터는 비지정 등산로이다. 만수봉으로 이르는 등로에 봉우리가 수도 없이 여러개가 있고

대부분 암릉길이라 그런 것 같다.

시장기도 돌고 땀을 많이 흘려선 지 몸이 쳐지는 기분이다.

 

조금 더 진행해서 대여섯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에서 식사를 한다.

잡곡밥에 고들빼기김치 하나.. 펴놓기도 낫간지럽지만 옆에 계시는 아주머니 한분이

그 맛있는걸 혼자 먹으려고 한다며 합석을 청한다.

사양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합석을하니 금새 푸짐한 점심상이 된다.

오이노각무침에 돼지 불고기 상추에 갈치액젖..

 

띄엄띄엄 몇분이 오고 자리를 내주고는 이내 출발한다.

 

 

 

위/ 천남성..<발음 주의 하세요..>

 

 

위/ 헬기장..

 

 

위/ 뒤돌아 본 월악영봉..

 

 

위/ 960봉 정상 삼각점..

 

 

위/ 희미한 눙선의 실루엣..

 

 

 

출발 잠시 후에 뚝떨어지는 암릉길과 직벽 5미터 정도의 밧줄 메인 암릉길이 막아선다.

릿지엔 별로 실력이 없는 내가 보아도 맨손으로 오르기에는 좀 무리인 것 같다.

지도에서 10미터 직벽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한 5미터 실히 됨직하다.

선두가 오르고 한 여성산님이 오르다가 오도가도 못하고 십여분을 지체한다.

 

그렇다고 서두를 일도 아니다. 간신히 여성산님이 오르고 밧줄을 잡고 오른다.

이어지는 암릉길.. 첫번째 봉우리가 지나고 이내 다른 봉우리가 보이고

한참을 아래로 떨어지는 데  거짓말 조금 보태어 칼날 같은(?) 진행할 암릉과 앞을 보니

비슷한 봉우리는 숫자를 헤아리기도 힘들게 많다.

 

 

 

위/ 릿지의 시작..

 

 


위/ 직벽구간에서 지체가 되고..

 

 

 

 

위/ 이어지는 릿지길..

 

 

위/ 뒤돌아 본 영봉..

 

 

위/ 암봉으로 이뤄진 반복되는 내림과 오름길..

 

 

 

 

 

뒤돌아 보니 영봉의 웅장한 자태는 볼수록 멋져 보이고 

진행 등로 우측은 몇발자욱만 더 가면 천길 낭떠러지..

잔뜩 긴장을 하며 진행한다.

멋진 적송이 보여 사진도 찍고 다시 넣었다를 반복한다.

 

한발짝 한발짝에 신경을 않쓸 수 없는 것이 작년에 발목을 크게

접질린 후로는 조심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일기예보 처럼 비가 오려는 지 하늘은 꺼메진다.

 

뒤를 돌아보면 걸어온 등로로 아득히 뒤를 따르는 산님들이 보이고

잠시 쉬면서 힘을 비축해 한봉우리를 넘고..

또 쉬고 넘기를 여러차례 반복하는데 끝이 보이질 않는 봉우리다.

계속 암릉길을 오르는 데 처음엔 오른쪽 무릎 위가 근육통이 와서 잠깐 앉아 주무르고

출발하지만 곧바로 좌측 허벅지가 뜨끔하다.

계속 진행을 했다간 쥐가 날 것 같다.

다시 잠깐 앉아 허벅지를 두드린다.

산행을 그리 하지 못한다고 생각은 하지 않았는 데 이런 일을

당하니 좀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잔행을 하니 앞에 휴식을 취하는 선두조가 보인다.

산행대장과 일행은 아직도 덕주봉 뒤로 만수봉은 아득한 데..

1시간 30여분은 진행해야 만수봉에 이를 것 같다. 아무래도 무리라는 판단을 한다.

 

비는 바로라도 뿌릴듯이 하늘은 시커머 지고 암릉길은 대부분 지나쳤지만

비가와서 등로에 물기라도 있다면 무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덕주봉에서 우측으로 탈출하기로 의견을 모은다.

 

 

 

 

위/ 앞의 봉우리로 계속 진행..

 

 

 

 

위/ 뒤돌아본 암봉과 후미조 산님들..

 

 

위/ 가야할 만수봉 방향..

 

 

위/ 빗방울이 떨어져 배낭커버를 씌우고..

 

 

이후부터 날머리까지는 비가 많이 와서 사진촬영을 못함..

 

 

선두조가 먼저 떠나고 또 잠시 휴식을 하고 오름길을 오르는데 힘이 많이 든다.

이제 암릉길은 끝이 난 것 같이 육산이 이어진다.

완만한 우측 사면을 타고 걷는 데 나뭇잎에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배낭커버를 씌우고 진행을 한다.

 

작년 1박2일 설악산행 후에 맛보는 빡신느낌..

자리에 주저앉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지만 작은 자존심으로 진행한다.

비몽사몽 끝에 덕주봉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하산을 한다.

 

하나뿐인 스틱을 펴고 내려 가는데 그래도 하산한다는 안도감에선 지

발걸음이 가볍다.

빗방울의 소리가 경쾌하게 커진다.

배낭에는 방수자켓과 우의가 있지만 이미 땀으로 속옷까지 다젖은 상태..

빗방울을 달갑게 몸으로 맞는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보호색을 띈 흙색 개구리들도 등로로 나와서

행여 밟을까봐 조심을 하며 진행한다.

우측계곡을 끼고 진행하는 데 계곡도 마를대로 말라있다.

무성한 수풀들은 마치 두팔을 벌린 듯이 빗방울을 받아 먹고..

이 비가 그치면 수풀도 한결 푸르러질 것 같다.

 

오름길에서 그렇게 힘들더니만 이제만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한없이 상쾌하고 즐겁다.

반바지를 입어 고어텍스 신발이라지만 이미 신발속은 질퍽질퍽..

하지만 신경쓸게 없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사진을 찍지 못한다는 것..

 

 

위/ 온몸은 비에 젖고..

 

 

위/ 날머리에서 본..

 

 

위/ 월악선착장 휴게소에서..

 

 

지루한 하산길이지만 처음엔 땀에 절은 얼굴이 빗방울을 맞아 짠물이 입으로 들어오더니

한참 후에는 세수가 되었는 지 입으로 들어오는 물도 달착지근하다.

등로가 넓어지고 집들이 보인다.

 

8시간만에 다시 세속으로 돌아온다.

조성한지 얼마되지 않은 성문이 보이고 우산을 쓴 관광객도 몇명 보인다.

그들 눈에 꾀죄죄한 내 모습이 어찌 보일 지는 모르지만 뭐 신경쓸게 있을까?

 

한참을 내려와 나를 태우고 갈 버스가 보이고

17시 50분에 드디어 날머리에 도착한다.

무더운 날씨 온몸에 비를 맞으며 7시간 50분의 산행..

배낭을 벗어 놓고 개울에서 대충 씻은 뒤 옷을 갈아 입고 식당으로 가서

비빔밥에 맥주한병 먹고 버스에 오르니 다섯분이 오지 않았는데

반대편 계곡으로 떨어졌단다.

산행대장은 택시를타고 오라고 한다.

 

유람선 승선장에서 그분들을 만나 서울로 향한다.

 

 

▣ 산행후기:

 

모처럼 내딴엔 빡신 산행을 한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여름철 산행코스로 좀 길게 잡은 면이 있는 것 같다.

비록 종주는 완수하지 못했지만 그간 산행에 대한 갈증을 조금은 풀은 면이 있는 것 같다.

산행기를 쓰는 이시간.. 밧줄을 잡고 버둥대 양팔쭉지와 종아리는 뻐근한 감이 있지만..

그리고 한편으론 같은 코스를 가지 않겠다고 생각하지만 이 생각이 얼마나 갈 지

예측하지 못한다.

 

참고로 만수릿지 코스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도 통제구역은 되어있지 않다.

다만 960봉에서 만수봉으로 가는 등로상에 통제표시가 되어있다.

비지정등산로와 출입금지의 상관관계가 어떻게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공원관리공단 측에서도 발달한 인터넷시대에 확실히 고지를 하여 서로

규칙을 지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왜냐하면 이코스를 산행하기전 남설악 점봉산에 휴식년제가 되어있는데 공단홈피엔

12폭포-점봉산구간이 휴식년제라고 표시되어있는데 전화로 물어보니

진동리에서 단목령을 거쳐 점봉산으로 오르는 길도 통제라고 한다.

해석하는데 차이가 있겠지만 이런 상식을 잘 모르는 나로선 점봉산까지는 갈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아전인수식의 해석인 지는 몰라도..

 

릿지실력이 일천한 똘배지만 이번에 다녀온 만수릿지코스는 릿지도 릿지지만

오르내리는 봉우리가 많아 체력안배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할 코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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